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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하게 매력적인 그 남자. 타짜

<CHRIS> 2006. 10. 21. 22:34
화투의 규칙이나 패의 순서도 잘 모르는 나도 화투를 치면서 들은 얘기가 있는데, 화투장을 돌리다가, 혹은 화투를 치다가 화투장을 흘리면 '손목을 자른다(라고 쓰고 '손모가지를 잘라버린다'라고 읽음 -_-)'라고 말을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장난치면서 친구들이랑 하는 이야기였는데 그게 실제로 벌어지는 일일 줄이야. -_-;;

최근 상영중인 영화 중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영화. 다소 잔인하다고(손모가지..-_-;;) 하기에 볼까말까 망설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궁금하긴 하더라... 허영만의 만화가 원작이라고 하는데, 만화는 전혀 보지 못했기 때문에 비교가 불가능했다. 그리고 실제 타짜들의 세계 역시 아는 바가 없기 때문에 현실감이 있는 건지도 잘 모르겠다. ^^; 그러나 140분이라는 다소 긴 러닝타임 내내 전혀 지루하지 않은 영화였다.

이 영화의 매력은 '넘침은 부족함만 못하나니'.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딱 알맞음. 지나치게 늘어지지도, 우스꽝스럽게 긴장감을 유발시키지도 않는 적당히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딱 적당히 넘치지 않게 극중 인물들을 표현하는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력의 조화가 돋보였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각각의 배우의 이름을 들을 때 처음으로 떠오르는 딱 그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 카리스마있는 매력의 조승우, 적당히 싸이코의 여유로운 스승의 백윤식, 평소의 카리스마와 섹시함을 고스란히 보여준 김혜수, 걸출한 수다 속에서 100% 완벽한 조연의 모습을 표현하는 유해진까지... 그것이 영화 속 인물을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었던 비결임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말이다. ^^

특히 한 때 '조승우 신드롬'(이라고 맘대로 정함)을 일으키며 뭇여성들의 이상형 대상이었던 조승우는 정말 이성(異性)으로서의 매력이 철철 넘쳤다. 미끈한 꽃미남도 아니고 조각같은 체형의 소유자도 아니건만 숨막히도록 매력적인, 그래서 더 위험해보이는 남자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김혜수 역시 '김혜수를 위해 만들어진 배역'인마냥 적당히 오버(?)하는 도도함과 섹시함을 전라(全裸)의 모습으로 발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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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개 프로그램 등을 보면 극중 '아귀'를 연기한 '김윤석'이라는 배우에게 극찬을 보내고 있는데, 타짜라는 영화는 '김윤식의 재발견이다.'라고까지 표현하더라. 그래서 이 배우가 도대체 어떻게 연기하길래...하며 두근두근 지켜보았는데 오우, 멋지삼~!! 연속극의 우유부단한 아저씨의 모습으로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리고 그런 모습이 그저 딱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나의 실수였던 것이다. 건들거리며 위험한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타짜. 아귀라는 배역에 그냥 푹 절어버린 그 배우. 예상을 뛰어넘은 매력의 발견이다. ^^



ps. 이 글을 쓰기 위해 영화 이미지를 찾다가 느낀 점 한가지. 도대체 이렇게 잘 만든 영화가 어찌 제대로 된 포스터가 한장 없단 말인가. 포스터 디자이너 도대체 누구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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