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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여왕님!! - 골든에이지

<CHRIS> 2007. 12. 1. 23:05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먹힐' 소재, '엘리자베스 1세'. 지난 1편에서 즉위까지의 시대적 배경과 등잔 앞에 촛불처럼 위태로웠던 공주님의 극적인 등극을 보여주었다면 이번 2편은 그 여왕의 황금기를 보여주고 있다. 그렇지만 굳이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황금기를 연 '여왕 엘리자베스'를 보여주는 것이라기보다 그 황금기 열기까지, 그리고 그 역사적인 현실 속에서의 '인간 엘리자베스'를 표현하는 데 집중하였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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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황금기를 연 스페인의 무적함대 격파는 의외로 부실하였고 허무했다. ^^; 따지자면 기승전결의 결말에 가까웠으니... 영화는 두시간 내내 한 '처녀여왕'이 여왕과 여성 사이를 넘나들며 위태로운 듯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렇기에 같은 여자로서 함께 안타깝고, 또 가슴저리게 슬픈 여왕의 고뇌가 마음 속을 콕콕 찌르는 듯 다가왔다.

케이트 블란쳇이라는 배우가 아니라면 과연 누가 이토록 슬프고도 아름답게 여왕을 연기할 수 있었을까. 플롯 자체는 굉장히 빈약하지만 케이트의, 케이트에 의한, 케이트를 위한 엘리자베스 여왕의 이야기. 십수년, 아니 수십년이 지나도 한동안은 '엘리자베스1세=케이트 블란쳇'이란 이미지에서 쉽게 헤어나올 수 없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