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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은 완벽해! 그러나... - 앤티크

<CHRIS> 2008. 12. 20. 12:14
캐스팅을 본 순간부터 '올...'이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 영화, 앤티크. 만화는 증말 너무너무 재미있게 봤었는데, 일본 드라마화된 것은 생각보다 캐스팅도 뭐 그냥 그렇고... 10부작 정도의 드라마화가 되다보니 조금씩 새로운 이야기도 나오는 것 같고 해서 한 편 정도 보다 말았던가. 사실 외모만 놓고 보자면 우리나라 캐스팅이 더 완벽하긴 한 것 같다. 연령대가 조금 어려진 점이 없잖아 있긴 하지만 사실 뭐, 주지훈이 나이가 그렇게 어린 것만도 아닌거지.(내 나이가 벌써 몇 살이던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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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용은 정말 '충실하게' 만화를 옮겨놓은 느낌이었다. 작은 에피소드들까지 왠만하게 버리는 것 없이 거의 그대로 구석구석 배치해두었고, 대사 하나하나도 만화를 그대로 영화화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문제는 '너무 충실했다'는 거였을까. 내가 만화를 보고나서 영화를 봐서 그런거였는지, 아니면 만화를 먼저 봐서 그나마 나았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너무 많은 에피소드를 2시간 내의 영화 속에 담느라고 좀 이런저런 이야기가 정신없이 뒤섞인 느낌이 없지 않았다. 만화를 보지 않은 사람은 이 에피소드가 이해가 될까? 아니면 만화를 보지 않은 사람은 내용 구성이 좀 혼란스럽지 않을까? 뭐 이런 생각이 계속 들었달까. 타치바나의 유괴 이야기를 하나의 큰 줄기로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간 면이 있는데, 같이 영화 보신 분은 유괴 회상 장면 나올 때마다 공포 영화같아서 무서웠다고 하더라. 음향 효과하며 화면 구성하며... ^^;;; 좀 그런 면이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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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정말 딱~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주지훈의 연기! 흑, 정말 비주얼은 훌륭했다고... 허리부터 다리 끝까지 뻗어나가는 그 끝을 알 수 없는 고속도로! 기럭지! 간지! 그런데 정말 맛깔나고 쫀득쫀득한 타치바나의 양아치삘+그 속에 잠깐씩 보이는 고독의 어른의 대사들을 치는데는 정말 쫌...부족하긴 하더라. ㅠ.ㅠ 속사포처럼 쏘아대는 타치바나의 독설을 100% 소화하기엔 아직 부족했다. 주지훈이 소개하는 케이크도 그닥 맛있게 느껴지지 않았다고...(그놈의 어색한 대사처리때문에!) 아... 아쉽다 아쉬워...

오노역의 배우는 비록 짧은 머리가 아니라 비주얼은 좀 달랐지만, 정말 게이가 아닐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색기를 마구 뿜어대시고, 프랑스 애인과의 키스신과 베드신은 정말....대단했다. ^^;;;; 아마 그런 부분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단순히 '게이 영화'라고 단정짓고 짜증을 냈겠지.

치카게의 배우는 솔직히 아베 히로시(일본 드라마에서의 치카게 배우)보단 멋있던데...기본적으로 치카게의 비중 자체가 많이 줄어서 아쉬웠다. 조폭같은 포스에서 저지르는 어린아이같은 사건사고들과 철없음의 포스...^^; 기본적으로 2시간 동안 오노와 타치바나에 집중하려다보니 조금 약해진 것 같다. '빗 속에서 손잡고 돌기' 사건은 오노가 좀 더 치카게한테 확실하게 미안해하고 사과를 했어야했는데! 그냥 어영부영 넘어가버려서 좀 짜증...

링 위의 쟈니즈(영화에선 '아이돌'이었던가) 에이지 역시 '꽃미남 복서'보다는 귀여운 '소년 복서' 정도로 변해서 약화된 것이 좀 아쉬웠던 점? 그래도 배우 유아인이란 친구의 연기는 생각보다 훌륭했다. 사실 대사치는 건 주지훈보다 훨 나았음. ^^;

만화를 그럴듯하게 영화로 옮겨놓았다는 점에서는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렇지만 만화적인 판타지를 표현하려고 한건지 뭔건지 중간중간 뜬금없이 등장한 뮤지컬씬(?)은 보기에 조금 민망했고, 영화만의 강약 조절이 조금 부족했던 면이 아쉽다. 나로선 '만화를 영화로 보았어!' 수준의 리뷰가 결론인데, 만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은 과연 이 영화 그 자체를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