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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泉がえり (환생)

<CHRIS> 2004. 6. 22. 11:59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도 개봉되었던 영화 '환생'은 일반적인 일본영화는 흥행에 성공하기 어려운 징크스를 깨지 못하고 조용히 내려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내용과 반전을 모두 알고 있어서 돈을 주고 보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래도 한번쯤은 보고싶다는 욕망을 누르지 못하고 결국 선택한 방법은 역시나 다운로드! -_-;; 극악의 자막과 영화에 대한 사전지식 때문에 영화에 깊게 빠져들수 없었던 것이 아쉬웠지만, 분위기나 이런저런 면이 '사토라레'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였다.

암튼, 영화는 미리 알고 보면 재미없다는 사실을 여실하게 깨달았다는... ^^;; (그런 의미에서 영화를 볼 사람은 밑에 내용을 절대 보지 말길!)



내용 ->일본의 작은 마을, 어느날 갑자기 전쟁 때 죽었던 아들이 그때 모습 그대로 집으로 돌아오는 일이 발생한다. 계속 나타나는 '돌아오는 사람'들. 이 현상을 밝히기 위해 마을로 파견되는 헤이타(쿠사나기 츠요시). 본래 이 마을 출신인 헤이타는 오랜 친구였던 아오이(다케우치 유코)를 떠올리게 된다. 아오이와 헤이타, 그리고 슌스케는 절친한 친구였고 헤이타와 슌스케 모두 아오이를 좋아했지만, 헤이타는 고백조차 하지 못하고 두 사람이 사귀고 약혼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그렇지만 슌스케는 결혼을 앞두고 바다에서 갑작스런 숨을 거두고... 그런 슌스케를 잊지 못하고 살고 있는 아오이.

아오이와 함께 '되돌아온' 사람들을 조사하던 헤이타는 그 마을에 떨어진 운석과 관련해 되돌아온 사람들에게서 어떤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는데... 누군가 그 사람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것과 반드시 그 사람의 시신이 마을 안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머지 않아 영원히 사라진다는 사실...

조사를 계속하던 중, 교통사고 현장에서 아오이의 혈흔이 발견되고 아오이 역시 '되돌아온 사람' 이며 헤이타의 간절한 바람이 그녀를 돌아오게 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녀에게 마지막으로 슌스케를 보여주려하는 헤이타. 마지막으로 그런 헤이타를 만나고 싶어하는 아오이. 두 사람의 마지막 만남은 서로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한 그 순간에 안타깝게 끝나버리고 만다.

아오이 역의 다케우치 유코
커트머리가 매우 어울리심 ^^

죽은 사람들이 그 때 그 모습으로 돌아와서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데도 그들을 맞이하는 가족들에게는 혼란과 두려움보다 기쁨과 행복만으로 가득하다. 그런 그들이 '내일이면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고난 후에도 역시 마지막까지 그들과 행복한 순간을 보내는 것으로 그들이 돌아왔던 사실에 의미를 부여하고 만족해한다.

어찌보면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이런 담담한 마을 사람들의 모습에 이 영화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아오이와 헤이타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보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다시 만나고 그들과 다시 한번 행복한 순간을 보내는 다른 이들의 조용한 모습이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헤이타 역의 쿠사나기 츠요시
진지한 역이 딱 잘어울린다.

사토라레가 말도 안되는 주제를 정말 자연스럽게 일상처럼 끌어와 현실감있게 묘사했던 것처럼 환생 역시 비현실적인 주제를 현실적으로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의미가 크다. 이 영화의 원제인 '黃泉がえり(요미가에리)' 역시 죽은 사람이 살아났다는 직접적인 '환생'의 의미가 아닌 '되살아난다', '되돌아온다'는 회귀의 의미가 크듯이 사랑하는 사람들 곁으로 '돌아온' 사람들과 그로 인해 행복해진 사람들의 잔잔한 이야기가 이 영화의 주제인 것이다.

'보쿠이키'도 그렇고 이 영화도 그렇고 '행복한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것이어서 최근에는 이래저래 마음을 다잡고 '행복'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