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을 볼 때처럼, 그냥 보던 거니 마저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조금은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본 것이 사실이다. 그랬더니 생각보다 괜찮더라는? ^^;;;
스파이더맨은 아직 보지 않았지만, 스파이더맨을 누르고 상영관을 휩쓸다시피 했다더니 솔직히 그럴만 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내용이야 뒤죽박죽 코미디와 액션과 로맨스를 넘나들며, 때로는 실소를 터뜨리게도 하지만, 그래도 화면 하나는 진짜 끝내주더라. 이왕 돈을 들여 만들거라면, 스토리에서 일부를 포기할 꺼라면, 만들려면 이렇게는 만들어야지...싶더라. 종반부의 해상신은 '좀 길군...'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우와...진짜 어떻게 찍은걸까. 죽인다죽여...' 싶은 생각에 나도 모르게 눈을 떼지 못했단 말이다.
여전히 여유로우며 때로는 비굴하고 그렇지만 역시나 멋진 캡틴 잭 스패로우는 정말 조니뎁이 아니었다면 그 누구도 할 수 없었을만큼 200%의 캐릭터를 내뿜고 있었다. 정말 내뿜는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을 듯. 이제는 식상할만도 하건만, 여전히 멋진 것을 어쩌란 말이냐. ㅜ.ㅜ
뒤죽박죽 시도때도 없이 튀어나오는 새로운 캐릭터들과, 다소 쌩뚱맞은 스토리 전개. 그리고 캡틴 잭에게 가려져 여전히 빛을 보지 못한 많은 캐릭터들(특히 주윤발 아저씨는 왜 나왔을까 싶을 정도로 비중이 없었다는 -_-;)이 아쉽긴 했지만...'세상의 끝', 그래서 완결편~ 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기대를 마지막에 한 방에 없애주면서, 또다시 4편이 나올 것이라는 은근한(아니 대놓은) PR에 웁스... 그러나 확신하건데, 4편이 나오면 나는 또 보러 갈 것이다. ^^;; 이러다 007시리즈처럼 되는 것은 아닌지. 아, 캡틴 잭은 조니뎁밖에 할 사람이 없으니 그럴수는 없겠군.
더운 날씨에, 아무생각없이, 굉장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로는 강력추천이다. 한국영화살리기? 일단 잘 만들어놓고나서 부탁하라그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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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1. 엔딩 크레딧 이후 보너스컷도 보는 것을 추천. 특별한 건 아니지만 놓치면 아쉬웠을 듯. 보너스컷이 있다고 소문이 나서였는지 기다리는 사람들도 꽤 많아서 덜 민망함.
내용누설1. 칼립소의 재래는 마치 블라이스 인형극을 보는 듯 하였음. 그 순간 영화관에서 터져나오던 실소라니...-_-;;
내용누설2. 솔직히 막판에 당하고만 윌의 모습은 조금은 의외. 그리고 죽음 대신 영원한 생명을 얻으며, 그리고 그 대신 10년에 한번밖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게 되는 불운한 커플의 운명은 솔직히 좀 안타까웠다.(약간 감정이입 T^T) 그렇게 둘이서 죽을 고생을 다 했는데, 고작 얻은 거라고는 10년에 한번밖에 만날 수 없다는 슬픈 현실이라니. 하늘도 무심하시지. 그래도 한방에 아빠 닮은 아들하나 낳았으니, 그럭저럭 견딜만은 할수도? 그래도 상상만 해도 까마득하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