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한 남자들의 이야기. 적벽대전
영화/드라마/영화 / 2008. 8. 8. 23:48

많은 블로거들의 후기에서, 본인은 재미없었는데 주변의 '어린' 여자애들은 재밌다고 하면서 나가더라...라는 내용을 많이 보았다. 마치 '내용도 없구만 철없는 애들은 멋진 남자들이 나온다고 그냥 재미있다고 하더군' 이라는... 내멋대로의 억측이 느껴졌달까. (그래, 나 비뚤어졌다!) 그렇지만 그 '어린' 여자애들처럼 나도 무척 재미있게 본 영화이다. 남들이 뭐라고 생각하건, 제갈량과 주유를 연기하는 두 배우는 정말 황홀하게 멋있었다. 특히 오랜만에 영화를 통해 보게 된 금성무는 정말이지...옛날 홍콩 영화에서 가끔 보았던 약간은 느끼한 젊은 배우의 모습에서, 이제는 관록의 섹시함이 묻어나오는 배우로 변해있었다고나 할까...너무 멋있었다.
벌써 십년 정도나 전에 읽었던 책 속의 적벽대전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흐릿하게 남아있는 기억을 더듬으면서, 약간은 과장된 중국 영화 특유의 미화된 전투 장면을 즐기고, 제갈량과 주유 심지어 손권까지,(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인물이었던 조자룡을 연기하는 배우도 멋지더만) 멋진 남성들이 우글거리는 영화를 눈요기로 즐겼다는게, 그래서 재미있는 영화였다는 것이, 잘못된건가?
중국인들의 자존심이 묻어나는 삼국지라는 작품 속의 적벽대전이라는 이야기를 보면서 우리가 가진 옛 이야기에 대한 포장들이 새삼 아쉽기도 했다. 내가 중국 사람이었다면 이 영화를 보면서 애국심을 느꼈을지도 몰라...라고 생각하면서.
적벽대전을 한 편의 영화로 담는 것은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무리였겠지. 겨울에 나올 뒷 이야기가 매우매우 기대되는 영화였다.
ps. 힘들게 아들을 찾아준 조자룡을 그윽하게 바라보는 유비를 보면서, 언제 그 아기를 내동댕이칠 것인가 설마 진짜 아기를 던지지는 않았겠지, 라며 혼자 가슴 졸이면서 지켜봤건만, 그런 장면은 나오지도 않더만? 역시 이 영화에서 유비는 조연급도 못되는겨.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