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España_120710 1/2
스페인을 가고 싶다고 생각한 건 이미 수년 전이지만, 혼자서 유럽을 간다는, 그것도 위험하다고 소문난 스페인을 혼자서 갈 엄두가 나지 않아 계속 미뤄왔었다. 그런데 작년 런던/파리를 혼자 다녀오고 나니 약간의 자신감이 생겼달까. 음, 유럽도 사람사는 곳이군. 이라는 맘으로 봄부터 여행 준비 시좍. 사실 상반기에 느무 피곤해서 더운 곳보다는 시원한 곳을 갈까 싶은 맘도 살짝 들어서 북유럽 쪽도 알아봤는데, 내가 생각보다 북유럽에 대해 아는 게 없는거라! 아는 게 없으니 준비하는데 지루한거라! -_-;; 음... 역시 북유럽은 오지은씨가 핀란드 책 내면 가야겠음.
봄부터 비행기를 알아보고 어쩌고 했는데, 정말 생각보다 상반기에 일이 많아진데다, 예정보다 일들이 조금씩 늦어져서 결국은 출발하기 직전까지 일을 쌓아두고 알바와 프리랜서에게 2주치 일을 미리 요청해두고 떠나는 일이 발생하고야 말았음. 크... 몸도 퓌곤해서 출발 일주일 전까지 '기냥 확 취소해버려?' 막 이런 생각까지 들었으나 비행기에 기차에 숙소에... 취소하면 날아가는 돈이 얼마냐 싶은 맘에 그건 그냥 생각만. ^^;;
카타르 항공은 가격도 저렴하지만 현지에 도착하는 시간이 낮인 게 맘에 들었음. 새벽에 출발하는 것도 생각보다 편리했고... 암튼 공항버스 막차 바로 앞차를 타고 공항으로~ 여름휴가다~
(게다가 다 흔들렸네.;;)
무려 '삼계탕'임. 생각보다 괜찮음.
근데 올 때 먹은 기내식까지 다 떠올려보면 죽이 젤 맛있었던 것 같아...;;;
오랜만에 국적기가 아닌 외국항공사 비행기를 타보는구낭... 첨으로 타보는 카타르 항공은 비행기 자체는 쾌적. 자리도 좁지 않은 편이었던 듯? 근데 타자마자 BG로 들리는 이국적인 음악이 미묘... 뭔가 타국으로 떠나는 느낌이 들어야하는데 BG가 느무 이국적인 중동 음악이라 내가 지금 타국에서 비행기를 탄 것 같은 착각이...막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야할 것 같은 느낌이랄까...^^;;;;
대략 열시간이 좀 넘는 비행을 한 후 카타르 도하에서 환승을 하는데, 도하는 환승이 좀 그지같았음. 환승과 도착 등의 터미널을 컬러로 구분해놓은 아이디어는 좋았고 찾기 편하긴 했는데, 한번 비행기에서 내리고 다시 탈 때마다 버스를 타고 30분은 이동하는 것 같았음. 비행기를 느무 멀리 세워줘! 그래서인지 약 3시간 가량의 환승 시간이 금세 지나가더란.;;;
나는 겨우 3시간을 기다리지만 오래 기다리는 사람도 많은지
바닥에 누워 자는 사람도 많더라
비행기 안이 무지 추워서 담요를 두개씩 온 몸으로 돌돌 감고 있었던 것만 제외하면 즐거운(?) 비행이 끝나고,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 도착. 크... 도착하자마자 한가지 멘붕 사건은, 여행을 준비하면서 하도 소매치기가 많다고 하길래, 들고다닐 가방에 아예 자물쇠를 채우고 다녀야겠다 싶어서 작은 자물쇠를 준비했었다. 그런데 일단 짐을 부치면서 그 자물쇠를 부치는 캐리어 앞주머니에 매달고 부쳤는데, 마드리드 공항에 도착해서 보니 그 자물쇠가 없어진거라! 누가 일부러 떼간 것 같지는 않고, 작고 헐거운 자물쇠여서 이리저리 치이다가 저절로 떨어져나간 모양. 그러나 그 자물쇠를 가방(들고다닐 가방)에 달고 다닐 예정이었던 나는 멘.붕. 악, 이젠 소매치기의 위협에서 내 가방을 어떻게 보호하지??!! ㅠ.ㅠ
잠시의 멘붕에서 맘을 추스리고, 캐리어의 네임택에 붙어있던 작은 똑딱이 줄 같은 것을 떼어 내 가방 지퍼고리를 묶었고, 여행내내 그렇게 다녔다. 아...이가 없으면 잇몸이여...;;; 비록 내가 내 가방을 열고 닫는 게 조금은 불편했지만, 내가 열기 불편하면 소매치기도 열기 불편한겨~!
캐리어를 찾고, 가방에 줄을 묶고 긴장 빡! 하고 공항을 나섰다. 아...이 순간은 언제나 긴장되는 순간. 뭔가 온갖 위험으로부터 나를 보호하겠다는 강렬한 의지를 마구 내뿜으며 출발선상에 서는 긴장된 순간이지.
힘들게 공항버스 타는 곳을 찾아 무사히 탑승한 뒤, 다시 지하철을 타고 예약해둔 Hostal에 도착. Hostal은 호스텔이라기보단 여관...이랄까. 겁을 먹고 준비하기 시작한 스페인이었던터라 첫 날부터 여러 사람과 부대끼고 싶지 않아서 Hostal 1인실을 예약했는데, 도착했더니 내 앞에 한 외국인이 예약이 잘못 되서 방이 없다는 거다! 헉... 이 Hostal은 영어가 안 통하기로 유명한 곳이라서 그 외국인 아가씨도 옆에 스페인 총각의 어설픈 통역에 겨우 의지하여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는데... 뒤에서 내 맘은 쪼그라들고 있었음. ^^; 저기..제 예약은 멀쩡한 건가효...??!!
다행히 내 예약은 무사히 살아있었고(?) 게다가 사람이 많아서 오늘 하루는 2인실을 혼자 쓰라는 거다! 옹! 2인실에는 방 안에 욕실까지 딸려있음. 꺄~
도착하자마자 연락을 기다리고 있을 가족들에게 카톡 한 방 날려주고(정말 좋은 세상. ^^;;) 슬슬 무얼할 것인가 고민... 마드리드에서는 하루 반만 있는 일정이고 다음날 하루는 Full로 미술관을 다니기로 맘 먹은 터라 첫 날 일정은 완전 Blank였던터라...기냥 일단 나가보기로 함.
2유로에서 5유로로 급상승!
침대 두개 다 내꺼다~ (뭔가 좋은데 슬퍼..;;;)
(비누는 챙겨뒀다 끝까지 참 잘 썼었지.)
(근데 아무리해도 TV켜는 법을 모르겠더라는 거. 결국 못 켜봤음.;;
그라나다에서도 끝까지 TV 켜는 법을 못 찾았었지...;;)
아니...겨우 도착하기까지 쓴 건데 뭐가 이리 긴가. -_-;; 일단 여기서 끊어야겠군. 마드리드 도착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