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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España_120717

여행 / 2013. 3. 31. 14:17

결국은 해를 넘기고야 마는구나...나의 여행 일기여...ㅠ.ㅠ
(올 여름 휴가 전까지는 끝낼 수 있을까 -_-;;;)

 

7월 17일 제헌절. 이 날은 아름다운 것들을 가장 많이 보고 다닌 날이 아니었을까? 드디어드디어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보기 위해 길을 나서던 아침, 민박집 주인 아가씨는 '어머, 정말 매일 너무 부지런하세요.'라고 감탄했지만, 막상 그렇게 아침 일찍 나선다고 나섰는데도 사그라다 파밀리아 앞에 줄은 무지무지 길었었더랬지. -_-;;; 아마 스페인 다니면서 관광지에서 줄 서면서 젤 오래 기다린 느낌적 느낌.(두번째는 달리 뮤지엄.;;)

 

티켓을 사는 데도 오래 걸렸지만, 성당 꼭대기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타는 시간도 이미 꽉 차 있어서 입장하고 한 3시간 뒤에 타는 거였던가...;; 막상 성당을 둘러보다보니 시간이 꿀떡꿀떡 잘 지나가서 생각보다 지루하지는 않았지만 암튼 바르셀로나 관광의 핵심 스팟임을 확실히 인증해주는구려.

 


구엘 공원에서 잠깐 느꼈던 '가우디 외계인설'은 여기에서는 정말 확신으로 다가왔달까. ^^;; 성당이라는 걸 모르고 봤다면 마치 어떤 새로운 종교의 사원인 것처럼 느껴지는 신비한 구조물과 장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정말 우주선을 타고 다른 세상에 똑 떨어진 듯한 이질적인 아름다움.

 

 

 

공사 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최근에 속도가 제법 붙어서 수년 내에 완공될 것 같다는 소문이.

 

어서 오세요. 가우디의 세상으로.

 

 

 

 

 

 

 

 

네 종류의 기둥을 이용해서 높은 건물을 안정적으로 떠받치고 있는 과학적인 설계

 

모르고 보면 그저 기둥일 뿐이겠지

 

지난 2010년 前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즉위식이 열렸었음.
바르셀로나 사람들 자부심 돋았겠더라.

 

 

웅장하지만 보통의 성당처럼 압도적으로 인간을 내리누르는 듯한 강압적인 느낌이 없었던 건 마치 높은 나무들이 늘어선 것처럼 부드럽게 조화를 만들어낸, 늘 자연에서 모티브를 얻었던 가우디의 사상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

 

성당을 둘러보고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에 기념품 샵에 들렀는데, 흐미 기념품 샵도 사람이 느무 많아서 막 줄 서서 들여보내더라. 여기서 이런저런 선물들을 거의 구매 완료. 그래도 '사그라다 파밀리아'니까요.


아, 꼭대기부터 걸어 내려오는 길은 지루하지 않고 볼 거리도 많고 좋았지만, 내 바로 앞에 이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외국인 관광객 패거리들이 정말 '개' 떠들어대서 완전 짜아즈응. 내려가면서 층마다 우르르 사진 찍느라 길 막고 시끄럽고...-_-++++

 

 

엘리베이터를 타고 새로운 세상(?)으로 피융~
(사진은 왜 삐뚜름하냐.;;;)

 

저 멀리 보이는 아그바 타워. 아무리 봐도 거킨과 똑같음.
누벨 아저씨 왜 그랬어...;;;

여기저기 열심히 공사 중



꼭대기에 올라가면 걸어내려와야해요.

 

밖으로 향해 난 난간에 잠깐 나가 볼 수 있는데...

 

잘 보면 바닥에 구멍이 송송 뚫려있어서 멋도 모르고 섰다가 나도 모르게 몸이 휘청~
등줄기부터 손 끝까지 짜릿하게 소름 돋더라. -_-;;;;

 

 

웬만하면 주요 관광지는 아침에 가는 게 좋은 것이... 어후, 성당을 나서는데 더 더워진 날씨와 더 길어진 입장 대기줄을 보면서 기다리다 쓰러지겠다 싶었음. -_-

 

다시 그라시아 거리로 돌아와 까사 바뜨요로. 오늘은 가우디가우디하구만~

 

 

바클레이 은행이 무슨 나쁜 짓을 했던 듯.
시위하는 사람들로 바글바글

 

사진엔 잘 안보이지만 꽃무늬가 화사하게 수놓아진 외벽.
(고퀄은 구글링하시오.;;)

 

물을 테마로 해서인지 예쁜 하늘색 타일들.
(살짝 목욕탕 돋는 건 나만의 생각일꺼야. ^^;)

 

역시나 곡선 돋아요.

 

메인 거리가 내려다보이는 알짜배기 땅에 위치한 집.

 

천장 둥근 저게 뭐라고 설명을 했던 것 같은데...기억이 안 난다. -_-;;

 

 

바뜨요 패밀리.
구엘 패밀리도 그렇고 바뜨요 패밀리도 그렇고 사진을 보다보면
오리지널 에스파냐인들의 모습은 지금과는 조금 다르다.
다른 서유럽인들과는 확실히 다른 계통인 것 같다.

 

테라스로 나가면 또 이런 예쁜 공간이.

 

예전엔 이랬대요.

 

까사 밀라 병정들의 친구 버전. 크.

 

까사 바뜨요 옆 건물도 참 예쁜데, 바로 옆이 까사 바뜨요인게 참으로 안습. -_-;;;



까사 바뜨요를 보고 나서 까딸루냐 음악당으로 고고. 가로늦게 음악을 듣기 시작한 초보 음악팬으로서 느무나 아름다운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그 곳을 그냥 지나치기 아쉬웠달까. 영문과 불문으로 이루어지는데 마침 다음 시간이 영문 타임이라 타이밍 좋게 오래 기다리지 않고 투어를 참가할 수 있었다. ^^

 

 

오늘의 점심은 간단하게 샌드위치 (Pan & Company)
나름 패스트푸드 분위기지만 빵이 바게뜨라 왠지 건강식인 것 같다. ^^;

 

 

 

 

 

까딸루냐 음악당

 

음악당의 시작

 

장미 돋는 천장

 

장미 돋는 바닥

 

아래쪽 붉은 벽에 음악의 아홉 여신들
모두 악기를 들고 있는데 두 명의 여신만 악기가 없댄다.
한 명은 노래를 부르는, '목소리'가 악기인 신이고,
다른 한 명은 춤을 추는, '몸'이 악기인 신이래. ^^


태양을 형상화한 천장

 

자세히 보면 좌측에 매달린 샹들리에가 안쪽으로 살짝 기운 채로 매달려있는데,
꽃이 태양 쪽으로 머리를 돌리듯 꽃과 같은 샹들리에 역시
태양을 형상화한 중심부의 조명 쪽으로 머리를 돌리고 있는 거라고 한다.

 

살짝 안 쪽으로 기울어진 샹들리에

 

위대한 음악가의 이름은 아름다운 타일로

 

최근에 덧댄 듯한 유리벽. 그냥 이름을 새긴 유리벽처럼 보이지만,
 

바닥에 이렇게 아름답게 그림자가 생겨요.

 

사실 첨엔 까딸루냐 음악당을 가려고 했을 때, 공연을 볼 것인가 투어를 받을 것인가 고민하다가 취향에 안 맞는 공연을 보느니 투어를 받는 게 낫겠다 싶어서 투어를 받았는데, 투어를 받고 나니 이 아름다운 공연장에 울려퍼지는 소리는 과연 어떨까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결국 다음날 공연까지 보게 되었다. (투어가 끝나니 다음날 공연의 할인 티켓을 줬기 때문만은 아니야. -_-;;)

 

그리고 한가지 재미있었던 건, 투어 가이드 분께서 굉장히 예민하게 자기를 찍지 말라고 몇 번이나 이야기하곤 하는거다. 첨엔 '나같은 한국 사람이 사진을 찍어간들 무슨 일이 있겠냐'며 오바 아냐? 생각했었는데, 전 세계에서 온 듯한 투어 참가자들의 모습을 보고 '음, 요즘같은 글로벌 세상에 누구 한 사람이 블로그에 사진 올리면 금세 전세계로 퍼지겠군' 싶어서 조금 이해가 갔달까. ^^;; 자신은 음악당의 monument가 아니라며, 음악당은 찍어도 자신은 찍지 말라던 단호한 모습의 그 분이 떠오르넹. ^^;

 

막간을 이용해 보께리아 시장
 

딸기 코코넛. 마싰쪄. ㅠ.ㅠ
몇 번 마셔보니 무조건 코코넛이 포함된 게 부드럽고 맛나더라.
(딸기+레몬 조합의 대실패 이후의 깨달음)

 


배가 안 고파서 클라라 한 잔으로 간단한 저녁을 해결하려 했더니...

 

사이즈 묻지도 않고 피쳐를 주네? -_-;;
(도리어 물배 찼음.;;)

 

증말 많은 것을 보고 다녔던 이 날의 마지막 일정은 플라멩코 보기! 사실 플라멩코는 남부 지방의 춤이라 그라나다에서 보는 게 더 좋았겠지만 1박 2일의 빡빡한 일정 속에서 밤 늦게 플라멩코를 볼 엄두가 안나서 그냥 바르셀로나에서 보기로 결정. 그나마도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간단하게 플라멩코를 볼 수 있는 캐주얼한 곳에서 보기로 했다. ^^;

 

막 그렇게 전문적이거나 거창한 곳은 아니라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감동적이진 않았지만 그냥 한 번 봤다는 데 의의를. ^^; 사실 공연에 집중하기 어려웠던 건 공연의 퀄리티 때문이 아니라 앞자리를 포진한 아랍계 단체 관광객들이 공연내내 하도 정신없이 왔다갔다해서 집중을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_-;;; 아... 증말 단체 관광객의 일원이었던 십대 꼬마 아가씨 한 사람 너 진짜...-_-+ 대략 삼십분? 한시간도 안되는 공연 내내 그렇게 왔다갔다 하기 있늬없늬. 그렇게 딴 짓하기 있늬없늬. 응? 내가 공연을 보는 건지 너를 보는 건지, 아오 정신없어. ㅠ.ㅠ

 

 

저렴한 가격에 플라멩코를

 

이렇게 찍고나서 사진 찍는 건 포기. -_-;;

 

뭔가 굉장히 굉장하게 돌아다녔던 하루. 하루종일 눈이 호강했던 하루였지. 이 날 뭔가 의무적으로 완료해야만할 것 같은 스팟들은 대충 다 찍은 느낌이었고 담날은 남은 뮤지엄 패스로 뮤지엄 다니고~ 정처없이 시내 돌아다니고~ 까딸루냐 음악당에서 공연 보고~ 그랬다능~

 

Posted by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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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España_120716

여행 / 2013. 2. 11. 00:20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한데, 뭔가 월요일에도 할 게 별로 없었던 것 같음. 월요일은 갤러리들이 쉬는 날이라고 했던가?? 암튼 그래서 시내에서는 별로 할 게 없을꺼라고 했던 것 같다. 일요일 저녁 때 그 얘길 듣고 무얼 할까 한참 고민하다가 당일치기로 다녀오기 만만한 몬세라트를 떠올렸는데, 마침 또 같은 방을 쓰는 또 한사람의 귀여운 친구도 아직 안 가봤다그러네? 살짝 물어보니 같이 가도 좋대! 우왕, 넘 좋아~ >_<

 

그게 나는 아직 바르셀로나에 온 지 얼마 안되서 근교까지 혼자 가기는 조금 자신없는 상황이었는데, 이 친구는 바르셀로나에 머문지가 좀 되서 많이 익숙해진터라 안심이 되었었다. 구엘 공원을 함께 갔던 친구도 그렇고, 이 날 몬세라트를 같이 갔던 친구도 그렇고 둘 다 나와는 거의 열살이나 차이가 나는 대학생 아가씨들이었는데, 다들 어찌나 야무지고 똘똘한지. 정말 이 나라의 미래는 이런 여자친구들이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는 (늙은이같은) 생각을 여러번 했었다. 여러번 얘기하게 되지만, 바르셀로나에서의 일주일은 이 똑똑한 친구들과 함께 방을 쓸 수 있어서 너무너무 좋았던 시간들이었다. (다른 방 친구들은 밤 늦게까지 크게 떠들거나 아침 식사 시간에도 핸드폰만 쳐다보고 있거나 해서 좀 그랬는데, 같이 방을 썼던 두 아가씨들은 다들 예쁘고 예의바르고 똘똘해서 느무느무 이뻤음. >_<)

 

사실 몬세라트는 절벽 위에 수도원이 있다는 걸 빼면 딱히~ 볼거리가 많은 곳은 아니다. 원래는 수도원의 성가대가 유명한데, 내가 간 시즌은 성가대 학생들이 방학이라 쉬는 시즌. ^^;; 그래도 바르셀로나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탁 트인 곳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나 할까.

 

기차를 타고 대략 한두시간 정도 가야하는 곳인데, 아침부터 서둘러도 기차 안에는 사람이 꽉꽉. 자리를 잡지 못하면 가는 내내 서서 가야하는 헬게이트... 그게 나였어! -_-;; 꽤 먼 길을 가야한다는 걸 알았어서 자리를 잡지 못한 순간 모든 걸 포기하고 바닥에 앉아 아이팟에 담아간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내가 바닥에 철푸덕 앉으니 눈치를 보던 주변의 많은 이들이 하나둘 바닥에 주저앉기 시작하더군.;;;;

 

 

몬세라트 가는 길  

등산열차의 왼쪽에 타면 경치가 좋습니다.

 

깊은 산과 절벽을 지나 도착하니 어느 문 앞에서 사람들이 막 줄을 서 있는거다. 읭, 이건 무슨 줄이지? 싶어 일단 줄을 선 후에 안내를 보니 이 수도원에서 유명한 '검은 마리아상'을 보는 줄이란다. 대략 한시간 정도 남았는데 벌써 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있더란...;;; 일단 여기까지 왔는데 그것조차 보고 가지 않으면 아쉬울 것 같아서 같이 간 친구와 교대로 한 사람은 수도원 구경을, 한 사람은 줄을 서 있기로 했다. 동행인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던 날이었달까. ^^; 같이 간 친구도 돌아오는 길에 '혼자였음 아마 그냥 안 보고 왔을 것 같다'면서, 둘이 번갈아 줄을 서 줄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나도 그랬단다. 네가 함께있어 좋았어~ ^^;

 

몬세라트

 

화석이 된 스테고사우루스처럼 생긴 문타냐 드 몬세라트는 연한 색의 역암질 기둥으로, 하늘을 찌를 듯 서서 바르셀로나 뒤로 펼쳐진 평원을 압도하듯 굽어보고 있다. 이 산을 찾는 사람들은 2,000개가 넘는 등산로를 찾는 등산객도 많지만 '라모레네타'라고 하는 검은 마돈나를 보기 위한 순례자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전설에 의하면 이 작은 목각상은 성 누가가 만든 것으로 서기 50년에 성 베드로가 이곳에 가져왔다고 한다. 물론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으로 이 조각상이 12세기에 만들어진 것임이 밝혀졌다. 이 조각상과 관련한 또 다른 종교적인 일화가 있다.

성 이그나티우스 로욜라가 그의 칼을 이곳에 내렸을 때 자신의 소명을 깨닫고 예수회를 창건했다고 전해져 온다. 이곳에서 서식하는 식물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그늘이 진 바위틈 사이로 랙스포텐틸라, 라몬다와 피레네초롱꽃이 자란다. 멸종 위기에 처한 이곳의 고유종인 바위떡풀류인 삭시프라가카탈라우니카와 세열유럽쥐손이류의 에로디움루페스트레도 이곳에 서식한다. 봄이 되면 산의 정상에는 야생 튤립, 노알수선화와 수많은 난초가 자라고 하늘에는 수염수리가 선회를 한다.      <출처: 네이* 지식백과>

 

 

몬세라트 수도원

 

이미 깨알같이 줄을 선 마리아상을 보려는 사람들.

 

경치도 경치지만, 이 깊은 산 속에 어떻게 수도원을 지었을까를 생각해보면

 

딱 끔찍스럽다.;;;


 

한시간을 기다린 후 입장을 시작했는데, 우와... 이게 입장을 시작하고나서도 거의 한시간을 또 기다려야하는 거였던 것이다!

 

검은 마리아상을 만지고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어서 마리아상을 보기 위해 기다리는 줄들은 다른 곳보다 줄이 줄어드는 속도가 굉장히 느렸다. 내 앞에 서있던 이탈리아 가족들은 진정 신성한 마음으로 마리아 상 앞에서 소원을 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그만큼 그냥 순서대로 보고 지나가는 그런 동상이 아니었던 거다.

 

내 순서가 오기를 떨리는 맘으로 기다리고 있었는데, 앞서 언급한 내 앞에 서있던 이탈리아 할아버지가 너무 오랫동안 손을 잡고 기도를 하는 바람에 그 옆에서 지켜보던 관리인이 버럭했음.;; 그 버럭에 깜짝 놀란 나는 마리아상의 손을 잡고 내가 뭘 빌려고 했던가도 제대로 떠올리지 못한 채 정신없이 지나가야 했다는 슬픈 사실~!! 아깝! 나도 신성한 맘으로 제대로 소원 하나 빌어보고 싶었는데! ㅠ.ㅠ

 

 

마리아상 입구엔 헌금을 유도하는 소년이...^^;;

 

기대에 가득찬 기다림

 

 

앞에 있던 할아버지! 잊지 못할꺼야! ㅠ.ㅠ
이것이 그 유명한 La Moreneta. '검은 마돈나'라고 한다.


 

암튼 긴긴 기다림을 마치고 마리아상을 보고 난 후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서있는 산 위로 올라가는 등산열차를 탔다. 아.. 생각해보니 이것도 한참 기다렸던 듯.;; 몬세라트에 가면 다들 관광하는 게 똑같다보니 어디를 가던 사람이 몰리는 걸 피할 수가 없다. ^^;;

 

산에 올라 아침에 민박집 사장 아가씨가 싸준 도시락을 열어봤더니 어므나 이런, 주먹밥에 크로아상까지 하나씩 들어있는거다! 산에 가면 먹을데가 없을꺼라며 별 건 아니지만 가져가라더니 이렇게 감사한 일이 있나. ㅠ.ㅠ 역시 한국사람은 밥심이여... 파란 하늘을 눈 앞에 두고 주먹밥을 먹고 있노라니 아무 반찬도 없는 그 단순한 밥 몇덩이가 얼마나 맛있게 느껴지던지. 악, 너무 좋아! >_<

 

주먹밥을 먹고난 후 등산 코스를 슬쩍 보니, 한 쪽은 30분 코스에 한 쪽은 한시간 반 코스던가? 암튼 짧은 코스가 하나 있고, 긴 코스가 하나 있었는데 동행인과 나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짧은 코스!'를 외치고 살살 산을 올랐다. 마치 세상의 꼭대기에 서 있는 것처럼 높은 산과 경치가 좋았지...만! 우린 그 짧은 코스도 다 돌지 않고 그냥 초입에서 사진 좀 찍고 구경만 좀 하다가 다시 내려왔음. 쿄쿄쿄. 우리 둘다 '여기까지 와서 힘들게 하이킹을 할 필요는 없잖아?'라는데 초공감. ^^;

 

 

몬세라트 산책길

 

사진은 허접하지만, 실제로 보면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 있음.

 

바람이 많이 불고 난간이 없어서 살짝 다리가 후들거리기도 함. ^^;;

 

그렇게 몬세라트 구경을 마치고, 시내로 돌아와서 월요일에 문을 연 몇 안되는 갤러리 중 하나인 MACBA를 잠시 둘러본 후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은 숙소 근처에서 해결하기로!

 

 

MACBA앞에는 스케이트보드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가득
 

분위기있는 레스토랑~ 

 

연어가 올라간 tapas

 

메인 디쉬.
생선을 그닥 좋아하지는 않는데, 요건 참 맛났던 기억이 *.*


 

 

민박집 사장님의 추천을 받아 간 곳은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은, 젊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는 퓨전 이탈리안 레스토랑?(이었던 듯) 추천을 받고 주문한 고기와 생선 요리는 처음 나왔을 때는 '음? 양이 좀 적은가?'싶어 살짝 실망했는데, 먹다보니 배부르더란. ^^;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북적북적한 식당이 아니라 현지인들만 아는(생긴지 얼마안되기도 했고) 조용한 곳에서 나름 럭셔리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

 

이렇게 보람찬 월요일도 지나고~ 다음날부터 본격적인 바르셀로나 관관을 시작했었더랬지~ ^^

Posted by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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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España_120715

여행 / 2013. 2. 8. 12:32

바르셀로나에서의 일요일~ 다른 유럽과 비슷하게 바르셀로나도 일요일엔 가게들도 많이 쉬고 할 일이 별로 없다고 한다. 그래도 난 먼 길을 떠난다! 이 숙소는 깜노우(Camp Nou. '캄프누'라고 물어봤더니 버스 기사 아저씨가 '아~ 깜노우?'라고 했음. ^^;)까지도 한번에 가는 버스가 있는 아주아주 좋은 숙소예요. 정말 숙소 하나는 끝장나게 잘 고른 것 같아. ㅠ.ㅠ 배차 간격이 좀 큰 버스라 서둘러 나섰는데, 다행히 오래 기다리지 않고 버스가 왔다. 근데 버스 안에는 나밖에 없어. ^^;;

 

버스에서 내려서 입구까지는 한~참을 걸어야 했지만, 다행히 그 동네는 관광객으로 보이는 모든 이들이 거의 한 곳을 향해 걷고 있기 때문에 길을 찾는 것은 어렵지는 않았음. ^^; 입장료가 십몇유로라고 알고 갔는데 생각보다 값이 올라서 깜놀했던 기억이... 정확히 얼마인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지금 싸이트 들어가보니 23유로네. 암튼 예상보단 조금 비싸서 움찔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큰 구장을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도록 잘 만들어두긴했더라. 사람도 끊이질 않고~ 구장 투어로만 벌어들이는 수익도 어마어마할 듯! 뮤지엄에서 시작해서 2층(3층이던가.;;)-포토존/인터뷰룸-라커룸-1층-프레스룸-기타홍보관. 뭐 대충 이런 순서였던 것 같음.

 

 

깜노우~

 

투어의 시작.
오디오가이드를 빌리려면 무려 현금 백유로인가를 디파짓으로 맡겨야 함. 0.0

 

와이드 촬영따위 못한다.;;; 좌

 

중앙

 

우.;;;

 

포토존

 

인터뷰룸

 

라커룸

 

정말 여기서 옹기종기 모여 씻는건가! 0.0

 

공식 응원가가 흘러나와요

 

나의 맘을 상하게 했던 영상물. ;;;


 

사실 FC바르셀로나의 팬인 것은 아니었는데, 마지막 홍보관 쯤에서 우승의 히스토리 영상이 나오는데... 마지막에 똭 나오는 2010-2011 챔피언스리그 결승 경기! ㅠ.ㅠ 우리 지성팍의 뒷모습이 똭 나오면서... 맨유를 꺾고 우승했던 모습을 보고있자니 어찌나 맘이 상하던지!! -_-++

 

잘~보다가 막판에 지성팍의 안타까운 뒷모습으로 맘 상해서 투어 마무리하고. ^^;; 투어의 마지막 단계인 으리으리한 기념품 샵에서는 맘 상해서 암것도 안사려다가! ^^; 동생 줄 열쇠고리만 하나 사서 나왔심. 아... 일본이나 유럽의 잘 차려놓은 이런 관광상품들을 볼 때마다 왜 우린 이런 걸 못하나 싶어 매번 안타깝다.

 

오후에 구엘 공원으로 같이 가기로 한 친구랑은 숙소에서 만나기로 했으므로, 다시 숙소로 고고. 간단하게 숙소 근처의 빵집에서 빵을 사서 점심으로 떼우고(빵집 완전 저렴하고 맛났음!) 무려 나의 모교에서 건축을 전공한다는 제주도 출신의 똑똑한 아가씨랑 구엘 공원으로~

 

구엘 공원은 버스로도 갈 수 있고 지하철로도 갈 수 있다고 하는데, 버스에서 내리면 후문으로 들어가는 분위기. 막상 공원에 딱 들어서니 생각보다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이 헷갈렸는데, 같이 다닌 친구랑 다니는 성향이 맞아서 '그냥 슬렁슬렁 일단 가볼까?'로 의견을 모으고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막상 그렇게 슬렁슬렁 걸으니 우리도 모르는 새에 나름 구엘 공원 안의 스폿들은 다 잘 찍으며 다니게 되었다는 놀라운 사실. ^^

 

 

구엘 공원 뒷문에서 시작~

 

전망대...라고 하는데, 높은데다 난간도 없어서 완전 살떨림. ^^;

 

바르셀로나의 전경을 보기 좋은 곳이라고 함

(아저씨 머리가 더 눈에 띄네...;;)

 

타일로 된 의자가 백미건만,
정말 깨알같이 사람들이 앉아있어 타일을 보기란 하늘의 별따기. ^^;;;

 

헨젤의 그레텔의 과자집...이 아니라 경비의 거처와 관리실이었다고 함. ^^;

 

파도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벽면

 

여기가 남국의 섬인가 스페인인가~

 

천정의 깨알 디테일

 

만져보기 힘든 귀하신 몸. 도마뱀. ^^;

 

결과적으로는 만들다 만 곳이라 입구 부분만 가우디스럽다. ^^;

 

구엘 공원 구경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깨알같이 까사 비센스도 한번 보고~ 건축학도인 동행인이 꼭 보고 싶다는 미스반데어로에의 바르셀로나파빌리온을 보러 에스파냐 광장 쪽으로~

 

 

까사 비센스.
가우디가 의뢰받고 지은 개인 저택. 내부 관람 불가.
(가정집이니까. ^^;;)

 

 

미스반데어로에는 학교 다닐 때 주거환경학과 친구들이 수업들을 때 어깨너머로 이름 들은 기억 밖에는 없지만(-_-;;) 그래도 미스반데어로에를 알고 있는 나를 반가워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준 똑똑이 건축학도 친구. 한국에서 꼭 한번 보자 했지만 아직 연락을 해본 적이 없네...;;; 느무느무 똘똘한 친구였어서 어디서든 사회의 훌륭한 인재로 살고 있을 것 같다. >_<

 

 

바르셀로나 파빌리온

 

미스반데어로에가 이런 스탈이었구료

 

 

 

알찬 하루를 보내고 마지막은 맛난 저녁식사~!! 바르셀로나에는 이런저런 맛집이 참 많은데, 막상 혼자 가기는 뭣한 곳이 많은데(2인 이상용 푸짐 음식류) 함께 한 친구 덕분에 완전 푸짐한 해물 요리를 먹을 수 있어 느무느무 좋았따. 아... 우리가 시킨 해물한상차림을 보고 부러워하던 옆자리 외쿡인들의 모습이라니...^^; 말로만 듣던 상그리아도 맛보고... (신나게 놀고 먹고 거의 막차타고 집으로 돌아옴. ^^;) 와우, 돌이켜보니 이 날 진짜 많은 것을 하고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던 대단한 하루였구나. 0.0

 

 

해물콤보플래터~ 저게 심지어 Half라능. ^^;

 

Posted by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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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España_120714 2/2

여행 / 2013. 2. 8. 11:31

 

뭐라도 먹었던 데는 기억하자며 대충 가게 간판 촬영. ^^;

 

 

생각보다 맥주 함량이 높은 클라라 일 잔에 정신은 혼미하고... 길은 모르겠고...아우, 등줄기에 땀이 줄줄 흐르던 그 순간이라뉘. ㅠ.ㅠ 그래서 지금 다시 보니 이 시간 이후론 사진도 거의 찍은 게 없음. 사진이고뭐고 이 위기를 헤쳐나가겠다는 생각 뿐이었음. ^^;;;

사실 제대로 기억은 안나는데, 암튼 엄청 헤맨 끝에 겨우겨우 라람블라에 도착...그리고 겨우겨우 보께리아 시장을 찾아 한바퀴 휙 돌았음. 보께리아 시장을 찾았던 그 때는 이미 기력이 다 떨어졌던터라 그 곳에서 유명하다는 생과일 주스만 한 잔 사서 그냥 숙소로 돌아갈 계획이었다. 보께리아 시장에선 총 세번의 주스를 마셨는디, 이 날 마신 레몬딸기가 젤루 맛이 읎었어! 이름만 봐서는 완전 상콤 그 자체일 것 같은데 레몬이 내가 상상한 레몬이 아니라 으찌나 달던지...ㅠ.ㅠ

 


보께리아 시장~ 여기서 주스만 사먹고 딴 걸 안 먹어본 건 좀 아쉽다.
과일도 무지 싸다던데 오히려 너무 싸서 한번 사면 무거워서 못 들고 다니겠더란 거. ^^;

 

그렇게 안타까운 주스 한 잔을 손에 들고 기억을 더듬어 라람블라 초입을 향해 다시 걷기 시작했다...고 생각한 그 길 끝에 나타난 것은... 두둥!

 


 

 

이거슨!!@@

 

 

콜럼버스 동상!

 

이거슨 내가 계획했던 완전 반대 방향의 길 끝에 존재하는 동상이 아니던가! 시내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내 눈 앞에 나타난 것은 바다~ ^^;;;

 

숙소에서 가까운 순서로 까사밀라가 있는 그라시아 거리 -> 라람블라 시작 -> 보께리아 시장 -> 라람블라 끝 -> 바닷가의 콜럼버스 동상. 요렇게 되있는데, 보께리아 시장에서 라람블라의 시작점으로 돌아가려던 나는 그렇게 본의 아니게 끝점으로 가버렸다는거...아... 이 날은 정말 걸으면서 계속 뭐에 홀린 기분이었었지. ^^;;;

 

으찌되었던 끝점으로 이왕 갔으니, 다리를 건너면 바로 위치한 큰 쇼핑몰인 마레마그눔이나 보고 가야겠다 싶어서 아예 바다를 건너(?) 쇼핑몰로 고고. 으... 이 때 시간이 이미 세시가 넘었던가... 덥고 힘들고 배고파...>_<


마레마그눔은 크고 유명한 복합쇼핑몰로 여자들이 가서 편하게 쇼핑하기 좋은 곳이긴한데... 이 날은 이미 지쳐서 대강 휙 돌고 밥을 먹기로 결정. 바닷가가 보이는 나름 분위기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았는데, 옹, 생각보다 가격대는 좀 있군. 역쉬 전망 좋은 쇼핑몰 내 식당이라 그런가. 시간은 늦어졌지만 지쳐서 입맛도 없던터라 새로운 음식을 시도하기보다 그냥 무난하게 햄버거 하나 시켜놓고 앉아서 휴식휴식. 그래도 어쨌거나 답답한 실내가 아닌 바닷가를 보면서 먹으니까 기분은 좋더란. 담당 서버가 완전 적극적으로 '어디서 왔니, 한국? 한국말로 인사 좀 가르쳐줘~' 막 이래서 초큼 귀찮았지만. ^^;;;

 

 

다리를 건너면

 

마레 마그눔

 

늦은 점심. 맛있긴 했소!
사진엔 없지만 빵꼰토마테(토마토 바른 빵)랑 생오렌지주스도 일잔!

앉아서 바다 구경

 

바다 구경(2)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왔음. 이 숙소가 매우매우 좋았던 것 중 하나가 라람블라에서 버스타고 한번에 돌아올 수 있다는 거! 막상 집을 나설 때는 에너지가 넘칠 때라 그렇게 멀다고 생각하지 않고 걸어왔는데, 계속 걷다가 다시 숙소로 걸어갈 생각하니까 좀 심란했는데 일주일동안 라람블라에서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는 정말정말 잘 타고 다녔다. ^^

 

 

 

돌아오는 길. 무슨 전통 공연중. ^^;

 

버스를 타고 편안하게 집으로~

 

 

 

이 날이 토요일이었고...다음날이 일요일이었는데, 일요일에는 많은 미술관들이 무료 입장을 하는 날...이지만! 이미 바르셀로나 아트 티켓을 구입한 나는 굳이 사람많을 일요일에 미술관을 갈 이유가 없음. ^^; 그래서 무얼할까 열심히 고민하다가 오전엔 FC바르셀로나 홈구장 투어를 한 뒤 오후에는 숙소 같은 방에서 만난 귀여운 친구랑 구엘 공원을 구경하기로 결정. 한국 민박에선 이렇게 같이 다닐 친구들을 만날 기회가 있어 좋은 거로구낭. ^^ 다른 방 친구랑은 이 다음날인 월요일에 같이 몬세랏도 가구... 착한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감사했던 바르셀로나에서의 일주일이었음!

 

 

 

Posted by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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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España_120714 1/2

여행 / 2012. 10. 6. 16:35

바르셀로나 첫 날의 시작.

 

아침 9시쯤이었나...암튼 아침에 바르셀로나 산츠역에 도착했다. 바르셀로나하면 다른 도시보다 소매치기가 훨씬훨씬 많고 무서운 도시라고 들었기 때문에 첫 날 마드리드에 도착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긴장 빡! 지금 생각해보면 밤새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땀내 나는 옷도 그대로 입은 채로 그지같은 몰골이었으면서 별 걱정을...-_-;;;

 

지하철 역으로 가서 10회권을 구입하고 첨으로 경험해보는 한인 민박집으로 고고. 아침 시간이라 길에 사람도 많지 않고 이글대는 태양도 나타나기 전이라 약간은 스산한 분위기가 오히려 좋았다. 길에 사람도 많지 않아 안심도 되었고...^^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한인 민박에서는 묵은 적이 없었는데, 바르셀로나는 물가도 워낙 비싸서 호스텔 가격이라고 저렴하지도 않은데다가 일주일이나 바르셀로나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안전한 곳을 찾다가 정말 좋은 후기 밖에는 찾을 수 없었던 미라클한(!) 여성 전용 민박집으로 결정했다. 다른 민박집보다 5유로 비쌌던 걸로 기억하는데, 묵고 나서의 감상평은 그 값이 전~혀 아깝지 않았음!! Me gusta VAMOS! ^^

 

무사히 민박집에 도착하고 나보다 무려 한 살 어린 젊은 주인 아가씨가 컵라면 한사발에 밥 한공기까지 마련해주어 눈물의 아침 정찬..ㅠ.ㅠ 밥을 먹고나자 주인 아가씨는 직접 주변 약도를 그려주며 오늘 하루는 이 정도 다니면서 길을 익혀두면 충분할 꺼라고 이야기해주었다.

 

 

젤 지저분한 침대가 내 침대!
(도착한 지 30분만에 저럴 수가 있는가! ^^;)

 

 

여섯 블록 정도만 걸어나가면 번화가인 그라시아 거리로 진입할 수 있는 훌륭한 위치 덕분에 쉽게 초반 길을 찾을 수 있었고 거기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까사 밀라로 고고. 크크. 여기서 살짝 삽질한 게 일주일이나 바르셀로나에서 있을 꺼라서 아트 티켓을 사려고 했었는데, 바보같이 입장권 사는 긴 줄에서 한참을 기다렸다 내 차례가 되서 물어보니까 아트 티켓은 그냥 안에 들어가서 사면 된대~ ^^;;;

 

바르셀로나 아트 티켓은 바르셀로나의 뮤지엄들 여섯 곳을 들어갈 수 있는 통합 티켓이고 모든 곳에서 줄을 서지 않고 바로바로 입장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 게다가 여섯 곳을 하루나 이틀 사이에 다 보아야하는 게 아니라 6개월 내로만 쓰면 되는 훌륭한 티켓! (그래서 몇군데만 가고 다 못 쓴 아트 티켓을 여행에서 만난 친구에게 주거나 민박집에 두고 가는 경우도 많은 듯. 역쉬 정이 넘치는 한국인. ^^) 물론 경험상 여섯 곳 중에서 현대 미술을 주로 다루는 MACBA나 CCCB같은 곳은 여행자들에게 그렇게 매력적인 곳은 아니긴 하지만, 까사밀라와 피카소 뮤지엄, Fundacio Juan Miro 등과 같은 나머지 곳들은 죄다 한번쯤 가볼만한 훌륭한 곳이라 주저없이 구매 결정.

 

가우디가 아니었음 바르셀로나는 무얼 먹고 살았을까~ 싶을 정도로 가우디의 유산이 넘쳐나는 도시이다. 물론 바르셀로나의 매력에 푹 빠진 사람들은 '바르셀로나는 가우디가 아니어도 볼 게 많은 도시야!'라고 반론을 제기하지만, 바르셀로나=가우디 라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가우디로 인해 바르셀로나가 주목받고, 많은 이들이 찾고 싶은 도시가 된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 같다. ^^

 

두근거리며 입장한 나의 첫 가우디, 까사밀라. 우리는 까사밀라라고 많이 부르지만 아트티켓이 기입된 정식명칭은 'La Pedrera'.

 

까사 밀라 [ Casa Milá ] - 제작시기1910년

 

라 페드레라('채석장'이라는 뜻)는 안토니오 가우디(1852~1926년)의 작품으로, 그의 가장 큰 주거 프로젝트이자 지금까지 세워진 건축물 중에 가장 상상력이 풍부한 건물 중 하나이며, 건축물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조각 작품으로 간주되는 그런 작품이다. 가우디는 바르셀로나의 사업가 로제르 세지몬 데 밀라와 그의 아내 로세르의 의뢰를 받아 카사 밀라를 설계하였다. 당시 가우디는 스페인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비싼 건축가로, 전통을 거부하고 자연에서 그 형태의 영감을 얻은 조각적인 건축과 색색깔의 모자이크와 타일의 사용으로 이름이 나 있었다. <출처: 네이* 지식백과>

 

까사밀라는(사실 까사밀라 뿐 아니라 다른 대부분의 가우디의 작품이 그렇지만) 과연 이 건물이 그 시절에, 사람의 머리에서 나온, 사람이 직접 쌓아올린 건물인가 싶을 정도로 낯설고 즐거운 건물이긴 하다. 그래서 나는 종종 '가우디는 외계인이 아닐까나~'라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하곤 하는데, 민박집에서 만난 어린 건축학도(건축학과 학생 ^^)는 '건축학 전공자들은 가우디를 그다지 대단하게 인정하고 있지 않는데, 막상 실제로 보니 단지 그는 정말 순수하고 솔직한 사람인 것 같다'라고 했는데, 그 말에 나도 공감! 나무가 자라는 것, 꽃이 피는 것 등을 보고 그것을 그대로 건축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아주아주 순수한 이상가이자 외계인(!), 가우디가 참 좋더라. ^^

 

 

 까사 밀라!

실제로 여기 사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구석구석 밋밋한 곳 하나 읎음.
 

놀이공원을 연상시키는 색상!
 

지붕 위로 올라가면,

 

내가 니 애비다~ 큭
(실제로 조지 루카스가 이 곳에서 스타워즈의 모티브를 가져왔다고 함)

 

단체로 몰려온다~

 

네 개의 얼굴이 다 다른 표정인 것이 한층 깨알같다.

 

가우디의 시그니처와도 같은 '구불구불'

쿠오오오오~~
(멀리서 보고 입 벌린 외계인 연상한 1인)

 

얼굴에 이상한 거 많이 붙은 외계인

 

보스는 웃고있어!!
(가운데 덩치 큰 녀석)

 

맞은 편 건물의 인상적인 파사드.
실제로 까사밀라에서 영감을 받은 파사드라고 함.

가우디의 영감의 원천이었던 '자연'

 

 

이 건물 내부는 또 이렇게 멀쩡하다는 게 더더욱 재미있고 신기방기함.

 

사람이 정말 살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

 

그러나 디테일 하나까지 그냥 넘어가지 않는

 

문짝 하나까지도. ^^
 

깨알같은 까사밀라

 

만족스럽게 까사밀라 관람을 마친 후 그라시아 거리에서 조금 더 전진하면 만날 수 있는 한층 더 번화한 곳 까딸루냐 광장으로 고고. 으...그러나 나의 길치 본능은 이곳에서 다시 한번 진가를 발휘하였으. '분수를 지나 방사형의 광장이 나오면 정면이 아니라 1시 방향의 길로 들어서면 그곳이 라 람블라'라는 설명을 들었는데, 1시 방향이 당췌 가늠이 안되는거라~ -_-;;; 일단 까딸루냐 광장에 진입하기도 전에 대략 3시 방향(!)으로 확! 꺾어버린 나. 문제는 들었던 대로 '가로수가 많이 심어져 있는 길'이 거기도 있더란 거지...-_-; 가도가도 번화가는 안나오고...갑자기 쏟아지는 굵은 빗방울!! ㅠ.ㅠ

 

총알처럼 도로변에 위치한 Bar로 들어가 비를 피했다. (근데 비는 금방 그치더라. 바르셀로나 날씨도 금방금방 바뀌는 걸 이땐 미처 몰랐지...;;) 앉은 김에 클라라 일 잔 주문하고, 나중에 길을 물어봐야겠다...싶었는데, 흐미... 여기 클라라는 기냥 맥주네맥주야... 게다가 비싸! 역시 바르셀로나는 비싼 도시!

 

울며 겨자먹기로 예상과는 다른 클라라를 겨우겨우 다 마시고 직원에게 길을 물어보니, 100% 이해는 못했지만 암튼 길을 잘못 든 건 맞고 다시 돌아가긴 해야 한다는 거. 흙흙...

 

그렇게 길을 다시 나섰는데... 오모나... 유독 맥주맛이 강했던 클라라 일 잔에 술기운이 확 돋네돋아...@.@ 길은 잃었지, 술기운은 올라오지... 마드리드 첫 날 느꼈던 등골 오싹함 Ver.2! -_-;;;

 

Posted by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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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España_120713 2/2

여행 / 2012. 10. 3. 15:04

알함브라 궁전을 보고 내려오니 시간은 어언 점심 시간이 훌쩍 지났더라. 근데 가게마다 가득 찬 사람들! 게다가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난 한국 사람들! 음... 혼자 밥 먹는 것에 익숙해지긴 했지만, 한국 사람들 많은 데서 혼자 밥 먹는 건 아직 좀 싫으다...;;

 

그렇게 구석으로 구석으로 들어간 식당에 자리를 잡고 앉으니, 엄머나 여긴 와이파이가 된다니! 오늘의 메뉴 시켜놓고 와이파이 패스워드를 물으니 쪽지를 하나 가져다주는데...

 

 

이건 그냥 와이파이를 쓰지 말라는 건가...;;;

 

 

근데 다른 데를 다 돌아보고 나서 알게 된건, 스페인 와이파이 패스워드는 다 이렇더라는 거다. 게다가 대/소문자 구별도 다 하는 바람에 위 패스워드 입력하는데 한 세번 틀렸음.;;;;

암튼 와이파이가 된 김에 집에 카톡을 하나 날려줬더니 마침 시간대가 맞았는지 페이스타임이 걸려온거라~ 간만에 조카랑 러브러브 토크. 대낮에 야외 테이블에서 페이스타임으로 통화하는게 초큼 부끄러웠지만, 옆 테이블 애들도 이해해줬을꺼라 믿는다잉... ^^;;; 

 

 

스페인 야외 식당엔 차양막에서 물을 뿜어서 열기를 식힌다. 신기신기

 

오늘도 가스파쵸. 어제 먹었던 데랑 느낌이 좀 다른데, 이게 일반적인 스탈인 듯
(바르셀로나에서도 이렇게 나오더라는 거)

 

윽...애증의 빠에야... X럽게 맛없더라!
이 빠에야 땜에 트라우마 생겨서 남은 여행에서 빠에야를 못 먹었다.(또 실패할까봐;;)
나중에 들어보니, 오늘의 메뉴에 들어있는 빠에야는 보통 냉동 빠에야라고 함.
빠에야는 제대로 된 곳에서 단품으로 시켜먹어야 된다고 한다.

 

빠에야가 느무 고통스러워 사이다 일 병.

 

디저트 뭐 먹을래? 에 넘어가서 치즈 케이크 시켰는데,
여긴 추가 비용 붙더라...(어쩐지 비주얼이 퐈려하더라니.;;;) 잊지않겠다~ -_-

 

이 날은 알함브라 갔다가 밤 9시쯤 야간 기차를 타고 바르셀로나로 넘어가는 일정이라 호스텔 체크아웃 한 뒤에 낮 시간을 계속 밖에서 떼워야만 했다. 흑흑. 알함브라에서 땀에 절어 나왔는데 증말 괴로웠음. ㅠ.ㅠ 씻고 싶따~~~

 

처언~천히 밥을 먹고나서도 당췌 갈 데가 있어야지! -_-;; 성당도 갔겠다, 예배당도 갔겠다, 심지어 알바이신에서 X고생도 다 하고난터라 도대체가 갈 데가 없더라는 거...끙....

 

그렇게 시내 골목골목을 어슬렁대다 생각난 아이디어 한가지. 버스를 타자! 그라나다는 좁은 시내 곳곳을 다니는 미니버스가 많은데, 어제 버스를 타봤더니 종점에서 출발해서 다시 같은 종점으로 돌아오는 버스가 있었던 기억이 나는거다. 그래서 여러가지 노선을 면밀하게 살핀 결과, 들어본 적은 있지만 걸어가기 싫은 '사크로몬테' 지역을 지나는 버스를 타고 한바퀴 돌기로 함. 한바퀴 도는 데 대략 50분 정도 걸린다고 표지판에 나와있음.

 

으...근데... 내가 타기로 맘 먹은 35번 버스가...정말...정말....정말.... 안 오는거다! ㅠ.ㅠ 버스 정류장에서 서서 거의 한시간을 기다렸던가...ㅠ.ㅠ 아...괴로워...

 

그렇게 힘들게 기다린 버스를 타고 내 맘대로 시내버스 관광 고고. ^^; 아마 기사는 날 디게 이상한 애로 봤을꺼임... 애가 탔는데 아무리 가도가도 안내려! ^^;;;; 그 동네 사람들도 많이 타는 버스가 아닌지 버스 안에는 나 말고 한 팀밖에 없고...^^;;;

 

 

애증의 35번 버스여...;;;

 

깊고 싶은 산 속까지 가는 노선입니다.

 

내가 걸어서 으찌 여기까지 왔겠음? 버스 관광 굿 초이스.

 

그렇게 대략 50분 정도를 버스를 타고 돌았는데, 기사 눈치 보인 것만 빼면 난 아주아주 만족스러웠다. 골목 구석구석 분위기도 느끼면서, 완전 깊고 깊은 동네를 다니는 버스여서 깊은 산 속 구석까지 아주아주 편하게 관광할 수 있었다는 거~ 호호호. 나중에 바르셀로나 민박에서 만난 어린 친구한테도 '혹시 걷다가 힘들면 버스 타고 한바퀴 도는 시내 관광도 좋아~'라며 알려주기까지 했음. ^^;;; 나같은 저질체력은 이 정도 관광이 딱이여...

 

아... 이렇게 버스를 타고 한바퀴를 돌고나서야 시간은 어찌어찌 흘러가고... 시간 떼우려고 점심을 늦게 먹었더니 입맛도 없어~ 그래도 뭐라도 먹긴 해야겠고... 이 날도 나의 선택은 클라라 일 잔!

 

 

호스텔에 맡겨둔 가방을 찾기 전에 호스텔 앞 Bar에서 클라라 일 잔.

 

읭...근데 여긴 제대로 된 Tapa 안 주고 감자칩만 줬음...매정한 곳!

 

클라라 일 잔을 마시고 밤새 기차를 타고 가기 위한 비상 식량으로 빵과 음료수를 구입한 뒤 기차역으로 떠났다. 사실 느긋하게 간다고 간 거였는데도 기차역에서 한참 기다렸음. 아... 이 날 오후는 증말 시간 안가더라~ ^^;;

 

그라나다 기차역에서는 그동안 보기 어려웠던(점심 때 식당 근처 빼고) 한국 사람들을 제법 많이 볼 수 있었는데, 다들 20대 초반의 학생 분위기가 폴폴...^^; 자기들끼리 '한국사람이세요?'라면서 신나서 꺅꺅대고 있는데, 난 도저히 그들 사이에 낄 수 가 읎었어! 그리고 딱히 껴서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았던 것도 솔직한 심정이었달까. 그냥 조용히 이어폰을 끼고 이어폰 너머 들려오는 한국말을 들으며 혼자 조용히 웃음지을 뿐이었지.(엄마미소? ^^;)

 

 

빵 하나+파인애플 쥬스 한 팩이 토탈 1유로인 아름다운 빵집~

 

그라나다 기차역

 

드디어 기차 시간이 되고 열차에 탑승했는디, 혹시나 했던 기대가 역시나였던 아쉬운 현실. ^^;; 그라나다-바르셀로나 야간 열차는 보통 열차처럼 앉아서 가는 칸, 4인 침대칸, 2인 침대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중에서 2인 침대칸만 샤워실이 딸린 칸이 있다고 한다. 근데 없는 칸도 있어서 완전 복불복. 왜냐하면 침대칸을 예약할 때 정확한 칸이나 좌석은 내가 지정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첨엔 4인 침대칸을 선택하려다 이 나이에 돈 벌면서 조금이나마 편하게 가자~ 싶은 맘에 2인 침대칸을 혼자 쓰는 걸로 선택했는데, 2인 침대칸을 예약하면서 혹시나 샤워실이 딸린 칸이려나~ 하고 아주 살짝 기대를 하긴 했었다.(후기를 보니 1인이 2인칸을 혼자 쓰는 경우는 보통 샤워실이 없는 칸으로 지정되는 경우가 많길래 그리 크게 기대를 하진 않았지만 ^^a;) 그리고 그것은 그대로 현실이 되었어! ^^; 나의 좌석은 샤워실이 딸려있지 않은 칸! ㅠ.ㅠ

 

물론 4인실이 아닌 2인실을 혼자 쓰기로 한 건 정말 탁월한 결정이었지만, 하루종일 땀에 절어서 다니다가 쬐그만한 세면대 하나로 그 상황을 해결하는 건 느무나 괴로운 일이었다. ^^;;;; 결국 겨우겨우 세수하고 발 닦고 밤을 보냈는데, 다음날 일어나니 온 몸에서 쉰 내가....컥...-_-;;;;;;;;

 

 

한 앵글에 알차게 들어오는 2인 침대칸
(밑에 보이는 침대가 한 층 더 있는 구조인데, 난 혼자 쓰니까 위쪽 침대는 접혀져 있음)

 

나름 Amenity까지 구비되어 있다우~ (+물 한병)

 

샤워실이 없어 아쉽긴 했지만 야간열차 자체는 아기자기하게 재미있는 경험이었고, 침대 역시 생각보다 편하게 잘 수 있었다. (물론 바닥의 은근한 흔들림이 느껴져서 일본에서 지진났을 때를 연상시키긴 했지만 ^^;;) 비행기가 훨씬 편하고 빨리 가긴 했겠지만, 우리나라에선 경험해볼 수도 없으니 한번쯤은 타볼만한 것 같다. 새벽녘에 바르셀로나 근교까지 와서 커튼을 치고 밖을 보니 열차 바로 옆에 바다가 펼쳐져있어 신기하기도 했었고.^^ (조금만 파도가 치면 기차가 젖을 것 같을 정도로 가까웠음. ^^;) 비행기 수속이나 공항에서 시내까지의 먼 거리 등등을 고려했을 때, 개인적으론 기차 추천이옹~

 

 

Posted by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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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España_120713 1/2

여행 / 2012. 9. 22. 15:44

급하게 돌아다니는 것을 싫어하는 내가 열흘 정도의 기간 동안 무려 세 도시(남들이 보면 비웃겠지만 나한테는 '무려'가 맞음. 크크크)를 돌게 된 원인이 바로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이었다. 처음엔 그냥 일주일 정도 바르셀로나만 구경하려던 일정이 '그래도 스페인 간 김에 알함브라는 가야지!' 싶어서 알함브라를 끼워놓고 그러다보니 마드리드로 들어가는 일정이 결정된 것이다.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알함브라. 근데 두괄식 전개로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의 알함브라는 불완전 연소였다. 헤...ㅠ.ㅠ

 

일단 사전에 준비를 많이 하지 못하고 떠났던 여행이었는데, 다들 알함브라는 미리미리 공부를 하고 가면 훨씬 좋다고들 하는거라. 그래서 출발 전에 그라나다와 관련된 여행 다큐(많은 후기에서 추천했던)를 미리 아이팟에 담아두고 떠났는데, 이게 또 막상 보려고 하니 귀찮은거라...^^;; 그래서 솔직히 좀 억지로억지로 찔끔찔끔 봤다. 그러다보니 내용은 한번 봤는데 의무감에 '숙지를 한다'는 정도로 그쳐버리는 바람에 막상 알함브라에 가서, 특히 좋은 시간 잡기위해 서둘서둘 예약했던 '나스르궁' 같은 경우는 '음, 이게 다큐에 나왔던 그 장면이군' 뭐 이정도로 심드렁하게 지나쳐버리게 되었다는 거... ^^;;;

 

차라리 아무 사전 정보없이 나만의 느낌으로 구경을 하던가, 아니면 사전에 완전히 완벽하게 숙지를 한 뒤에 복습하는 느낌으로 둘러보던가 했었어야 했는데, 뭔가 어중간하게 이거슨 아는 것도 아니고 모르는 것도 아니여~ 의 느낌으로 관람을 했더니 초큼 미묘했었다는 안타까운 진실. (특히 나스르궁 ^^;;)

 

물론 알함브라는 아름다웠다. 그라나다를 정복한 기쁨과 환희에 가득찼던 카톨릭 대성당이 있는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사실 이 도시를 찾는 사람들이 더욱 갈망하고 감탄하는 것이 이슬람의 유물인 알함브라라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만큼 아주아주 아름다운 성이었다. 그냥 내가 너무 기대를 해서 이도저도 아니게 불완전 연소를 한거지... (아, 지난 연말 페퍼톤스 막공이 다시금 떠오른다. ^^;;;)

 

 

그라나다의 메인스트릿, Gran Vía 거리
가로등이 예뻐요.

 

알함브라로 가는 미니 버스

 

티켓 교환기계...라고 하지만 자꾸 오류나! -_-;
결국 매표소가서 교환했음.

 

이 장면이 알함브라를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찍을법한
'알함브라의 입구'입니다. ^^;


 


첫번째로 간 곳은 헤네랄리페.

 

한 무어 시인은 그라나다에 있는 옛 알함브라 궁성을 가리켜 "에메랄드 속의 진주"라고 묘사하였다. 13세기 나스르 왕조의 술탄들이 살았던 이 호화로운 성채에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왕궁과 알카사바 요새가 포함되어 있다. 그 주위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통 이슬람 정원들이 둘러싸고 있다. 이슬람 생활 방식에서 정원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사막의 뜨거운 열기를 피할 수 있는 휴식처로, 물은 정원 설계에서 특별히 중요하다. 흐르는 물은 마음을 가라앉혀 줄 뿐 아니라, 돌로 지은 건물을 서늘하게 해 주는 역할도 한다. 알함브라의 정원은 "헤네랄리페"라고 불리는데, "낙원의 정원", "과수원", "향연의 정원"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출처: 네*버 지식백과>

 

헤네랄리페는 진정 알함브라의 풍요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을 듯. 그 풍부한 물과 꽃만 봐도 이곳이 진정 덥고 건조한 그라나 안에 있는 것인가 의심될 정도로 완전히 다른 세계, 그야말로 완벽한 파라다이스를 느낄 수 있다. 그 많은 물은 도대체 어디서 끌어오는건가! (헤네랄리페의 물은 만년설로 덮인 시에라네바다의 눈 녹인 물을 끌어다왔다고 함) 사실 동선의 문제만 아니면 헤네랄리페를 제일 마지막에 봐도 좋을 것 같긴 한데. 제일 지치고 힘들고 더울 때 알함브라에서 가장 시원한 이 곳을 마지막으로 봐도 좋겠지만... 다른 곳들과 거리가 조금 있는터라 보통은 헤네랄리페를 제일 먼저 보기는 한다. ^^;; 난 관람 다 마치고 다시 한번 헤네랄리페 가고 싶었는데, 각 관람 스팟은 한번 밖에 입장이 안된다고 한다. 들어갈 땐 미처 몰랐어~ ^^;; 한번 볼 때 제대로 봅시다~

 

물론 지나치게 풍요롭게 콸콸 넘치는 물을 보면서 '아니 백성들은 바짝바짝 말라가고 있는데 여기선 느무 물 낭비 하는거 아녀?!!' 싶은 반감이 살짝 들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여성스러운 아기자기함과 귀여움으로 가득 찬 이 곳이 개인적으로는 알함브라 궁전에서 제일 좋았다.(나스르 궁을 제치고!)

 

 

다큐에서 많이 나왔던 것 같은 이 장면! ^^;;
헤네랄리페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아세키아 파티오

 

햇빛을 직접 받을 일이 없을 정도로 많은 나무로 뒤덮여있다.

 

사연많은 요 나무.
옛날에 한 후궁이 신하와 사랑에 빠져 이 나무 아래서 사랑을 나누었다고 하는데,
이에 진노한 왕이 신하를 처형해 이 나무에 매달았다고 함.
심지어 이 나무를 뿌리째 뽑아 고사시켰음.
이 나무를 만지면 사랑을 이룰 수 있다고 하는데,
하도 만지는 사람이 많았던지 지금은 울타리를 쳐두어
만질 수 없도록 해놓았다. (도대체 왜! ㅠ.ㅠ)

 

 

계단을 올라가는 옆에도 물...물...물...

 

어두운 밤을 위한 표지등인 것 같은데,
이 오래된 건물에 어떻게 저런 전기 장치를 추가했을까??

 

알함브라는 전체적으로 관람 안내가 잘 되어 있어
길을 잃을 일은 없다고 봐야한다. ^^

 

헤네랄리페 근처엔 요렇게 공연장도 있음. 요기서 공연하면 분위기 짱이겠구나~

 

 

두번째로 간 곳은 카를로스 5세의 궁전

 

카를로스 5세가 회교 건축물에 견주기 위해 건축한 정사각형의 건물에 ‘원형 파티오’라고 하는 독특한 궁전이 있다. 미켈란젤로의 제자인 건축가이자 화가인 페드로 마추카가 1525년에 설계 착공하고 1550년 건축을 끝내지 못하고 죽자 그의 아들 루이스, 그리고 에레라 등에 의해 건축된 스페인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건물로, 도리아식 기둥이 늘어선 파티오에서는 투우나 기사의 결투가 열렸다고 한다. <출처: 네*버 지식백과>

 

여기는 확~실~히 이슬람의 분위기와는 동떨어진 궁전. 말그대로 스페인 왕조의 카를로스 5세가 멋대로 추가해서 지은 궁전이니 알함브라와는 부조화일수밖에. ^^;; 느무 부조화가 심해서 나중에 이걸 없애냐마냐 했나보던데 후손들의 교육을 위해 남겨두었다고 한다. 워낙에 넓고도 넓은 알함브라 궁전이라 이 하나의 건물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망치는 것도 아니니 맞는 결정이라고 본다. 물론 처음 딱 궁전 앞에 서면 조금 뜨악스러운 건 어쩔 수 없지만. ^^;;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를 떠올리게 하는 궁전 양식

 

입구의 조각만 봐도 이슬람과는 동떨어진 분위기. ^^;;

 

밖에서 볼 땐 사각이지만, 들어가면 원형의 공간이 펼쳐집니다.

 

가운데서 노래를 부르면 신비롭게 소리가 울려퍼져요

 

이 궁전의 甲은 원형의 바닥 가운데서 소리를 내면 신기하게 울려퍼지는 음향 시스템(?)이 아닐까. 근데 더 신기한건 외국애들은 그거 모르나봐! 아무도 가운데 서서 노래를 부르거나 소리를 내보는 사람이 없어!(사진만 오지게 찍더라.;;) 왜지왜지??? 아, 난 궁금해죽겠는데~!! ^^;;;

 

결국 X팔림을 무릅쓰고 사람이 별로 없을 때 가운데로 걸어가 아~ 아~ 소리를 내보았다. 그러자...나는 정말 작게 소리를 낼 뿐인데 내 목소리가 둥근 공간 속에 웅웅 울려퍼지는거라~! 오미, 신기한 거~!! 어떤 원리인거지!! 완전신기!! >_<

 

내가 또 궁금한 건 내가 내는 소리가 나한테만 들리는건지, 아니면 궁전에 있는 모든 사람한테 들리는 건지였는데, 내가 있을 때 정말 나 말고는 아무도 그 자리에서 소리를 내지 않아 결국은 미스테리를 풀지 못하고 궁전을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젠장. -_-; 가운데 서서 노래 한곡 완창하는 사람도 있다던데, 나는 결국 못봤네그려...

 

 


그 다음은 알카사바. 고고.

 

알카사바(Alcazaba)는 9~13세기에 지은 요새다. 알람브라 궁전 내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전성기 때는 24개 망루와 군인 숙사, 창고, 목욕탕까지 갖추었지만 현재는 그 자취만 남아 있다. 요새 중앙에 있는 벨라의 탑(Torre de la Vela)에 오르면 알람브라 궁전 내부와 알바이신 지구, 그라나다 중심부 일대의 수려한 경관을 만끽할 수 있다.  <출처: 네*버 지식백과>

 

높은 곳에 위치한 알함브라 궁전 내에서도 또 높은 곳에 위치해서 최적의 방어선을 자랑하는 알카사바. 거의 모든 모습들이 사라지고 지금은 단지 망루만이 남아있지만, 관광객 입장에서는 가장 높은 곳에서 알함브라와 그라나다를 내려다보는 즐거움이 제법 크다.

 

 

알카사바

 

흔적만 남은 병사들의 숙소

 

높구나~

방어에 최적의 장소였을 듯 

 

어딜가나 문화재에 낙서하는 놈들은 꼭 있다...-_-+
 

Say what you will 돋는 정원.;;;

 

 

드디어 아기다리고기다리던 나스르궁.

알함브라 궁전은 오전/오후로 입장이 나누어져있고, 그 중에서도 나스르궁은 30분마다 시간이 나뉘어져 입장 시간을 미리 예약하고 가야 한다. 근데 이게 입장을 해보니... 각 시간대별로 입장 완료하는데 30분은 걸리더란. -_-;;;; 난 11시 30분 입장이었는데, 꽤 뒷줄에 있었더니 입장하니까 12시. 뭐, 뭡니까 이거...;;;;

 

사실 나스르궁은 굉장히 다양하게 나누어져있고, 각 공간마다 담겨있는 이야기가 굉장히 많다. 나처럼 어설프게 숙지하지 말고 꼼꼼하게 미리 알고 간다면 관람이 몇 배는 즐거울 꺼다. ^^;; 난 제대로 모르고 돌아봤으므로 설명은 pass.


 

이것도 다큐에서 많이 보던 그 장면! 아라야네스의 파티오

 

나스르궁을 뒤덮은 섬세한 아라베스크 조각

 

난 이렇게 섬세한 조각을 볼 때마다
힘들게 조각했을 사람들의 고생이 느껴져서
맘 한구석이 짠하다. ^^;

 

라이온의 파티오. 얼마 전까지는 수리한다고 치웠었나본데, 내가 갔을 때는 있었음.
근데 수리 마치고 나온거라 생각하니까 오리지널이 아닌 것 같아서 감정 이입이 안되더라~ ^^;;

 

 

아무리 아름다운 조각도 나같은 사람이 찍으면 이모냥이꼴...;;

 

 

나스르 궁 관람을 마지막으로 알함브라 관람도 끝~! 오전에 입장에서 두세시간은 훌쩍 지나기 때문에 나올 때 시간은 오후 입장 시간도 지난 시간이었는데, 흐미...진촤진촤 덥더라... 헤네랄리페와 나스르궁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곳들이 햇빛이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오후의 이글대는 태양 아래서 구경했다가는 일사병 걸려 쓰러지는 것도 과장이 아니여! 내가 오전 입장 시간을 예약할 수 있었음에 진정 감사했다. ㅠ.ㅠ

 

아...아... 그러나 알함브라를 나서며 나는 진정한 국민바보가 되고 말았어...

 

입장할 때 대여했던 오디오 가이드를 반납하기 위해 다시 입구로 갔더니 희한하게 오전에 나한테 오디오 가이드를 줬던 그 담당자랑 딱 다시 만난거다. 그 사람도 날 알아보고 '오! 너 왔구나' 라고 반갑게 인사인사. (오디오 가이드를 빌릴 때 신분증을 맡기라는데 마땅한 신분증이 없어 여권을 맡기면서 서로 '잃어버리면 죽는다...'란 공감대를 형성했던터라 기억에 남아있었음. ^^;) 어느나라에서 왔니 한국인이라고? 한국말로 Gracias가 뭐야? 아 어려워. 그럼 여기다 써줘써줘~ 라며 내게 종이를 내밀며 '감사합니다'를 발음기호대로 적어달라는 친절 돋는 안내원.

 

음 그래그래 감사합니다라고? Gahm - Sa - 음...합??? 이건 어떻게 해야되지? 끙... Hap은 아닌 것 같고 그래 Hab 으로 하자! <Gahm - Sa - Hab - Ni - Da> 이거야이거~ 그럼 안녕~ 그러고 돌아서자마자...나는 정말 나의 무지함에 하이킥을 날리고 싶어졌다.

 

바보야!!! Gahm-Sa-Ham-mi-da겠지!

 

하다못해 Gahm-sa-ham-ni-da거나!!

 

감사하브니다냐!!! 일본어냐!!

 

ㅠ.ㅠ

 

아...아...어떡하지어떡하지...다시가서 얘기해줄까...악...민망해죽어버리고 싶어~!!! ㅠ.ㅠ

 

으...자다가도 하이킥하고 싶은 순간이라는 게 어떤건지 이때까진 몰랐는데, 내 진정 그 맘을 알겠더라...;;;;

 

감사하브니다의 찝찝함을 맘 한가득 안고...시내로 돌아왔다. 돌아가서 수정할 용기가 없었던 내 자신이 참으로 부크럽구나. 정말 이 찝찝함과 죄책감이 느무느무 컸어서 나중에 바르셀로나 민박에서 만난 대학생 아가씨가 다음 행선지로 그라나다를 간다고 하길래 '거기 오디오가이드 대여하는데서 감사하브니다 따위로 발음하는 흑인 남자 안내원을 만나면 꼭 좀 제대로 수정해줄래? ㅠ.ㅠ'라며 부탁까지 했음. -_-;;;;;;

 

헉헉...진정으로 부크럽고도 부크럽다...

 

나머지 오후 시간은 다음에 쓰자...

 

Posted by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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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España_120712 2/2

여행 / 2012. 8. 19. 15:23

그라나다의 알바이신 지구는 아랍인들이 살던 옛 모습이 남아있는 곳으로 큼직큼직한 관광명소가 모여있는 곳이라기보다는 흔치않은 분위기의 골목골목을 구경하는 곳이라고 한다. 알바이신 지구에 위치한 산니콜라스 전망대는 알함브라 궁전이 젤 아름답게 보이는 위치로 주로 야경을 즐기러 가는 곳이라고들 하는데, 야경이 아름다운 곳인 반면에 아무래도 골목골목이 복잡하게 이어진 사람사는 곳이다보니 밤에는 소매치기나 강도의 위험이 높아 함부로 다니지 말라고 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라나다 시내에 위치한 이사벨 여왕과 콜롬부스 동상

 

이사벨 여왕은 콜롬부스의 신대륙 항해를 지원하였음.

 



그라나다에서 플라멩코와 야경투어를 한번에 하는 투어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아침에 기차타고 넘어온 날에, 그리고 다음날 오전에 바로 알함브라 궁전을 보러가기로 한 전 날에 밤늦게 끝나는 투어를 신청하는 것은 나로선 쬐금 엄두가 안났다. 그래서 나는 그냥 알바이신을 밝을 때 돌아보기로 결정하고 늦은 점심을 먹고난 뒤 조금이나마 해가 덜 강해진 때를 기다리다 알바이신 지구로 들어섰다.

오스탈 주인 아저씨가 대략적으로 그려준 지도를 살피며, 무지무지 더울 꺼라는 많은 후기들을 보았기에 물과 수건을 단단히 챙기고, 관광이 아닌 탐험의 맘으로(이미 이 자세부터 여유로움은 없음. ^^;;) 알바이신 탐험 출발~

 

출발~

 

이 때는 옆에 산도 보이고 좋았지..^^;;

 


아...

아......

아.........

애증의 알바이신이여....ㅠ.ㅠ

일단 돌길과 집들로 이루어진 골목골목의 최대 난적은 '그늘이 없다'는 점! 중간중간 나무가 심어져있다거나 하는 일이 거의 없어서 담장 아래로 드리워진 얇은 그늘 속에서 사람들이 나란히나란히 일렬로 걷고 있는 우스운 광경이라니...^^;;;

일단 1차 목표는 산니콜라스 전망대로 잡고 열심히열심히 걸어나갔다. 그리고 눈 앞에 등장한 '산니콜라스 전망대 앞으로 5분' 표지판! 하악하악... 헤매지 않고 그 표지판을 발견했을 때의 그 기쁨과 자만심(!)이란. 훗, 나도 이제 제법 하는데? 표지판 근처의 슈퍼마켓에서 물 한통을 살까말까 고민하다가(이미 입구에서 준비한 물 한병 거의 다 마셔버림.;;;) 음, 앞으로 5분이면 전망대니까 전망대에 도착해서 사면 되겠지 않겠어? 훗. 이런 도도한 생각으로 전진전진.

 

 

애증의 '5분' 표지판.


 

그런데... 5분이 넘고...10분이 넘었는데... 전망대 안나와...ㅠ.ㅠ

전망대라는 이름의 특성상 높은 곳에 있을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지대가 다시 낮아지는 이 느낌적인 느낌은 뭐지??? -_-;;;;

그렇게 헤매다 '이러다 제대로 길 헤매겠다'싶은 경각심이 빡 들어서 지나가던 차를 붙잡아 세우고 '전망대가 어딘가효?'를 물었더니, 막 스페인말로 길고 친절하게 말해줘...^^;;;; 음...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건 오른쪽 왼쪽, 그리고 숫자 뿐. ^^;;; 그래도 느무나 친절한 아저씨의 설명에서 대충 방향을 파악한 후 다시 전진전진. 그랬더니....

아까 그 '산니콜라스 전망대 앞으로 5분' 표지판이 또 나왔어. -_-;;;;;

뭐야나... 뱅그르르 돈 거야??

ㅠ.ㅠ

눈물을 머금었지만 그래도 이 때까진 좌절하지 않았지. '음, 그래 오히려 슈퍼에서 찬 물 한 통을 새로 사서 다시 힘을 내라는 신의 계시야.'라고 나를 위로하며 슈퍼 아저씨한테 다시 한번 가는 방향을 물어본 후 길을 나섰다. 역시나 5분만 가면 된대. 음, 그래 아까 이 길에서 오른쪽으로 꺾었어야 했는데 왼쪽으로 갔었군. 좋아좋아. 이제 곧 나오겠지.

 

애증의 '5분 표지판' 옆 슈퍼.
그래도 이 곳은 나에게 새생명(=생수)을 준 곳임.;;

 

음, 그래 여기서 꺾었어야 했어. 좋아좋아

 

 


그런데...

또...

안 나와...

ㅜ.ㅜ

지도상으로는 분명 나와야 정상인데, 도대체 왜왜왜 안나오는거야??

또다시 지대가 낮아지는 느낌적 느낌에 위기감을 느끼고, 또다시 지나가던 차(이번엔 경찰차. 진짜 나중엔 태워달라고 하고 싶더라.;;)를 세워 경찰 아저씨한테 물어봤더니, 지나갔대! 다시 온 길로 되돌아가래! 또 '5분'이면 된대!! -_-;;;

악....도대체 5분 얘기만 몇 번 듣는거냐...-_-;;;;;

더 웃긴 건 이렇게 요리조리 헤매고 있을 때 나처럼 헤매고 있는 동지들은 꼭 있다는 거. 몇 무리의 외국인들도 말은 못하고 서로 난감한 눈빛만 주고 받으며 같이 막 헤매고 있음. ^^;;;

헉헉...

분명 5분이라 그랬겠다?! 이번엔 지나치지 않게 시간까지 따지면서 걷겠어! 그렇게 오히려 속도를 줄이며 주변 사람들 가는 길을 잘 살피며 갔더니... 음...

찾긴 찾았는데... 이게 뭔가...미묘...

그러니까 이 산니콜라스 전망대가 주변 담벼락보다 높은 곳에 위치해있다보니, 쉽게 눈에 띄지 않게 높게 솟은 곳에 있었고, 딱 그 곳으로 진입하는 곳에 따로 표지판이 없다보니 난 그 높은 담벼락 밑을 계속 지나치고만 있었던 것 같은거다. 아...이 삽질은 모지...;;;

알바이신의 길은 이런 느낌. 햇빛을 피할 곳이 읎어!

 

전망대에서 골목을 내려다보니,
난 요 아래 골목을 계속 왔다갔다하면서 전망대를 못보고 지나쳤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_-;



 흙흙흙

난 정말 이 때 완전히 방전되어버렸어. 내가 도대체 요 아래 담벼락 밑을 몇 번이나 왔다갔다한걸까 싶은 맘에 내 자신이 싫어졌지. ^^;;

내 눈 앞에 펼쳐진 알함브라 궁전은 멋졌지만, 기념으로 사진이나 한 장 남기자며 셀카를 찍자 드러난 나의 벌겋게 익은 초췌한 얼굴에 난 또 한번 방전되고 말았다. 악... 이렇게 추레할수가! ^^;;;

혼자 셀카 찍고 있으니까 옆에 있던 이태리 관광객 소년이 '내가 사진찍어줄까?'라며 친절돋게 다가왔지만, 아...귀여운 소년아...내가 셀카 찍기 전이었음 뭣도 모르고 벙긋대며 한 장 찍어달라 부탁했겠지만, 이미 나의 그지같은 몰골을 보고 난 후라 차마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할 수가 없었단다. 그렇지만 너의 그 친절은 참으로 고맙구나...

그렇게 전망대에서 기쁨과 좌절을 느끼며(^^;) 한참을 쉬다가, 올라오는 길의 삽질을 내려갈 때는 하지 않겠다는 맘으로 지도를 펼쳤는데, 음, 내려가는 길이 올라올 때 길보다 쬐금 더 복잡해보이는 이 느낌은 뭐지? 아까 골목에 버스 지나가던데 그거 또 안 오나? ^^;;; 슬쩍슬쩍 기다려봐도 버스는 오지를 않고... 다시 한번 생명수(이번엔 물 말고 오렌지 슬러시. 오렌지 주스가 없어서 사긴 했는데 역시 관광 포인트라 그런지 드럽게 비싸더라~ 양 많고 맛있긴 했는데, 그라나다 물가 생각하면 느무 비쌌다잉?)를 사들고 결연한 맘으로 길을 나서기 시작했는데...

내려가는 길도 헷갈리긴 마찬가지더라~ ^^;; 아까는 뭣도 몰라서 오기가 막 생겼는데 내려갈 때도 길을 헤매니까 이젠 쪼금 겁도 나고~ 그러던 중 마침 눈 앞에 보이는 천금같은 미니 버스! 시내로 내려가는 미니 버스를 냉큼 올라타고 내려오는 길은 아주아주 편하게 내려왔더랬지. 호스텔 사장님은 내게 '전~혀 버스를 탈 필요가 없어. 걸어서 다닐만해~'라고 하셨지만, 사장님... 버스도 추천해주셔도 될 것 같아요...ㅠ.ㅠ 버스로 갔음 느무 편했겠구만! 딱히 올라가는 길이 아름드리웠던 것도 아니구만! 가는 길에 물 두통을 비우고 슬러시까지 마셔댔지만 화장실도 안 가고 싶더라. 하도 더워서. ^^; 그래도 난 살아남았어! ㅠ.ㅠ 나는 버스 안에서 봤던 차창 밖 알바이신이 제일 아름다웠던 것 같다. 하하하.

 

 

이것이 도대체 몇번째 생명수던가.
이 날 하루동안 물을 서너병 넘게 마셔댔던 것 같다.

 

알바이신, 사크로몬테같은 골목골목을 다니는 미니버스.
이 다음날에도 이 버스 참 자~알 이용했었지. ^^;



땀 범벅에 새빨갛게 익어서 숙소로 돌아온 나는 저녁이고 뭐고 세수부터 한 후 얼굴과 팔 다리에 알로에젤을 듬뿍듬뿍 바른 채(여행 전 날 혹시나 싶어 사서 갔던 게 이 날 빛을 발했음) 침대에 누워 시체처럼 충전 모드. 아...시원해...^^;;

그렇게 한두시간을 딩굴거리다 입맛은 없지만 저녁은 먹어야겠기에 다시 밖으로. 그라나다를 비롯한 남부 지역은 아직 1음료-1타파 풍습이 남아있다길래(음료 한 잔 시키면 작은 타파 하나를 공짜로 줌. 대도시에선 없어진 풍습이지만 남부 지역엔 아직 남아있다고 함), 어차피 배도 많이 안 고프고 그걸로 저녁을 해결해야겠다 싶어서 슬렁슬렁 숙소 근처의 Bar로.

저녁도 언제나 클라라와 함께! 클라라 한 잔을 시키고 홀짝홀짝 마셔대고 있는데, 음? 왜 타파 안 주지? 음? 이 가게는 그 풍습 없어졌나? 음음? 싶은 맘에 '그렇다면 뭐라도 시키자' 싶어 메뉴를 열독하는데 아는 단어가 하나도 없는거라...^^;; 그러고 한참을 단어와 싸우고 있는데, 뒤늦게 타파 하나를 갖다주네? 그것도 미니 햄버거에 올리브! 이건 그냥 밥이잖아! 역시나 1음료-1타파 맞았어! 꺄~ 타파스 메뉴 읽느라 시간 걸렸기에 망정이지 쓸데없이 음식만 하나 더 시킬 뻔 했네. ^^ 올리브는 생으로 먹은 건 첨인 것 같은데, 생각보다 맛있더랑~ 

 

 

 

1.8유로짜리 클라라 한 잔에 미니 햄버거 나오는 저 인심!
완전 사랑해요!! 

 

9시가 넘었지만, 역광이지만, 아직 쨍쨍한 그라나다의 저녁

맛있게 잘 먹었어요! ♡



나중에 바르셀로나의 높은 물가에 흐익~ 했던 걸 생각하면, 확실히 남부 지역이 물가도 싸고 인심도 좋긴 하다. 날씨만 좀 덜 덥다면 담엔 진짜 남부 쪽만 돌아보고 싶긴 함. ^^

나의 알바이신 투어는 그렇게 상처와 영광(이라고 하지만 영광은 별로 없었던 듯 ^^;)을 남긴 채 종료. 나중에 '나는 알바이신을 골목골목 구경한 게 더 재미있었었~'라고 한 사람들도 많이 만났지만, 나같이 길치에 저질체력을 가진 사람에게 알바이신은 극기훈련(?)이었어~ ^^;; 난 그냥 이렇게 살래~


숙소 돌아오는 길에 내일 아침으로 먹을 크로아상과 물 구입. 여기와서 어째 파리 갔을 때보다 더 크로아상을 많이 먹네? ^^; 근데 크로아상이 아닌 나머지 빵들은 다 초코초코 빵들이라...차라리 크로아상에 손이 가는 이 마음. ^^;; 이 빵집에서 산 물은 겨우 0.6유로! 우왕굿. 여기 좀 짱. 담날 저녁 때도 빵 하나에 음료수 하나 다 해서 1유로에 샀음. ^^;

 

내일은 알함브라 궁전 가는 날!

다 좋았는데 젤 구석방이라 방에서 와이파이가 안 잡히는 불편한 진실!
저기 저 방문에 붙어서있어야 와이파이가 잡혀서 한참을 저 방문에 붙어있었더랬지. ^^;;;

Posted by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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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España_120712 1/2

여행 / 2012. 8. 18. 15:29

짧았던 마드리드를 뒤로 하고, 아침 일찍 그라나다행 기차를 타는 날. 스페인은 아주아주 먼 거리가 아니면 보통 버스가 더 편하고 잘 되어 있다고 한다. 기차는 아직 노선도 많지 않고, 심지어 다른 유럽과는 열차 규격이 다르다나... 암튼 마드리드에서 그라나다를 가는 것 역시 버스는 한시간 간격으로 있는 반면에 기차는 하루에 딱 2번. 그리고 일반 버스는 기차 가격의 절반 가격. 그러나 나는 기차로 간다! 왜냐! 딱 내가 가려고 했던 시간에 기차가 있음 -> 그 기차 가격이랑 같은 시간대 버스 가격이랑 거의 비슷 (그 시간대 버스가 하필 우등이라.;;;) -> 마드리드의 숙소에서 버스역보다 기차역이 가까움 + 그라나다에 미리 잡아둔 숙소가 버스역보다 기차역에서 가까움. 게다가 난 멀미 체질. 아무리 우등 버스라해도 기차가 훨씬 편하징. 그리하여 기차로 낙찰. 땅땅땅.

 

 

마드리드 오스딸(Hostal)의 작은 엘리베이터

 

 

9시쯤 기차였던 것 같은데, 아...호스텔의 아침식사는 8시부터여... 음... 8시에 아침을 먹고 부리나케 가면 기차 시간에는 맞출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불안한 맘으로 아침을 제대로 먹을수나 있을까. 아... 어제 아침 맛있었는데...아...ㅠ.ㅠ 이렇게 고민하다 결국 아침은 포기하고 바로 역으로 가는걸로 결정. 대신 아예 좀 더 일찍 가서 역에서 무언가를 먹으리라~ 마드리드에서 그라나다까지는 대략 4시간 반이 소요되는데, 9시에 기차를 타도 오후 1시 반이나 되어야 그라나다에 도착할꺼라 빈 속으로 탈 수는 없다는 불굴의 의지! ^^;

 

기차역에 도착해서 플랫폼으로 들어가니 역시나 많은 식당이 늘어서있다. 그리고 역시나 전세계적으로 공통된 것은, 입구에서 가까운 식당일수록 비싸! ^^; 도입부의 가게들은 뭔가 으리뻔쩍한데다 아침세트라고 막 7유로 써있는데, 걷고 걸어 제~일 구석에 있는 가게로 가니 크로아상+라떼+생오렌지 주스까지 3.95유로인거 어떻게 생각하나! 음핫핫핫. 빈 속에 오렌지 주스를 먹으면 노화가 촉진된다는 무서운 얘기를 들은 적이 있지만, 생으로  짜서 주는 스페인의 '쑤모데나랑하나뚜랄(스페인어로 '생오렌지주스')' 앞에서는 어쩔 수가 없고나...>_< 아...우리나라 백화점에서 터무니없이 비싸게 파는 생오렌지 주스여... 아무리 오렌지가 수입이라쳐도 너무 비싸게 받는 것 같으다. 통으로 오렌지 주스짜는 기계 그거 얼마나 하지? 차라리 그 기계를 사서 집에 두고 싶다. 상상만 해도 느무느무 좋을 것 같구나...*.*

 

 

마드리드 기차역에서 알흠다운 아침세트

 

 

역시나 스페인에서는 차암 잘 먹고 다닌 듯. ^^;;;; 한국에서는 크로아상 잘 먹지도 않는데 여기 와서는 크로아상에 막 버터까지 발라먹어! 미쳤어미쳤어... 그 칼로리 계산은 해보고싶지도 않고나...-_-;; 설탕보다 버터가 더 살찐다는데, 크로아상+버터 콤비는 그야말로 버터버터 콤비가 아닌가!

 

느무느무 만족스러운 아침식사를 마치고 기차에 올라타니 바로 통로 건너 옆자리에 한국인 남자 2명이 똭! 내가 기차 예약할 때 딱 내 옆자리만 예약되어있길래 이 쪽 자리가 좋은건가? 싶어서 같은 라인으로 잡았더니 한국사람이 잡은 거였어~ ^^;;; 그리고 자리가 별로 좋지도 않아~ (가방을 두는 곳하고 젤 멀어서...작년에 유로스타는 일부러 짐 두는 곳 바로 앞자리로 잡았었는데) 역시 한국사람들이 예약을 빨리 하는구나...싶은 생각에 조금 웃겼다. ^^;;

 

기차 안

 

기차를 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유럽의 나라들은 차암 넓다.
우리나라에서 기차 탈 땐 이렇게 황량한 곳(남는 땅?)은 지날 일이 없을 듯

 

무사히 그라나다에 도착. 이글이글 불타올라죽을 것까지 감수하라던 그라나다는 역시나 마드리드보다는 덥더라. 게다가 숙소까지 10분이 넘게 걸어갔더니 호곡...그래도 길 안 헤매고 찾아서 더운거고뭐고 기뻤음. ^^;

 

그라나다에서 묵은 곳 역시 Hostal. 여기도 욕실까지 딸린 1인실! 우왕, 좋다좋아. 스페인에서는 흔치 않게 주인 아저씨가 영어를 느무 잘하시면서 지도까지 펴서 쭈욱~ 설명해주시는데, 어머나... 멋져요 아저씨...>_<

 

 

 

 

그라나다 오스딸도 좋구나~

 

 

욕실도 좋아요~

 

알함브라 궁전 예약은 다음날 오전이라 오늘은 성당하고 알바이신을 둘러보라는 주인 아저씨의 추천에 일단 밖으로 고고. 그 때 시간이 벌써 거의 3시였던가... 낮 시간의 그라나다는 증말 너무 더웠다. 음...뭐랄까. 심리적으로는 그냥 '음, 덥군'인데, 육체적으로는 목 뒤와 등 뒤랑 마구마구 땀이 그냥 '줄줄' 흐르고 있는 그런 더위? 음? 난 분명 '보통 더운 것'같은데, 내 몸은 '아주 그냥 마구 더워!'를 외치는 것 같은 그런 요상한 더위랄까. ^^;

 

일단 성당 위치를 파악하고 밥을 먹고 싶었다. 근데 분명 성당은 내 눈 앞에 있는데, 왜 입구가 없니!! 도대체 어디로 들어가란거야~ ㅠ.ㅠ 땀 줄줄 나는데 눈 앞에 있는 성당 입구 찾느라고 뱅뱅 돌자니 정신적으로 더 피로감이 몰려온다~ 아...일단 밥이나 먹자... 성당 입구 물어보기 편하도록 성당 보이는 식당으로 가야지. ^^;;

 

그렇게 들어온 가게는 일단 시원해서 좋았음. 촌스러워도 좋다. 밖보단 안이 좋다규! 일단 오늘의 메뉴를 시켰는데, 보통 스페인 대도시에서는 기본 빵에 별도로 돈을 받는다길래 안 먹고 참고 있다가 메인 디쉬로 시킨 쭈꾸미(칼라마리-오징어-로 시켰는데 왜 쭈꾸미가 나오니~ -_-;;)가 느무 짜서 어쩔 수 없이 빵을 뜯어 중화시킬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갑자기 마지막에 아이스크림을 고르라길래 얼결에 고르고나서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이것도 별도인 것 같은거라... 으...빵 값에 아이스크림까지 하면 추가 비용 좀 더 내게 생겼군, 싶은 생각에 마음은 복잡. (왜냐면 아이스크림을 먹기 전에 이미 너무 배가 불렀거든...;;;)

 

 

말로만 듣던 가스파초!
근데 여기 가스파초는 다른 데랑 느낌이 좀 다르더라.
맛있긴 했는데, 가운데 보이는 올리브 오일 듬뿍~ 때문에 다음날 뾰루지났음. -_-;;

 

오징어를 시켰는데 쭈꾸미가 나오다니!
(그 뒤에 보이는 클라라 일잔♡)

그리고 나의 오해를 불러일으켰던 아이스크림. ^^;;;

 

그리고 직원한테 성당 입구가 어디인지 물어봤더니 뭐라뭐라 4시 어쩌고라고 얘기하는데 성당이 4시면 문을 닫는다는 것 같은거라. 읭...그럼 오늘 성당 못 가보는겨? 그렇다면 날도 더운데 최대한 이 곳에서 시간을 버티리라~ 싶은 맘으로 아이스크림을 아주 천~천히 먹어주었음. ^^;;

그렇게 천~천히 풀코스를 다 먹고 난 후 계산을 하려고 보니 이런 대반전이! 빵도 아이스크림도 죄다 오늘의 메뉴에 포함된 거였어! 애피타이저+메인디쉬+디저트+음료+빵까지 다해서 10유로! 어머나 세상에! 오해해서 미안해용...아까의 짜디짰던 쭈꾸미마저 아름답게 기억되네요. >_<

 

아름다운 맘으로 계산으로 마치고 다시 한번 성당 입구를 찾아(내일 가더라도 위치나 알아두자 싶은 맘에) 들어갔더니, 여기서 또 한번의 대반전! 성당이 4시에 문을 닫는 게 아니라 오전 오후 오픈 시간이 따로 있는데, 오후 오픈 시간이 4시'부터'였던거였음! 마침 내가 입구를 찾은 시간이 딱 4시 1분 전! 어머나어머나, 이렇게 굿 타이밍이라뉘. 사실 밥 먹으면서 느무느무 길게 있었어서 식당 사람들이 '얘는 참 밥을 드럽게 오래 먹는구나'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혼자 막 눈치봤는데, 어쩌면 그들은 '얘가 4시에 성당 오픈할 때까지 여기서 버티려는거구나'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

 

그라나다 대성당 안은 진촤로 웅장웅장. 오랜 기간동안 카톨릭에 대항하던 골치아픈 이들을 드디어 점령하고나서의 기쁨과 환희가 오롯이 느껴지는 성당이로세. ^^; 종교를 가지지 않은 나로서는 딱히 남의 종교에 입을 대고 싶지는 않지만, 느무나도 퐈려한 성당을 보면서 인간이 신 앞에서 좀 더 humble해지는 자세를 성당에서 표현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은 잠시 했다. 

 

 

그라나다 대성당. 도대체 입구는 어디인가효. ㅠ.ㅠ

 

입구는 이렇게 작고 허무함.
(그러니까 못 찾았지.;;;)

 

퐈려해요.

 

나의 발사진으로는 별 느낌이 없지만. ^^;

 

 

대성당 옆에 위치한 왕실 예배당은 이사벨 여왕과 페르난도 왕의 시신이 안치되었다고 해서 꼭 한번 들어가보고 싶었던 곳. 개인적으로 스페인=이사벨 여왕 & 페르난도 왕 이라는 개념이 강해서... 근데 역시나 시신이 안치된 곳이라고 생각하니까 나는 조금 섬뜩하긴 하더라...^^:;; 그리고 1층에 퐈려하게 모셔놓은 부부의 관과는 다르게 지하에 성의없이(?) 안치된 딸과 사위의 관이 조금은 슬퍼보이기까지. 그리고 함께 놓여진 어린 왕자의 작은 관은 너무너무 슬펐다. 이 작은 관 안에 작은 아이가 들어있을까 싶은 생각에 쭈뼛 소름이 돋을 정도로.

 

 

 예배당 사진이 하나도 없지?? 했는데,
돌아보니 사진을 못 찍는 곳이었나보다. ^^;
그래서 여기서부턴 구글링

 

1층엔 이사벨 여왕과 페르난도 왕의 관이.
근데 실제 유해는 지하의 딸 부부, 손자와 같이 소박한 관 안에 있다고 함 

 

실제로 가서는 너무 높아서 얼굴까지 제대로 볼 수는 없었는데,
사진으로 얼굴 조각까지 보는구나. ^^;

이 두분이 (내 마음 속) 스페인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왕과 여왕이심.

그리고 지하의 소박한 관들. 여기에 실제 유해가~ 0.0
검색에 따르면 페르난도와 이사벨라의 딸 후아나, 그녀의 남편 펠리페 1세,
그리고 손자인 미겔 다 파스가 이 예배당에 묻혀 있다고 함.
나를 슬프게 한 작은 관이 이 미겔 왕자님의 것이었군...

 

성당과 예배당 구경을 마치고 알바이신 지구로 들어서는데...아... 짐작은 했지만 그리도 험난한 길이 될 줄 누가 알았을꼬...;;; to be continued.

 

Posted by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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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España_120711 2/2

여행 / 2012. 8. 5. 13:52

마드리드에서 유명하다는 츄러스 집을 찾아 쏠 광장 쪽으로 이동. 근데 쏠 광장에 도착했더니 느무느무 크고 사람이 무지무지 많아서 완전 초긴장! 쏠 광장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나 있는 길이 한 여덟개 쯤은 되는데, 내가 가야 할 길 이름은 아무리 찾아도 없는거라~ 헉...헉... 식은땀 뻘뻘 흘리면서 주위를 돌아보는데, 나중에 보니까 딱 내가 찾고 있던 길 도입부가 공사중이라 길 이름이 안보였던 것임.;;;;

그렇게 츄러스 집을 찾아가서 츄러스+쇼콜라 세트를 주문. 츄러스 여섯줄에 쇼콜라 한 잔이 나오는데, 이게 첨엔 어머 초코의 진한 맛! 이러면서 먹다가, 나중에 츄러스 다섯줄 째에 접어드니까 정말...욕하면서 먹게 되더라...-_-;;; 느무 달고 느끼해...ㅠ.ㅠ 맛있긴 했는데 여섯줄은 정말 무리였어! 그래도 남기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서 다 먹긴 했는데, 정말 마지막 한 줄은 진심 욕하면서 먹게 되더라...^^;;; 아니아니, 그래도 진짜 맛있긴 했다규. 단지 초큼 양이 많았을 뿐. 가끔 집에서 해먹어보고 싶을 정도로 맛은 있었음!


나오자마자 디카로 찍은 사진은 사진에 오류가 났네. 이건 아이팟으로 찍은 후진 사진.
이거 찍은 시점이 느끼함과 달달함에 욕이 나오기 시작할 때 쯤이었던 듯. ^^;;

 

가게 건물이 공사중이라 정신없음...

 

 

츄러스를 먹고 나오며 나는 정신없이 시원한 음료를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 그러다 백화점 지하 슈퍼 코너로 들어갔는데, 진짜 놀랐던 게 탄산 음료를 제외한 그냥 음료(과일 주스 같은 것들)는 냉장고에 들어있는 음료가 없는거라! 읭. 어째서?? 근데 이미 속이 너무 달달한 상태여서 아무리 시원한 음료라고 해도 콜라나 사이다를 마시고 싶진 않았어. ㅠ.ㅠ 그래서 슈퍼를 몇바퀴나 뱅뱅 돌다가 그냥 빈 손으로 나왔다. 그리고 눈길이 간 곳은 슈퍼 옆에 있던 작은 Bar 코너. 보니까 사람들이 맥주 한잔씩 걸치고 있는데 아...맥쥬...*.* 좋은 아이디어야~

Bar에 앉아 마침 맥주와 소다(보통 레몬수라고 하는데, 먹어본 결과 그냥 소다수 섞은데도 많은 듯)를 섞어 부드럽다는 '클라라'라는 메뉴가 떠오른거다. 오홍, 완전 맥주보다 알콜 부담도 적고 좋은 것 같아 시켜봤는데 결과는 따봉~! 이 날 이후로 열흘 동안 진짜 매일 한잔 이상씩 클라라를 마셔줬던 듯. 아...우리나라에서도 일반화되었음 좋겠따. >_< 느무 죠아~!

 

 

느무 뜨거운 햇빛을 가리기 위해 설치한 차양막. 굿 아이디어~

 

여행 중 제일 구원같았던 클라라 한잔.
이 날부터 완전 클라라 매니아되었심

 

 

쏠 광장에서 슬슬 걸어 에스파냐 광장으로 이동. 그러고보니 어느 도시를 가던 에스파냐 광장은 있는건가? 바르셀로나에도 에스파냐 광장이 있었더랬지.... 에스파냐 광장은 세르반테스와 돈키호테 동상이 있다고 해서 안보고 가긴 아쉬워서... 마드리드 근교의 똘레도가 돈키호테의 배경이 된 도시라 더 관련된 볼거리가 많겠지만, 똘레도는 안보기로 했기 땜에 아쉬운따나 동상이라도 보고 가려는 맘이었다. 쿠.

꽤 많이 걸어 가긴 했지만, 마드리드는 생각보다 작은 도시라 인포센터에서 얻은 마드리드 시내 지도 한장에 나와있는 모든 곳을 맘만 먹으면 죄다 걸어서도 다닐 수 있을 정도였음.(바르셀로나는 절대 무리. ^^;) 한참 걷다 도착한 마드리드의 에스파냐 광장은 아담한 공원 하나가 붙어있는 생각보다 작은 규모의 광장이었다. 관광객들도 많았지만, 애기 보다가 동네 마실 나온 듯한 할머니나 베이비 시터가 많아보였음. ^^;;

 


레티로 공원에서는 요정님의 음악으로 영혼을 달랬었는데(?), 에스파냐 광장에서는 '행운을 빌어요'. 제법 잘 어울려요. 

 

세르반테스

 

돈키호테와 산초.
외국애들은 참 동상 위에서 사진을 잘 찍는다.
말 위에 올라갈 기세의 사람도 많이 봤음. ^^;;

 

 

에스파냐 광장까지 둘러봤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이른거다. 음... 이젠 무얼 하지? 라고 고민하다가, 원래 어제 보려고 했지만 시간이 늦어져서 포기했던 스페인 왕궁을 구경할 시간이 될 것 같아 왕궁 쪽으로 고고. 스페인 왕궁, 아니 정확히는 '마드리드 레알 왕궁'은 공식적으로는 스페인 왕실의 거처이지만 실제로는 행사 때만 사용한다고 함. 행사가 없을 때 왕궁의 일부만을 일반에게 공개하는데, 물론 유료로...-_-;;; '레알' 왕궁이라는 어감이 조금 웃겨서 말할 때마다 재미있다. 그래 너 진짜 왕궁 맞거든~ ^^;;

시간이 남아서 구경 간 왕궁이지만, 생각보다 아기자기하게 볼 것도 굉장히 많았고, 오디오 가이드 없이도 각 방마다 상세한 설명이 기재된 안내판도 잘 되어 있어서 즐겁게 관람할 수 있었다. 유명 도자기 업체와 함께 꾸민 벽에서 천정에 이르기까지 화려한 도자기 세공품으로 이루어진 방이라던가(청소는 어떻게 할까??), 굉장히 아시안풍의 그림들로 꾸며진 방, 그리고 당시의 왕과 왕비의 이니셜을 딴 벽지를 바른(아니 이것은 옛날 버전의 '전용 벽지'가 아닌가! <- 아는 사람만 알 이야기.;;) 방들까지... 생각보다 아시아(중국일까 일본일까) 교류가 많았던 듯 했다. 장식품이며 그림까지 아시아 느낌이 물씬물씬 나는 방들이 한두개 쯤 있었으니 말이다.

중간중간에 관리인들로 보이는 분들이 각 방을 청소하고 계셨는데, 청소를 아무리해도 천정까지 할 수도 없는 노릇인데, 그 화려한 천정의 장식품들은 도대체 어떻게 청소하고 관리하는 걸까 진심 궁금해졌다. 관리비만도 보통이 아니겠어~ (아, 그래서 입장료를 받는건가? ^^;)

관람을 마치고 나오니 내가 들어갈 땐 없던 긴~ 줄이 기다리고 있어서 초큼 뿌듯. 아...인간은 왜 이런 것에 치사하게 행복을 느끼게 되는걸까. ^^;;;;

왕궁은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외관만 한 컷.
암튼 무지무지하게 넓은데, 사진으로는 잘 표현이 안되네...;;

 

 

왕궁이 숙소 근처라 슬렁슬렁 걸어서 숙소로 돌아왔다. 사실 어제 숙소에서 2인실은 하루만 쓸 수 있고, 다음날에는 방을 바꿔야 한다그래서 정리 깨끗이 하고 가방 잘 싸서 구석에 두고 왔는데, 떨리는 맘으로 '방 어디로 옮겨요?' 했더니 그냥 그 방 계속 쓰래! 우왕굿. 욕실 딸린 2인실을 혼자 쓰다니, 2인실인것보다 욕실이 딸린 게 넘넘 좋다.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_<

 

그리고나선 어제는 시간이 맞지 않아 못 갔던 '세계에서 젤 오래 됐다는, 헤밍웨이도 갔었다는, 새끼돼지 요리집'을 가보기 위해 8시까지 딩굴딩굴... 그리고 7시 반쯤 미리 줄을 서기 위해 식당으로 갔는데...그래서 거의 일등으로 들어가긴 했는데....

완전 예약 만땅이래!

ㅠ.ㅠ

예약 손님이 많은 것도 알고 있었고, 인기가 많은 것도 알고 있었지만, 솔직히 한 자리쯤은 있지 않을까 싶은 맘이었는데, 정말 완전 다 찼대! 흑. 냉정하게 'Completo' 한마디를 던지더니 눈길조차 주지 않더라. ㅠ.ㅠ

근데 이게 또 참 미묘한 기분이었던 것이...사실 이 날 오전부터 계속 일이 술술 잘 풀린다는 느낌이 있었던거라. 길을 찾을 때도 생각보다 헤매지 않고 잘 찾았다던가, 생각보다 기다리는 줄이 길지 않았다던가, 왕궁같은 경우도 예정에 없던 거였는데 기다리지 않고 잘 들어가서 생각보다 재미있게 보고 나왔다던가... 암튼 사람 맘이 간사한게 뭔가 하루종일 일이 너무 잘 풀린다 싶어서 오히려 좀 불안한 느낌도 없지 않았는데,(걱정도 팔자;;) 딱 저녁 때 식당에서 뻰찌(?)를 먹고 나오니까 아쉬움과 동시에 안도감도 조금은 드는거다. '그래, 이걸로 오늘 하루는 플러스마이너스 제로인거야' 라면서. 크...웃기지 아니한가...아~ 나도 늙었나보다~ 이런 생각을 하는 거 보면...^^;;; 암튼 내일은 또 새로운 날이어라~!!

그래서 무얼 먹을 것인가 한참을 헤매다가 '고기를 놓친 아쉬움은 고기로 달래겠다~'는 맘으로 고기를 팔 것 같은 식당을 찾아다녔는데, 아무래도 스페인에 도착한지 얼마 안되는 시점이라 그랬는지 선뜻 아무 식당에 들어갈 엄두가 좀 안나는 거다. 소심소심. 그래서 어찌하다보니 그냥 스페인의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들어가버린 나. ^^; 우리나라에는 없는 레스토랑 체인이라는 걸로 위안한다...(비굴한가!) 뭐, 가게 안이 시원하고 좋기는 했는데 먹는 내내 쪼금 아쉽긴 했었지. 게다가 여기서 마셨던 Tinto de Verano (여름 와인. 솔직히 상그리아랑 차이는 뭔지 잘 모르겠음 - 검색해보니 와인베이스는 같으나 만드는 과정과 재료가 다르다고 함. 뭐가 다르지? -_-a;) 한 잔에 갑자기 훅 가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 못 찾고 뱅뱅 돌다 식겁했던 기억이...-_-;;; 사실 분위기 잡을 겸 좋아보이는 까페로 자리옮겨서 하다못해 생오렌지 주스라도 한잔 하려고 했는데, 완전 정신 몽롱해져서 포기.

 

몽롱한 정신 속에 어제는 실망했었던 '산미겔 시장'이 아니었음 숙소 못 돌아올 뻔 했음. (산미겔 시장을 기준으로 겨우 숙소 방향 찾아냄) 이 날 이후로 혼자서는 절대 그냥 맥주, 그냥 와인을 함부로 안 마시게 됨. 그래서 클라라를 더 마시게 된 것도 있는 것 같다. (근데 클라라는 증말 맛있음!! 아...또 생각난다. 츄릅~ >_<) 

 

 

나를 물 먹인 Botin


 

어설픈 스테이크로 한 끼.

고기는 soso. 막판엔 좀 질겨서 턱이 아팠음.;; 

오른쪽의 와인 한잔에 마드리드에서 길 잃고 숙소 못 돌아가는 줄 알았음. 식은 땀 뻘뻘.;;;

 

 

이 나라가 아무리 열시가 넘어야 해가 지는 나라라지만 이 때까지 나의 시계는 아직 한국이라 9시가 되니 그저 집에 들어가 쉬어야 할 것 같은 퓌곤함이...호롤롤... 근데 이번 여행에서 한가지 새로운 점은, 보통 혼자서 여행 다닐 때마다 입맛이 없어서 잘 못 먹고 다녔는데, 이번 여행 땐 혼자서도 차~암 잘 먹으며 다녔다는 것. 아...한 여름에 살찌는 소리가 들린다들려...나는 왜 여름에 살이 찌는가...-_-;;


 

이렇게 마드리드에서의 하루 반 끝!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마드리드는 이틀 정도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는 도시인 것 같다. 새끼돼지 요리를 못 먹은 게 조금 아쉽지만,('껍질'이 맛있는 돼지요리라길래 한국 돌아가면 '껍질'이 맛있는 북경오리를 먹을테닷! 이라고 다짐) 만약 다시 스페인을 간다면 바르셀로나는 다시 가고 싶을 것 같은데, 마드리는 괜찮을 것 같음. 하하.

Adios Madrid~!



 

 

 

Posted by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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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España_120711 1/2

여행 / 2012. 8. 4. 21:23
마드리드에서의 둘째날, 그리고 실질적인 마지막날. 다음날은 아침 기차를 타고 그라나다로 가니께... 오늘 하루의 일정은 프라도 미술관 -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 - 에스파냐 광장의 세르반테스 동상 보기.

 

Hostal에서는 직접 아침을 주지는 않고, 근처 식당에서 아침을 먹을 수 있는 쿠폰을 준다.

 

몇가지 옵션이 있었는데 무난하게 크라상+오렌지 주스.
크라상 주문하는데 막 알 수 없는 스페인어로 길게 말씀하시는데...음...녜?? ^^;;
그러다 Tosta 한 단어 겨우 알아듣고 '아~ 구워줄까말까 물어보는거로군!' ^^;;
Tosta, por favor!
찰랑찰랑 가득 찬 오렌지 주스가 참으로 흐뭇하다. *^^*


 

프라도 미술관이 10시나 되어야 오픈을 하기 때문에 맘 급한 여행자는 프라도 미술관 근처의 레티로 공원에서 오전 한시간을 떼우기로 함. 레티로 공원은 생각보다 느무느무 큰 공원이라 들어서자마자 '헉, 나 여기서 잘못 했다간 길 잃을 것 같아.'라는 위기감에 긴장긴장. ^^;;;; 공원 안에 요런저런 관광 스팟(?)들만 조금씩 찍고 아침부터 이글대는 태양을 피해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냈다. 워낙 햇볕이 따가운 나라이다 보니 길과 공원에 나무를 심어 그늘을 만들어주는 것이 참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음.

레티로 공원에 대해서 알아간 것은 '유리 궁전'이라는 유리로 된 건물이 있다는 것 딱 한가지. 그래서 레티로 공원에 들어서면서 생각한 것은 '유리 궁전만 잘 찾아가자'는 거 하나였음. ^^;;

 

그러나 다 지워진 지도. 뭘 어떻게 찾아가란 말인가...T^T
(이 지도가 아니었나? 암튼 주요 위치 표시해둔 지도는 다 낡아서 안보이는 상태였음.;;;)

 

 

일단 길을 잃지 않도록 주의하면 둥글게 공원을 돌아보자는 맘으로 길을 나섰다. (이미 여유로운 관광의 자세가 아님. 이거슨 탐험의 자세. ^^;;;)

 

 

청설모도 막 있고...

 

광장도 막 있고...(여기 공원 맞아? -_-;)

 


음청 큰 호수도 막 있고...(배도 탈 수 있어!)
 

그러다 Palacio de Cristal 표지판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란! *.*



 

유리 궁전이 아니라 크리스탈 궁전이군효... 실제로 보니 별거없더라는 후기들도 많이 봤는데, 별로 기대를 안하고 봤더니 생각보다 오~ 하면서 봤음. 안으로 들어가볼 수도 있는 모양인데, 시간이 너무 일러서 들어가 볼 수는 없었음. 검색에 따르면 스페인 식민지였던 필리핀에서 들여온 고유의 식물과 동물을 전시하기 위해서 조성한 전시관이라고 함. 음...그러니까 '비닐 하우스' 용도였던 거로군! ^^; 런던의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영감을 얻어왔다고 하는데, 어쩐지 비슷하더라.;;;

 

 

 

요기가 크리스탈 팰리스

 

건물 바로 앞에 인공 호수가 붙어있는 특이한 구조

 

건물 중앙계단으로 바로 내려가면 호수로 퐁당~ 하는 구조. ^^;;

 

궁전 안. 흐미, 겁나 덥겠소잉~

비닐...아니 유리 하우스여...

 

 

유리 궁전을 보고 나니 '아, 여기서 볼 것은 다 보았어!'라는 편안한 마음. ^^; 슬렁슬렁 돌다가 프라도 미술관 방향으로 붙어 있는 작은 공원(공원 안에 공원이 또 붙어있는 것 같은 ^^;) 벤치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여유여유.

시간이 이른 오전이다보니(그래봤자 9시 넘었지만...유럽기준 이른 오전.;;) 가볍게 입고 조깅하는 사람 참 많았는데, 특히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 아니 그 따가운 햇살 아래서 웃통 훌렁 벗으시고 운동 하시는 걸 보고 있노라니... 참... 국경의 차이랄까. 뭔가 할아버지들 같지 않아! ^^;;;

 

 

우리 기준에선 꽤 큰 공원인데, 이것은 겨우 '공원 안 작은 공원'.
레티로 공원이 크긴 크구만~

 

이거슨 나무인가 브로콜리인가.

 

저 멀리 웃통벗고 산책하시는 멋쟁이 할아버지의 모습이 보일랑가.



 

프라도 미술관 방향으로 난 출구로 의기양양하게 나왔는데, 프라도 어쩌고 써있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더니 음...너무 조용해...건물도 너무 작아...이상하다이상해... 하고 있었더니 입구에 계시던 경비 아저씨가 역시나 '여긴 뮤지엄 아니야~'라며 익숙한 듯 대답하심. 역시 나같이 잘못 찾아온 애들이 촘 많은가봄. -_-;;; 흑...그럼 도대체 어디야~ 를 외치며 알려준 방향으로 서둘서둘. 디게 가까운 줄 알고 공원에서 막 여유부리다 나왔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미리 나설껄 그랬어잉~ 

 

 

공원 너머 보이는 저 건물인가! 했더니,

 

 

이거 아니래...;;;

 

이거였음...
근데 여기 예술 전공자 혹은 '종사자'는 무료 입장이라는데,
나 혹시 명함 내밀었음 무료 입장됐으려나?! 진정 궁금하다.

 

고야 동상



쬐금 헤매다 겨우 도착한 프라도 미술관. 도착해서도 뜬금없이 표사는 곳인줄 알고 줄 서 있던 곳이 표 끊고 나서 들어가는 입구였었어서 삽질 한번 하시고... 겨우겨우 표사는 곳으로 갔더니 흐미, 줄이 길고만...;;;; 그래도 생각보다 줄이 빨리 줄어들기는 했지만 10시 오픈이라고 여유부리면서 갔는데 표사고 들어갔더니 거의 11시가 다 되어있었음. ^^;;

스페인에는 아직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있는 곳이 없어서 오디오 가이드는 그냥 패스하고, 팜플렛에 나와있는 추천 명작들을 체크하면서 보기로 함. 프라도 미술관은 약간 런던 내셔널 갤러리 삘이였달까. 현대 미술로만 가득차 있던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보다는 재밌었음...;;; 찬찬히 둘러보면 서너시간은 본다고 하지만, 명작 위주로 보면서 지나갔더니 난 두시간도 못되서 관람 끝~ ^^;;;

프라도 미술관은 뭐니뭐니해도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이랑 고야의 '옷 벗은 마야', '옷 입은 마야'일텐데, 특히 '시녀들'은 바르셀로나의 피카소 미술관에서 피카소 버전의 시녀들도 볼 수 있었어서 좋았다. ^^ 그 밖에도 나의 관심을 끌었던 몇몇 작품들은 나중에 찾아보려고 열심히 적어가면서 다녔음.

 

 

 

The Garden of Earthly Delights

쾌락이라는 것을 표현한 방법이 마치 초현실 SF 만화를 그려놓은 것 같아 놀라웠다.
그 시절 상상력이 아닌 것 같은 느낌?

 

La Maja Vestida

난 왜 이 여인보다

 

La Maja Desnuda

이 여인의 웃음이 더 즐거워보였을까.
(남자들과는 다르게 너무나 쉽게 훌렁훌렁 벗겨버리는 여인들의 모습이 불편했던걸까?!)

 

 

Saint bernard and the virgin

일단 비주얼적으로 '헉' 했던 그림.;;;
설명을 찾기가 어렵네...

 

The garden of love

젊은 여인과 결혼하는 환희에 가득찬 루벤스 모습과는 반대로
슬퍼보이던 젊은 부인의 얼굴을 잊을 수가 없다. -_-;

 

 Maria Cristina De Bourbon, Queen of Spain

그림으로는 잘 안보이지만, 섬세한 레이스 표현이 아름다웠던 작품

 

 

The Duke and Duchess of Osuna and their Children

이것도 그림으로는 잘 안보이는데, 자세히 보면 얼굴과 눈이 비정상적으로 커서
마치 요시토모 나라 캐릭터같아보였던;; SF적 가족

Archduke Leopold Wilhelm in his Gallery in Brussels

꺄...저 그림 속 그림들을 그리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을까! 0.0

 



 

보통 마드리드에서 패키지로 본다는 '프라도-티센보르미네사-레이나소피아' 미술관 중에서 티센보르미네사는 건너뛰고 레이나소피아로 고고. 다행히 거기까지 가는 길에는 표지판이 잘 되어 있어 헤매지 않고 잘 찾아갔음. ^^;;

 

레이나소피아 미술관. 덧붙인 현대적인 엘리베이터가 인상적. ^^;
 

건물 자체에 손을 대지 않으면서 엘리베이터를 추가하는 아이디어.


엘리베이터가 압도적이라 건물 자체도 모던해보임. ^^;


그러나 레이나소피아는 현대미술관이었던 것임. 아... 어렵다어려워...;;; 레이나소피아에서 든 생각은 단 한가지. '내가 6유로를 내고 게르니카를 보러 왔어...;;;' 사실 게르니카 하나만 봐도 아깝지는 않긴 하지만, 6시 이후에는 무료 개장이 되는 레이나소피아 특성상, 6시 이후에 무료로 관람해도 크게 무리는 없을 것 같기는 했음. 그러나 게르니카는 예상보다 압도적이면서 슬픈 느낌이 강해서 한참을 보다 왔음. 그 큰 그림을 괴로운 마음으로 그려나갔을 피카소의 심정과 감정이입되는 것 같아서 좀 슬펐다. ㅠ.ㅠ

레이나소피아 관람을 마치고 늦은 점심 시간. 밥을 어디서 먹을지 고민하다 마드리드에서 유명하다는 츄러스 집을 가보고 싶었던 계획이 떠올라 고민. 내가 과연 밥을 먹고 또 츄러스를 먹을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서 결국 츄러스로 점심을 떼우자는 결론을 내렸음. 이젠 츄러스를 먹으러 고고~





 

Posted by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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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España_120710 2/2

여행 / 2012. 7. 28. 15:49

원래 계획은 왕궁을 가볼까 했었는데, 방에서 딩굴거리다 시간이 좀 늦어져서 왕궁은 포기. 그냥 시내 구경이나 해야겠다~ 싶은 맘으로 길을 나섰는데, 크...역시 나의 길치본능은 여전히 살아있어... 도대체 길을 모르겠어...게다가 비행기에서 이십여시간, 이동까지 생각하면 꼬박 하루를 씻지도 못하고 선크림 등의 대비를 제대로 못하고 겁도 없이 밖으로 나갔더니만, 첨으로 경험하는 스페인의 강렬한 햇살은 내 뺨과 팔을 마구 때리는 듯한 느낌이! (정말 살이 '뜨거운' 느낌이 아니라 햇살이 팔뚝을 찰싹찰싹 '때리는' 느낌이었달까? 막 따갑고 아파! -_-;)

 

마드리드에 도착한 첫 날. 첫 시내 구경에서 내가 느낀 건. '아, 이 나라는 반팔을 입으면 안되는 나라구나.' 라는 것. 아니 이 뜨거운 햇살 속에서 어떻게 다 벗고 다니지?? 타죽으려고 작정했나?? 뭐 이런 생각들. 아니 이건 뭐... 햇빛에 타면 tanning이 아니라 burning이 되는 지극히 개인적인 나의 피부 특성에 근거한 결론이기는 하지만서도...;; 암튼 그래서 도착하자마자 긴팔 얇은 셔츠를 하나 구입해버렸음. 그리고 여행 내내 여름용 가디건 장착. 팔없는 티셔츠와 마이크로미니 숏팬츠를 차려입은 외쿡 아이들 사이에서 나 혼자 가을이야~ 그래도 어쩔 수 없어~ ^^;;;

 

사실 마드리드는 미술관 빼고 기억에 남는 건 별로 읎다. 개인적으로 무슨무슨 광장 이런 거에 크게 감흥을 받는 성격이 아닌가봐. 그리고 혼자 간 여행에서 '광장'같은 것들은 소매치기들이 모이는 곳! 이라는 위기감이 강해져서 오히려 다른 곳을 다닐 때보다 더더더 긴장하고 다니게 되는터라 즐겁고 여유롭게 관광할 마음이 안든다. 그리고 솔직히 '광장' 자체는 별로 볼 게 없는 것도 사실이고...^^;;

 

여기는 마요르 광장.
4면이 모두 막힌, 우리 입장에서 보면 낯선 구조의 광장

 

그림이 그려진 외부 벽면이 특이함.
(물론 내가 찍은 발사진으로는 제대로 확인할 수 없음.;
전반적으로 사진은 '잘 찍으려고'한 게 아니라 '단순 기억용'으로 찍은거라...;;;)


펠리페 3세의 청동기마상이라고 함.

펠리페 3세 동상의 궁뎅이 부분에 있는 출구가 숙소 방향이야!
(마요르 광장에서 나한테 젤 중요했던 포인트! ^^;)


  

시간은 이르지만 긴 비행으로 피곤했던터라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오늘 하루는 일찍 마감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밥을 먹을 곳을 찾아다녔다. 마드리드에서 젤 유명한 '세계에서 젤 오래된 식당'이라는 새끼돼지 요리집을 찾아갔더니 저녁 시간은 8시부터 시작한대! (그 때 시간 대략 6시 조금 전) 컥... 내일 다시 와봐야겠다고 다짐하며 다른 곳을 찾아헤매다 결국엔 '저렴한 하몬 가게'로 유명하다는 곳에서 가볍게 보까디요 델 하몬(하몬을 넣은 바게트 샌드위치)로 저녁을 해결. 악, 근데 가격이 겨우 2.6유로! 어머, 스페인은 아름다운 곳이었어...*.*

 

유명한 관광명소라는 산미겔 시장.
근데 느무 깔끔한 유리 건물 속 시장이라 좀 실망.
여기서 저녁을 먹을까 싶었는데 그냥 구경만 좀 하다 나왔음.

 

 

가게 이름 들어본 곳에서 먹자먹자. Museo del Jamon. 

 

사진으로는 모르지만, 꽤 큰(서브웨이 샌드위치 Full Size 정도 되려나?)

보까디요랑 생오렌지주스가 겨우 2.6유로!

앙...맛도 있고 기분도 좋아졌어...^^;

 

 

그렇게 저렴하게 저녁을 해결하고 조금 일찍 숙소로 돌아와 일찌감치 잠을 청했다. 10시가 넘어야 해가 지는 스페인의 특성상 밖은 대낮인데 내 맘은 한밤중. ^^; 그래도 첫 날은 이렇게 조금 일찍 자주면 오히려 시차적응도 잘 되고 좋더라규.

 

이렇게 간단하게 스페인에서의 첫 날은 마무리. 사실 마드리드는 도착해서 적응이 덜 된 상태에서 다녀서 스페인의 거리에 적응하느라 버벅댔던 기억이 많다. ^^; 그리고 생각보다 작은 도시였고... 그래도 거리 곳곳에 소매치기가 드글대는 초초초 무서운 곳인줄만 알았던 스페인이 생각보다는 다닐만한 곳이라는 약간의 안도감을 가지게 되었던 하루였음. 쿠쿠쿠.

 

Posted by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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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España_120710 1/2

여행 / 2012. 7. 28. 14:56

스페인을 가고 싶다고 생각한 건 이미 수년 전이지만, 혼자서 유럽을 간다는, 그것도 위험하다고 소문난 스페인을 혼자서 갈 엄두가 나지 않아 계속 미뤄왔었다. 그런데 작년 런던/파리를 혼자 다녀오고 나니 약간의 자신감이 생겼달까. 음, 유럽도 사람사는 곳이군. 이라는 맘으로 봄부터 여행 준비 시좍. 사실 상반기에 느무 피곤해서 더운 곳보다는 시원한 곳을 갈까 싶은 맘도 살짝 들어서 북유럽 쪽도 알아봤는데, 내가 생각보다 북유럽에 대해 아는 게 없는거라! 아는 게 없으니 준비하는데 지루한거라! -_-;; 음... 역시 북유럽은 오지은씨가 핀란드 책 내면 가야겠음.

봄부터 비행기를 알아보고 어쩌고 했는데, 정말 생각보다 상반기에 일이 많아진데다, 예정보다 일들이 조금씩 늦어져서 결국은 출발하기 직전까지 일을 쌓아두고 알바와 프리랜서에게 2주치 일을 미리 요청해두고 떠나는 일이 발생하고야 말았음. 크... 몸도 퓌곤해서 출발 일주일 전까지 '기냥 확 취소해버려?' 막 이런 생각까지 들었으나 비행기에 기차에 숙소에... 취소하면 날아가는 돈이 얼마냐 싶은 맘에 그건 그냥 생각만. ^^;;

카타르 항공은 가격도 저렴하지만 현지에 도착하는 시간이 낮인 게 맘에 들었음. 새벽에 출발하는 것도 생각보다 편리했고... 암튼 공항버스 막차 바로 앞차를 타고 공항으로~ 여름휴가다~

 

왜 이런 건 촌스럽게 꼭 찍고 싶은걸까. ^^;;;;
(게다가 다 흔들렸네.;;)
무려 '삼계탕'임. 생각보다 괜찮음.

 

이건 그냥 죽.
근데 올 때 먹은 기내식까지 다 떠올려보면 죽이 젤 맛있었던 것 같아...;;;

 


오랜만에 국적기가 아닌 외국항공사 비행기를 타보는구낭... 첨으로 타보는 카타르 항공은 비행기 자체는 쾌적. 자리도 좁지 않은 편이었던 듯? 근데 타자마자 BG로 들리는 이국적인 음악이 미묘... 뭔가 타국으로 떠나는 느낌이 들어야하는데 BG가 느무 이국적인 중동 음악이라 내가 지금 타국에서 비행기를 탄 것 같은 착각이...막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야할 것 같은 느낌이랄까...^^;;;;

대략 열시간이 좀 넘는 비행을 한 후 카타르 도하에서 환승을 하는데, 도하는 환승이 좀 그지같았음. 환승과 도착 등의 터미널을 컬러로 구분해놓은 아이디어는 좋았고 찾기 편하긴 했는데, 한번 비행기에서 내리고 다시 탈 때마다 버스를 타고 30분은 이동하는 것 같았음. 비행기를 느무 멀리 세워줘! 그래서인지 약 3시간 가량의 환승 시간이 금세 지나가더란.;;;

 

 

환승을 위해 도하에서 기다립니다.
나는 겨우 3시간을 기다리지만 오래 기다리는 사람도 많은지
바닥에 누워 자는 사람도 많더라

 

다시 탄 비행기가 초큼 더 좋아보인다.

 

또 사육당하기 시작.

 

환승까지 총 20시간 정도의 비행에서 밥 4번 먹음...;;;



비행기 안이 무지 추워서 담요를 두개씩 온 몸으로 돌돌 감고 있었던 것만 제외하면 즐거운(?) 비행이 끝나고,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 도착. 크... 도착하자마자 한가지 멘붕 사건은, 여행을 준비하면서 하도 소매치기가 많다고 하길래, 들고다닐 가방에 아예 자물쇠를 채우고 다녀야겠다 싶어서 작은 자물쇠를 준비했었다. 그런데 일단 짐을 부치면서 그 자물쇠를 부치는 캐리어 앞주머니에 매달고 부쳤는데, 마드리드 공항에 도착해서 보니 그 자물쇠가 없어진거라! 누가 일부러 떼간 것 같지는 않고, 작고 헐거운 자물쇠여서 이리저리 치이다가 저절로 떨어져나간 모양. 그러나 그 자물쇠를 가방(들고다닐 가방)에 달고 다닐 예정이었던 나는 멘.붕. 악, 이젠 소매치기의 위협에서 내 가방을 어떻게 보호하지??!! ㅠ.ㅠ

잠시의 멘붕에서 맘을 추스리고, 캐리어의 네임택에 붙어있던 작은 똑딱이 줄 같은 것을 떼어 내 가방 지퍼고리를 묶었고, 여행내내 그렇게 다녔다. 아...이가 없으면 잇몸이여...;;; 비록 내가 내 가방을 열고 닫는 게 조금은 불편했지만, 내가 열기 불편하면 소매치기도 열기 불편한겨~!

캐리어를 찾고, 가방에 줄을 묶고 긴장 빡! 하고 공항을 나섰다. 아...이 순간은 언제나 긴장되는 순간. 뭔가 온갖 위험으로부터 나를 보호하겠다는 강렬한 의지를 마구 내뿜으며 출발선상에 서는 긴장된 순간이지.

힘들게 공항버스 타는 곳을 찾아 무사히 탑승한 뒤, 다시 지하철을 타고 예약해둔 Hostal에 도착. Hostal은 호스텔이라기보단 여관...이랄까. 겁을 먹고 준비하기 시작한 스페인이었던터라 첫 날부터 여러 사람과 부대끼고 싶지 않아서 Hostal 1인실을 예약했는데, 도착했더니 내 앞에 한 외국인이 예약이 잘못 되서 방이 없다는 거다! 헉... 이 Hostal은 영어가 안 통하기로 유명한 곳이라서 그 외국인 아가씨도 옆에 스페인 총각의 어설픈 통역에 겨우 의지하여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는데... 뒤에서 내 맘은 쪼그라들고 있었음. ^^; 저기..제 예약은 멀쩡한 건가효...??!!

다행히 내 예약은 무사히 살아있었고(?) 게다가 사람이 많아서 오늘 하루는 2인실을 혼자 쓰라는 거다! 옹! 2인실에는 방 안에 욕실까지 딸려있음. 꺄~

도착하자마자 연락을 기다리고 있을 가족들에게 카톡 한 방 날려주고(정말 좋은 세상. ^^;;) 슬슬 무얼할 것인가 고민... 마드리드에서는 하루 반만 있는 일정이고 다음날 하루는 Full로 미술관을 다니기로 맘 먹은 터라 첫 날 일정은 완전 Blank였던터라...기냥 일단 나가보기로 함.

 

공항 버스 안. 갑자기 올라버린 공항버스비 때문에 타는 사람들 막 당황하기도 했음. ^^;
2유로에서 5유로로 급상승!

 

깔끔한 Hostal 내부.
침대 두개 다 내꺼다~ (뭔가 좋은데 슬퍼..;;;)

 

깔끔한 욕실

 

 

무려 Amenity 물품까지 구비!
(비누는 챙겨뒀다 끝까지 참 잘 썼었지.)

TV도!
(근데 아무리해도 TV켜는 법을 모르겠더라는 거. 결국 못 켜봤음.;;
그라나다에서도 끝까지 TV 켜는 법을 못 찾았었지...;;)



아니...겨우 도착하기까지 쓴 건데 뭐가 이리 긴가. -_-;; 일단 여기서 끊어야겠군. 마드리드 도착기 끝.

 

Posted by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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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España_Prologue

여행 / 2012. 7. 22. 23:45

 

햇살엔 세금이 안 붙어 참 다행이야. 그랬다면 스페인 사람들은 햇살세로 파산했을 듯~ ^^;;;

 

10박 11일의 스페인 여행

 

마드리드-그라나다-바르셀로나.

 

숙소 제외 평균 1일 예산 80유로.
(한끼는 제대로 먹고 한끼는 대충 먹는 패턴)

 

다행히 사건, 사고 없이 무사히 컴백. 감사합니다.

 

Posted by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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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London_Paris_110716

여행 / 2012. 2. 26. 12:36

 


[명문 대학, 스케일이 다르다!]

이 날은 신세를 지던 런던 언니네 식구들과 캠브릿지 여행. 집에서 2시간 반 정도 걸리는, 생각보다는 가깝지 않은 외곽이었다. 옥스포드랑 양대 산맥을 이루는 대학가. 옥스포드는 가보지 않았지만, 먼저 옥스포드를 가봤던 런던 언니 말로는 캠브릿지 쪽이 좀 더 차분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라고 한다.

캠브릿지 대학교라고 하길래 우리나라처럼 '캠브릿지 대학'이라는 학교가 있는 줄 알았더니, 캠브릿지 대학 안에 많은 칼리지가 있고, 나름 그 칼리지들이 레벨이 있어서 캠브릿지 내에서 어느 칼리지를 나왔느냐에 따라서 외부에서 보는 수준은 또 달라진다고 한다. 옹...몰랐네그려...

대학가인데다가 주말이라 캠퍼스를 구경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아서 우리가 도착했을 때 쯤에는 이미 모든 캠퍼스들이 문을 닫은 상태였다. 그래도 밖에서만 보더라도 학교가 아니라 무슨 성(城)같은 건물의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이건 그냥 학교가 아니라 해리포터의 호그와트? -_-; 호그와트가 특별한 건줄 알았더니 여기 학교들은 기냥 죄다 그렇게 생겼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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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내부를 보지도 못하고해서 언니네 식구들과 배를 타기로 했다. 캠브릿지에서 배를 타는 건 Punting이라고 부르는 모양인데, 나름 유명한 탈거리인 모양. 캠브릿지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었던 나는 그냥 언니네가 하자는 것을 따라할 수 밖에. 그래도 거기까지 갔는데 남들 다 하는 걸 못해보고 왔음 아쉬웠을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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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한시간 정도의 뱃놀이를 하며, 여유롭게 학교 구경을 할 수 있었다. 시간이 늦어 보지 못했던 학교 내부를 배를 타면서 조금은 엿볼 수 있었고, 날씨가 화창해져서 새파란 하늘 아래 잠시나마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비가 내린 후라 배의 바닥이 축축해서 내릴 때보니 엉덩이가 다 젖어버렸으~ ^^;;;

캠브릿지를 떠나서 잠시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주말 거처인 윈저성으로. 역시나 시간도 늦고 이때부터 해가 떨어지면서 갑자기 너무너무 추워져서 성 밖에서 사진 한장 달랑 찍고 왔지만, 혼자서는 절대 못 왔을 곳을 언니 덕분에 보구 왔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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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저성 근처의 명문 사립학교 이튼 스쿨을 잠시 구경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빡세게 근교를 다녔던 하루. 이 날 저녁 땐 한국 식당에서 고기를 사다가 바베큐를 해주었던 것 같은데, (날짜가 가물가물하다. 이 담날이었던가? -_-a;;) 사진을 안 찍어서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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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토요일 하루도 지나감.
Posted by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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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London_Paris_110715 2/2

여행 / 2012. 2. 18. 10:07

세인트폴 대성당.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결혼식이 있었던 곳
재미있는 건 점심시간에 대성당 여기저기서 주저앉아 점심을 떼우고 있는 직장인+관광객들.
오래된 유적과 캐주얼한 식사가 공존하는 조금은 희한한 느낌이었다.

힘들게 찾아들어간 세인트폴 대성당은 사진 촬영이 불가...였던 듯? 근데 이게 참 희한한 느낌인 것이, 내가 카톨릭 신자는 아니지만, 여기는 정통 로만 카톨릭도 아닌 성공회 성당이지 않은가.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짝퉁'스럽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는거다. ^^;;; 도대체 이것은 무슨 종교인걸까...-_-a 게다가 이것들이, 훔쳐온 유물들은 돈을 안 받더니 지네가 만든거는 입장료 독하게 비싸게 받아! 대성당 입장료 14.5파운드! 참나...내가 진짜 직장인이니까 들어가서 한번 봤다만 학생이었다면 안봤어...-_-;;; 웅장한 내부와 각국 언어의 오디오 가이드로 관람할 수 있게끔 해놓은 정성은 갸륵하다만....(근데 오디오 가이드 짱 지겹게 설명해! -_-;)

성당 내부 계단을 통해서 윗층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하고, 분명 위에서 보고 있는 사람들을 보긴 했는데, 올라가려고보니 보이는 계단들은 모두 막혀있어서 다른 데가 보이면 올라가지뭐...하다가 올라가는 걸 잊어버렸다. -_-; 윽...비싼 돈 내고 들어갔구만...아깝다아까워... 기왕 돈 내고 들어갔음 올라가보면 좋을 듯. 성당의 백미는 화려한 천정이니까.

이 곳 역시 지하에 윈스턴 처칠과 넬슨 제독 등의 유골을 모시고 있는데, 미이라를 보던 때처럼 역쉬나 지하는 뭔가 으스스하더만...^^;;;

그렇게 세인트폴 대성당을 관람하며 다음 코스로 잡은 건 바로 일직선으로 연결된 밀레니엄 브릿지를 건너 테이트 모던! 쉽게 찾을 줄 알았던 세인트폴을 무지 헤맸기 때문에 성당 안에서 지도 어플을 유심히 살피며 밀레니엄 브릿지로 가는 길을 열심히 연구한 후에 길을 나섰는데...

이 광경이 펼쳐졌을 때의 기쁨! 악, 이번엔 헤매지 않고 찾았어! >_<


고민이 무색할 정도로 바로 뒤를 돌아보니 나오는 밀레니엄 브릿지! ^^;; 악...다행이긴 한데 힘들게 고민한 내가 뭔가 우습다. ^^;;

2000년 밀레니엄을 기념하기 위해 야심차게 만들었지만 만들고 났더니 다리가 막 흔들려서 무려 2년의 보수 공사를 거쳐 노만 포스터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던 다리. 사실 디자인도 뭣도 별건 없지만 (거킨의 임팩트를 따라가지 못해~) 세인트폴과 테이트 모던을 바로 연결해준다는 의미에서 오히려 더 큰 관광명소로 자리잡은 게 아닐까 싶다. (원래 목적은 그게 아니었던 것 같지만 ^^;) 비록 짧은 템즈 강이지만 강 위를 가깝게 걷는 재미로 한번쯤 지나가볼만한 다리. 뭐, 지나가는 강변 주변이 그렇게 멋진 건 아님. 크크크... 보는 재미가 있는 건 세인트폴->테이트모던 방향보다는, 테이트모던->세인트폴 방향이 더 멋진 듯. 세인트폴의 웅장함이 도시와 어우러진 모습을 볼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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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렇게 힘들게 찾아간 테이트 모던은, 일단 내가 진이 많이 빠진 상태였던데다가, 다른 갤러리나 뮤지엄과는 다르게 현대 미술 위주의 자유분방한 분위기(=어린 학생들이 그 어떤 갤러리보다 바글거림 -_-)라, 기냥 한번 쓰윽 훑어만 보고 바로 나와버렸다. 끄응...벼...별로 재미가 없더라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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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 날은 여행 중 유일하게 날이 좋았던 때라, 목이 타는 갈증에 오렌지 주스 하나 사들고 목,금,토요일만 열리는 버로우 마켓을 보러 고고~! 길을 찾는 걸 걱정했지만, 버스나 지하철로 가기엔 애매하고 테이트모던에서부터 표지판이 잘 되어 있어서 그것만 따라가면 쉽게 길을 찾을 수 있었다. 이것이 런던의 힘! 진짜 파리에서는 이노무 표지만이 제대로 안되어 있어서 어찌나 고생했던지. -_-+ 암튼 런던은 주요 관광지에 대해선 착실하게 안내판이 되어있었고, 길을 헤맬만 하면 안내판을 찾을 수 있어 쉽게 길을 찾을 수 있었다. (나같은 길치 방향치가!)

그렇게 찾아간 버로우 마켓은 일반 '벼룩 시장'보다는 '먹을거리 시장'으로, 나의 가장 큰 에러는 배가 부른 상태로 여기를 와버렸다는 거다. 끄응...ㅡ.ㅜ 아쉽다... 치즈나 케이크, 샌드위치나 조각 피자, 즉석 파스타 등등 재미있고 아기자기한 먹을거리가 많은 시장이었다. 역시 리뷰에서 '밥 먹지 말고 가세요~'라고 할 때 말 들을 껄...사실 도저히 그렇게 일정이 안나와서 어쩔 수 없긴 했지만, 너무 배가 부른 상태로 간 것은 조금 아쉽긴 했다. 배 부른 상태에서의 버로우 마켓은 기냥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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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간 곳은 많은데 휙휙 보니까 아주 시간이 안가는구나~ ^^; 버로우 마켓을 떠나서 향한 곳은 타워 브릿지. 여기도 버스나 지하철을 타기엔 애매해서 도보로 고고. 아...이 날 진짜 많이 걸었다...-_-;;;

타워 브릿지는 야경이 죽인다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야경 보려다 야경과 함께 장렬히 쓰러지겠더라...-_- 그래서 기냥 벌건 대낮에 봤다. 근데 '런던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라고는 하지만, 뭔가 미묘한 것이 고풍스런 양식의 다리에 하늘색의 모던한 컬러를 덧붙여놔서, 어딘지 모르게 현대적인 느낌이 더 강하게 드는 다리였다. 음, 이래서 다들 '야경'이 멋지다고 하는 거구나...라고 혼자 납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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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브릿지를 건너면 바로 런던탑이 나온다. 런던의 가슴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라고 하는데, 들어가면 단두대와 고문 기구, 왕실 보석 같은 것이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근데 일단 지치기도 했거니와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입장도 끝났더라. (이 나라는 암튼 뭐든 참~ 일찍 끝난다.) 기냥 밖에서 사진 한장 찍고, (여기도 물론 들어가려면 세인트폴 대성당보다 더 비싼 16.5파운드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주변 기념품샵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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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렇게 걸어걸어 런던탑까지 갔건만, 아직도 해는 중천에 떠있고... 그냥 들어가기는 아쉬워서 소호 쪽으로 가서 쇼핑이나 할까 싶은 마음에 버스를 타고 소호로 향했다. 버스 타는 곳 까지도 무지 삽질하며 갔는데, 역쉬 소호에 도착해서도 음청 헤맸음. 내가 찾던 쇼핑의 거리 소호는 어디를 돌아봐도 보이질 않고~ 갑자기 비는 막 내리고~ ^^;;;

겨우 찾은 위타드와 포트넘 앤 메이슨에서 티를 몇가지 구입할 수 있었다. 위타드는 과일같은 걸 직접 말려서 만든 허브티와 핫초콜렛 등의 어레인지가 가미된 티가 많고, 게다가 세일중! 한국에서 사면 대따 비싼 위타드 핫 초콜렛 큰 통이 막 2+1 행사 중인데... 역시나 부피가 부담스런 여행자 입장 + 한 통이 너무 커서 3통 사면 곰팡이 필 때까지 못 먹을 기세. 다 먹으면 10kg 찔 기세... -_-; 아... 사와서 팔 껄 그랬나. ^^; 근데 여기서 샀던 허브티는 좀 더 많이 사올껄 좀 후회된다. >_< 런던 언니 한국 나올 때 부탁할 수 있음 부탁해야징.

포트넘 앤 메이슨은 고급시련 분위기의 애프터눈 티세트가 유명한 곳이기도 한데, 혼자 가서 뭔 재미로 3단 트레이에 티세트를 먹남...가격도 가격이지만 (애프터눈티세트는 1인당 36파운드 정도?) 보통은 둘이 가서 애프터눈티세트+티 하나 추가해서 먹는다는 양도 부담시려... 아쉽긴 하지만, 애프터눈티세트는 담에 홍콩에 가게 되면 먹어봐야지. (홍콩은 한번쯤 다시 가보고 싶은 도시. ^^) 암튼 위타드랑은 다르게 정통 홍차 위주의 분위기라 나같이 카페인 걱정하는 사람은 포트넘 앤 메이슨에선 별로 살 게 없더라. 민트 컬러의 패키지는 예뻐서 하나 사오긴 했다만...저 잎차를 언제 다 먹을꺼여...-_-;; (미니 사이즈같은 건 있지도 않아! -_-;)

요렇게 티 쇼핑을 마치고 돌아가려는 길에... 또 뻘짓을...-_-; 분명 런턴탑에서 소호로 오는 길에 차창 밖에 '챠링 크로스'역을 지나쳤는데, 그 역에서 숙소까지 한번에 오는 기차가 있는 걸 알고 있었기에 소호 구경을 마치고 그 역까지 걸어가서 한번에 가야지! 하며 역을 찾아나섰다. 근데 가도가도 나오지 않는 역... ㅠ.ㅠ 가다보니 무려 웨스트민스터까지 와버리고 만 것이다! 으악...이거...꽤 먼 거리다...-_-;;;

암튼 의도치 않게 빅밴과 국회의사당을 구경한 나. ^^; 사실 빅벤도 이게 빅벤 맞나...? 하면서 주섬주섬 사진 한장 박고, 빅벤 바로 옆에 붙은 게 웨스트민스터 사원인줄 알고 오...웅장해웅장해...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옆에 붙은 웅장한 건물은 국회 의사당이고, 건너편에 초라하게 공사중이던 교회 건물이 웨스트민스터 사원이라네? ^^;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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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숙소까지 한번에 가려던 나의 계획은 무산되고, 웨스트민스터역이라도 찾은 게 어디냐 싶어 한번 갈아타서 집까지 무사히 돌아갔다. 런던 지하철은 참 찾기 쉽게 되어 있어서 좋다. (걱정했던 파리 지하철도 그렇긴 했지만)

암턴 이 날은 참 많이 걷기도 걸었구나. ^^; 런던 관광 코스 절반은 찍은 것 같네. 사실 이번 여행에서 큼직큼직한 관광 스팟은 대부분 잘 찍고 와서, 다음에 또 갈 기회가 된다면 그땐 조금은 마이너하지만 가보고 싶은 곳들을 잘 찾아서 가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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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2012. 2. 11. 23:13
2011년 7월 15일 금요일.

[British, Not British]



역사적인 런던 관광의 첫 코스는 브리티시 뮤지엄! 아침부터 사람도 차암~ 많더라.

외관만 딱 봐도 'British'는 아니긴 하다. -_-;


이 곳의 유물은 대개가 이집트, 그리스 등지에서 '가져온' 것들이 많다. 가장 유명한 관도 이집트, 그리스관. 제대로 보면 하루종일도 본다지만 뭣허러...-_-; (그리고 솔직히 제대로 보면 오래 걸릴 박물관으론 루브르가 짱이겠더라. 거긴 제대로 보면 2-3일은 걸린다던데?) 오디오 가이드를 빌리는 줄이 넘 길어서 짜증나서 기냥 관람에 나섰으나 흐미...여기가 어디며 이것들은 다 뭐다냐... -_-;;;;;

그 때 불현듯 생각난 것이 여행 까페에서 누군가 추천해준 미국인 여행가의 Podcast. 혹시나 싶어서 다운받아 갔는데 완존 훈늉했음. 딱 두시간짜리 음성 가이드로 볼만한 것만 골라서 잘 볼 수 있었다. 게다가 한 챕터가 끝나고 다른 관으로 이동할 때 '이 관을 나서서 오른쪽으로 유턴하면 X관이 있으니까 거기로 가~'라며 가는 방향까지 설명해주니 나같은 길치 방향치에겐 고마울 따름. 암튼 두시간여동안 유명한 곳만 골라서 보고 나왔다. (아, 근데 이 사람 음성 가이드는 브리티시 뮤지엄 빼고는 다 별로였다. 루브르랑 오르세도 다운받아 들었는데 영~ 별로였음) 한국관도 있다고 하지만 별로 볼껀 없다길래 패스. 뭐 굳이 여기서까지 많이 봤던 걸 볼 필요가...게다가 제대로 안 해놨다고 해서 더 보기 싫었다...-_-;;


가이드북에 많이 나오는 내부 전경
(사실은 역광 작렬...-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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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암 뒷맛 씁쓸했던 브리티시 뮤지엄. 넘의 나라 소중한 유물들 가지고 뭐하는 짓이래? -_-;; 우라나라 유물들도 가지고 내놓지 않는 유럽인들의 사고방식에 유쾌하게 볼수만은 없었던 관람이었다.

다음 코스는 세인트폴 대성당. 근데 아무리 가도가도 지하철역을 못 찾겠어! 흑흑, 여긴 어디여~~ 를 외치며 뱅뱅 돌다가 겨우 찾은 버스 정류장. 버스는 어려워~ 라고 쫄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보기 쉽게 해놓은 버스 표지판 덕분에 버스를 타고 대성당으로 고고. 런던의 명물! 2층 버스의 윗층으로 올라가 분위기있게 시내 구경을...이라고 생각했으나 앞자리의 수다스런 일본인 관광객 두 분 땜에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 를 되뇌이게 했던 버스 관광. -_-;;


브리티시 뮤지엄 앞.
앉지 마세요~ 라고 되어있지만 사람들이 깨알같이 앉아있다. -_-;


세인트폴 대성당까지 가는 길은 그야말로 험난. 분명 맞는 방향 버스는 탔는데, 다음역 표지도 잘 보면서 왔는데, 지나쳐버렸어! -_-; 내려서 다시 낑낑대며 반대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찾아타니, 출발할 때도 '대성당까지 10분'이란걸 보고 탔는데, 왜 여기서도 '대성당까지 10분'이라는거야? -_-; 난 얼만큼을 지나친거야...도대체 워디여...ㅠ.ㅠ

그렇게 헤매던 지역은 Bank 지역으로, 런던! 하면 떠오르는 거킨 빌딩 근처의, 월스트리트마냥 영쿡의 정장 차림을 한 멋찌구리한 직장인들이 지나다니는 세련된 거리였으나, 점심 시간에 길을 헤매던 나는 그들 사이를 지나다니며 얼굴만 붉히고 있었네...*>_<* 부끄러부끄러...

막상 찍은 사진이 없어서 요건 구글링으로 찾은 이미지
'오이지'라는 별명의 아주아주 유명한 건물이지요.


그리하여 겨우 찾은 세인트폴 대성당 앞은 점심 시간에 맞춰 어디든 앉아서 샌드위치로 점심을 떼우고 있는 런더너들로 바글바글... 일단 나도 뭐부터 먹자 싶어서 오기 전부터 가고싶어서 벼르고 있던 까페로 고고~ 걸쭉한 핫 초콜렛이 유명한 이 곳에서 샌드위치와 핫 초코를 시키자 점원이 '핫 초콜렛이라고?'라고 되물으며 어이없다는 듯 쳐다봤음. 이 날이 여행 중 유일하게 땡볕이 들던 한여름 날씨였거든...-_-;;; 흥, 난 그거 안 먹을꺼면 여기 오지도 않았어! 라고 비웃으며 당당하게 주문하고 앉았으나... 사실 좀 덥긴 덥더라. ^^;


걸쭉한 핫초코가 너무너무 궁금해서 일부러 찾아간 곳
예상만큼 진하고 걸쭉한(이거슨 초코죽!) 핫초코가 맛있었지만,
('마신다'라는 개념이 불가능한 ^^; 숟가락으로 퍼먹어야 되고 중간중간 잘 저어줘야 했음)
겨울이었다면 더 맛있었을 듯. ^^;
그래도 맛있고 배불렀음! ^^b (샌드위치는 soso!)





목이 메일 정도로 걸쭉한 핫 초코 한잔을 다 비우고 나오니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서 사람들이 좀 한산해졌더라. 그리하여 힘들게 찾은 세인트폴 대성당 안으로...


Posted by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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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London_Paris_110714

여행 / 2012. 2. 8. 21:26

2011년 7월 14일 목요일.

[쌈밥은 甲]


인천에서 런던으로. 런던에 아는 언니가 살게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언제 런던을 가보리!' 싶어서 미리부터 서둘서둘 준비한 휴가. 나중에 얘기 들어보니 비행기표도 제법 싸게 잘 산거드만. 클클클. 뿌듯뿌듯.

성수기의 시작 쯤인데다, 내가 출발할 때도 한국은 계속 비가 내리고 있었기 때문에 서둘러 공항으로 출발했는데 생각보다 차는 안 막히고 생각보다 공항에 사람도 없었다. -_-;;; 뭐, 서두르는게 늦는 것보다는 낫지. 그리고 내가 출발할 게이트 근처에 네이* 라운지가 있어서 긴 시간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었다.

대한민국은 인터넷 강국입니다.


아시*나는 장거리로는 처음 타보는 듯? 오랜만에 타는 비행기는 여전히 좁고 답답했다. 정말 덩치 큰 남자분들은 장난이 아니겠어... 암튼 비가 내리며 30분 정도 이륙이 지연된 비행기는 2시 쯤 출발했고, 나는 '어서 기내식을 내놓아라~'를 속으로 외쳤다. -_-;

그리고 나온 아시아*의 야심찬 기내식! 쌈밥!

아...대*항공 비빔밥을 뛰어넘는 쌈밥이여...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비빔밥도 먹어봤지만 비빔밥은 대*항공이 윈. 결론은 아*아나 쌈밥 >> 대*항공 비빔밥 >> 아*아나 비빔밥.

내가 먹어본 기내식 중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 (사진은 후지지만 -_-;)
먹으면 줄어드는 고기와 야채가 막 아쉬웠다능 ㅠ.ㅠ


암튼 열시간 넘는 지루한 비행이 끝나고, 그래도 유럽 중에선 비교적 안전하다는 런던 입성. 런던은 입국 관리가 까다로운 걸로 유명한데, 그래서 왠만하면 아는 사람이 있다는 말은 꺼내지도 않는 게 좋다나. 나도 아예 호스텔 주소를 하나 적어가서 입국 신고서엔 그 호스텔 주소를 적었다. 아니나다를까 하필 앞 사람을 십여분간 잡고 있던 깐깐해보이는 여자 직원이 걸려서 떨리는 맘으로 파리로 넘어가는 유로스타와 돌아오는 비행기 티켓을 꼭 쥐고 갔는데(여차하면 보여주려고. 리턴 티켓 보여주는 게 젤 손쉬운 통과 방법이라고 함), 역쉬나 '런던에 얼마나 있을꺼니?', '이 호스텔엔 얼마나 묵을꺼야?' 에 이어 결정적으로 '런던에 아는 사람 있니?' 를 물어보는 직원. '일주일 동안 요 호스텔에만 있을꺼야. 아는 사람? 없어없어~'를 말해주고 무사히 통과했다. 런던서 묵을 언니네 집 주소 적었으면 역시 귀찮을 뻔 했어...-_-;;

공항에서 친구가 빌려준 오이스터 카드에 일주일치 트래블 카드-일주일간 지하철 및 버스 무제한 이용 가능-를 탑업(충전을 영국에선 탑업이라고 한다네?)하고 언니 집으로 출발. 런던 지하철은 참으로 아담하고나...우리나라 지하철의 2/3 사이즈 느낌이랄까. 장난감 같더라. ^^;
Posted by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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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연이 보고 싶다!

여행 / 2008. 6. 24. 23:22


사실은 보고 싶은 것보다 지금 당장은 어떻게든 예매를 하고 싶다!!! (오기 발동) -_-++

라이언킹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바로 예매가 가능했는데, 이노무 것은 으찌 티켓 판매 싸이트에서만 파는게야! (아니면 전화라니! -_-+) 그냥 평일이라 당일권사서 보면 되겠지 했는데 왜 또 하필 수요일이 쉬는 날이라 목요일 티켓을 불안하게 하는 것이냐! 왜 갑자기 또 그날따라 공연 뒤에 또 무슨 스페셜 어쩌고를 한다그래서 당일권이 줄어들고 있는 것 같으냐!

그 날 공연을 못보면 일단 스케줄이 꼬이는데다, 다른 데를 갈 경우 교통비 감안해서 교통 패스를 다른 거를 사는 게 이익을 것 같으단 말이다. 그리고 딱히 다른 데를 가고 싶은 곳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한국에서 볼 수 있는 공연도 아니고...한국에서 왠만한 공연 보는 것보다도 싸니까...-0-;;

상황보고 아예 하루 일정을 바꾸어야할 수도 있는 중요한 사안!! 윽, 고민된당...-_-;;;
Posted by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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