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España_120710 2/2
원래 계획은 왕궁을 가볼까 했었는데, 방에서 딩굴거리다 시간이 좀 늦어져서 왕궁은 포기. 그냥 시내 구경이나 해야겠다~ 싶은 맘으로 길을 나섰는데, 크...역시 나의 길치본능은 여전히 살아있어... 도대체 길을 모르겠어...게다가 비행기에서 이십여시간, 이동까지 생각하면 꼬박 하루를 씻지도 못하고 선크림 등의 대비를 제대로 못하고 겁도 없이 밖으로 나갔더니만, 첨으로 경험하는 스페인의 강렬한 햇살은 내 뺨과 팔을 마구 때리는 듯한 느낌이! (정말 살이 '뜨거운' 느낌이 아니라 햇살이 팔뚝을 찰싹찰싹 '때리는' 느낌이었달까? 막 따갑고 아파! -_-;)
마드리드에 도착한 첫 날. 첫 시내 구경에서 내가 느낀 건. '아, 이 나라는 반팔을 입으면 안되는 나라구나.' 라는 것. 아니 이 뜨거운 햇살 속에서 어떻게 다 벗고 다니지?? 타죽으려고 작정했나?? 뭐 이런 생각들. 아니 이건 뭐... 햇빛에 타면 tanning이 아니라 burning이 되는 지극히 개인적인 나의 피부 특성에 근거한 결론이기는 하지만서도...;; 암튼 그래서 도착하자마자 긴팔 얇은 셔츠를 하나 구입해버렸음. 그리고 여행 내내 여름용 가디건 장착. 팔없는 티셔츠와 마이크로미니 숏팬츠를 차려입은 외쿡 아이들 사이에서 나 혼자 가을이야~ 그래도 어쩔 수 없어~ ^^;;;
사실 마드리드는 미술관 빼고 기억에 남는 건 별로 읎다. 개인적으로 무슨무슨 광장 이런 거에 크게 감흥을 받는 성격이 아닌가봐. 그리고 혼자 간 여행에서 '광장'같은 것들은 소매치기들이 모이는 곳! 이라는 위기감이 강해져서 오히려 다른 곳을 다닐 때보다 더더더 긴장하고 다니게 되는터라 즐겁고 여유롭게 관광할 마음이 안든다. 그리고 솔직히 '광장' 자체는 별로 볼 게 없는 것도 사실이고...^^;;
여기는 마요르 광장.
4면이 모두 막힌, 우리 입장에서 보면 낯선 구조의 광장
(물론 내가 찍은 발사진으로는 제대로 확인할 수 없음.;
전반적으로 사진은 '잘 찍으려고'한 게 아니라 '단순 기억용'으로 찍은거라...;;;)
(마요르 광장에서 나한테 젤 중요했던 포인트! ^^;)
시간은 이르지만 긴 비행으로 피곤했던터라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오늘 하루는 일찍 마감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밥을 먹을 곳을 찾아다녔다. 마드리드에서 젤 유명한 '세계에서 젤 오래된 식당'이라는 새끼돼지 요리집을 찾아갔더니 저녁 시간은 8시부터 시작한대! (그 때 시간 대략 6시 조금 전) 컥... 내일 다시 와봐야겠다고 다짐하며 다른 곳을 찾아헤매다 결국엔 '저렴한 하몬 가게'로 유명하다는 곳에서 가볍게 보까디요 델 하몬(하몬을 넣은 바게트 샌드위치)로 저녁을 해결. 악, 근데 가격이 겨우 2.6유로! 어머, 스페인은 아름다운 곳이었어...*.*
유명한 관광명소라는 산미겔 시장.
근데 느무 깔끔한 유리 건물 속 시장이라 좀 실망.
여기서 저녁을 먹을까 싶었는데 그냥 구경만 좀 하다 나왔음.
보까디요랑 생오렌지주스가 겨우 2.6유로!
앙...맛도 있고 기분도 좋아졌어...^^;
그렇게 저렴하게 저녁을 해결하고 조금 일찍 숙소로 돌아와 일찌감치 잠을 청했다. 10시가 넘어야 해가 지는 스페인의 특성상 밖은 대낮인데 내 맘은 한밤중. ^^; 그래도 첫 날은 이렇게 조금 일찍 자주면 오히려 시차적응도 잘 되고 좋더라규.
이렇게 간단하게 스페인에서의 첫 날은 마무리. 사실 마드리드는 도착해서 적응이 덜 된 상태에서 다녀서 스페인의 거리에 적응하느라 버벅댔던 기억이 많다. ^^; 그리고 생각보다 작은 도시였고... 그래도 거리 곳곳에 소매치기가 드글대는 초초초 무서운 곳인줄만 알았던 스페인이 생각보다는 다닐만한 곳이라는 약간의 안도감을 가지게 되었던 하루였음. 쿠쿠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