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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España_120712 2/2

여행 / 2012. 8. 19. 15:23

그라나다의 알바이신 지구는 아랍인들이 살던 옛 모습이 남아있는 곳으로 큼직큼직한 관광명소가 모여있는 곳이라기보다는 흔치않은 분위기의 골목골목을 구경하는 곳이라고 한다. 알바이신 지구에 위치한 산니콜라스 전망대는 알함브라 궁전이 젤 아름답게 보이는 위치로 주로 야경을 즐기러 가는 곳이라고들 하는데, 야경이 아름다운 곳인 반면에 아무래도 골목골목이 복잡하게 이어진 사람사는 곳이다보니 밤에는 소매치기나 강도의 위험이 높아 함부로 다니지 말라고 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라나다 시내에 위치한 이사벨 여왕과 콜롬부스 동상

 

이사벨 여왕은 콜롬부스의 신대륙 항해를 지원하였음.

 



그라나다에서 플라멩코와 야경투어를 한번에 하는 투어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아침에 기차타고 넘어온 날에, 그리고 다음날 오전에 바로 알함브라 궁전을 보러가기로 한 전 날에 밤늦게 끝나는 투어를 신청하는 것은 나로선 쬐금 엄두가 안났다. 그래서 나는 그냥 알바이신을 밝을 때 돌아보기로 결정하고 늦은 점심을 먹고난 뒤 조금이나마 해가 덜 강해진 때를 기다리다 알바이신 지구로 들어섰다.

오스탈 주인 아저씨가 대략적으로 그려준 지도를 살피며, 무지무지 더울 꺼라는 많은 후기들을 보았기에 물과 수건을 단단히 챙기고, 관광이 아닌 탐험의 맘으로(이미 이 자세부터 여유로움은 없음. ^^;;) 알바이신 탐험 출발~

 

출발~

 

이 때는 옆에 산도 보이고 좋았지..^^;;

 


아...

아......

아.........

애증의 알바이신이여....ㅠ.ㅠ

일단 돌길과 집들로 이루어진 골목골목의 최대 난적은 '그늘이 없다'는 점! 중간중간 나무가 심어져있다거나 하는 일이 거의 없어서 담장 아래로 드리워진 얇은 그늘 속에서 사람들이 나란히나란히 일렬로 걷고 있는 우스운 광경이라니...^^;;;

일단 1차 목표는 산니콜라스 전망대로 잡고 열심히열심히 걸어나갔다. 그리고 눈 앞에 등장한 '산니콜라스 전망대 앞으로 5분' 표지판! 하악하악... 헤매지 않고 그 표지판을 발견했을 때의 그 기쁨과 자만심(!)이란. 훗, 나도 이제 제법 하는데? 표지판 근처의 슈퍼마켓에서 물 한통을 살까말까 고민하다가(이미 입구에서 준비한 물 한병 거의 다 마셔버림.;;;) 음, 앞으로 5분이면 전망대니까 전망대에 도착해서 사면 되겠지 않겠어? 훗. 이런 도도한 생각으로 전진전진.

 

 

애증의 '5분' 표지판.


 

그런데... 5분이 넘고...10분이 넘었는데... 전망대 안나와...ㅠ.ㅠ

전망대라는 이름의 특성상 높은 곳에 있을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지대가 다시 낮아지는 이 느낌적인 느낌은 뭐지??? -_-;;;;

그렇게 헤매다 '이러다 제대로 길 헤매겠다'싶은 경각심이 빡 들어서 지나가던 차를 붙잡아 세우고 '전망대가 어딘가효?'를 물었더니, 막 스페인말로 길고 친절하게 말해줘...^^;;;; 음...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건 오른쪽 왼쪽, 그리고 숫자 뿐. ^^;;; 그래도 느무나 친절한 아저씨의 설명에서 대충 방향을 파악한 후 다시 전진전진. 그랬더니....

아까 그 '산니콜라스 전망대 앞으로 5분' 표지판이 또 나왔어. -_-;;;;;

뭐야나... 뱅그르르 돈 거야??

ㅠ.ㅠ

눈물을 머금었지만 그래도 이 때까진 좌절하지 않았지. '음, 그래 오히려 슈퍼에서 찬 물 한 통을 새로 사서 다시 힘을 내라는 신의 계시야.'라고 나를 위로하며 슈퍼 아저씨한테 다시 한번 가는 방향을 물어본 후 길을 나섰다. 역시나 5분만 가면 된대. 음, 그래 아까 이 길에서 오른쪽으로 꺾었어야 했는데 왼쪽으로 갔었군. 좋아좋아. 이제 곧 나오겠지.

 

애증의 '5분 표지판' 옆 슈퍼.
그래도 이 곳은 나에게 새생명(=생수)을 준 곳임.;;

 

음, 그래 여기서 꺾었어야 했어. 좋아좋아

 

 


그런데...

또...

안 나와...

ㅜ.ㅜ

지도상으로는 분명 나와야 정상인데, 도대체 왜왜왜 안나오는거야??

또다시 지대가 낮아지는 느낌적 느낌에 위기감을 느끼고, 또다시 지나가던 차(이번엔 경찰차. 진짜 나중엔 태워달라고 하고 싶더라.;;)를 세워 경찰 아저씨한테 물어봤더니, 지나갔대! 다시 온 길로 되돌아가래! 또 '5분'이면 된대!! -_-;;;

악....도대체 5분 얘기만 몇 번 듣는거냐...-_-;;;;;

더 웃긴 건 이렇게 요리조리 헤매고 있을 때 나처럼 헤매고 있는 동지들은 꼭 있다는 거. 몇 무리의 외국인들도 말은 못하고 서로 난감한 눈빛만 주고 받으며 같이 막 헤매고 있음. ^^;;;

헉헉...

분명 5분이라 그랬겠다?! 이번엔 지나치지 않게 시간까지 따지면서 걷겠어! 그렇게 오히려 속도를 줄이며 주변 사람들 가는 길을 잘 살피며 갔더니... 음...

찾긴 찾았는데... 이게 뭔가...미묘...

그러니까 이 산니콜라스 전망대가 주변 담벼락보다 높은 곳에 위치해있다보니, 쉽게 눈에 띄지 않게 높게 솟은 곳에 있었고, 딱 그 곳으로 진입하는 곳에 따로 표지판이 없다보니 난 그 높은 담벼락 밑을 계속 지나치고만 있었던 것 같은거다. 아...이 삽질은 모지...;;;

알바이신의 길은 이런 느낌. 햇빛을 피할 곳이 읎어!

 

전망대에서 골목을 내려다보니,
난 요 아래 골목을 계속 왔다갔다하면서 전망대를 못보고 지나쳤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_-;



 흙흙흙

난 정말 이 때 완전히 방전되어버렸어. 내가 도대체 요 아래 담벼락 밑을 몇 번이나 왔다갔다한걸까 싶은 맘에 내 자신이 싫어졌지. ^^;;

내 눈 앞에 펼쳐진 알함브라 궁전은 멋졌지만, 기념으로 사진이나 한 장 남기자며 셀카를 찍자 드러난 나의 벌겋게 익은 초췌한 얼굴에 난 또 한번 방전되고 말았다. 악... 이렇게 추레할수가! ^^;;;

혼자 셀카 찍고 있으니까 옆에 있던 이태리 관광객 소년이 '내가 사진찍어줄까?'라며 친절돋게 다가왔지만, 아...귀여운 소년아...내가 셀카 찍기 전이었음 뭣도 모르고 벙긋대며 한 장 찍어달라 부탁했겠지만, 이미 나의 그지같은 몰골을 보고 난 후라 차마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할 수가 없었단다. 그렇지만 너의 그 친절은 참으로 고맙구나...

그렇게 전망대에서 기쁨과 좌절을 느끼며(^^;) 한참을 쉬다가, 올라오는 길의 삽질을 내려갈 때는 하지 않겠다는 맘으로 지도를 펼쳤는데, 음, 내려가는 길이 올라올 때 길보다 쬐금 더 복잡해보이는 이 느낌은 뭐지? 아까 골목에 버스 지나가던데 그거 또 안 오나? ^^;;; 슬쩍슬쩍 기다려봐도 버스는 오지를 않고... 다시 한번 생명수(이번엔 물 말고 오렌지 슬러시. 오렌지 주스가 없어서 사긴 했는데 역시 관광 포인트라 그런지 드럽게 비싸더라~ 양 많고 맛있긴 했는데, 그라나다 물가 생각하면 느무 비쌌다잉?)를 사들고 결연한 맘으로 길을 나서기 시작했는데...

내려가는 길도 헷갈리긴 마찬가지더라~ ^^;; 아까는 뭣도 몰라서 오기가 막 생겼는데 내려갈 때도 길을 헤매니까 이젠 쪼금 겁도 나고~ 그러던 중 마침 눈 앞에 보이는 천금같은 미니 버스! 시내로 내려가는 미니 버스를 냉큼 올라타고 내려오는 길은 아주아주 편하게 내려왔더랬지. 호스텔 사장님은 내게 '전~혀 버스를 탈 필요가 없어. 걸어서 다닐만해~'라고 하셨지만, 사장님... 버스도 추천해주셔도 될 것 같아요...ㅠ.ㅠ 버스로 갔음 느무 편했겠구만! 딱히 올라가는 길이 아름드리웠던 것도 아니구만! 가는 길에 물 두통을 비우고 슬러시까지 마셔댔지만 화장실도 안 가고 싶더라. 하도 더워서. ^^; 그래도 난 살아남았어! ㅠ.ㅠ 나는 버스 안에서 봤던 차창 밖 알바이신이 제일 아름다웠던 것 같다. 하하하.

 

 

이것이 도대체 몇번째 생명수던가.
이 날 하루동안 물을 서너병 넘게 마셔댔던 것 같다.

 

알바이신, 사크로몬테같은 골목골목을 다니는 미니버스.
이 다음날에도 이 버스 참 자~알 이용했었지. ^^;



땀 범벅에 새빨갛게 익어서 숙소로 돌아온 나는 저녁이고 뭐고 세수부터 한 후 얼굴과 팔 다리에 알로에젤을 듬뿍듬뿍 바른 채(여행 전 날 혹시나 싶어 사서 갔던 게 이 날 빛을 발했음) 침대에 누워 시체처럼 충전 모드. 아...시원해...^^;;

그렇게 한두시간을 딩굴거리다 입맛은 없지만 저녁은 먹어야겠기에 다시 밖으로. 그라나다를 비롯한 남부 지역은 아직 1음료-1타파 풍습이 남아있다길래(음료 한 잔 시키면 작은 타파 하나를 공짜로 줌. 대도시에선 없어진 풍습이지만 남부 지역엔 아직 남아있다고 함), 어차피 배도 많이 안 고프고 그걸로 저녁을 해결해야겠다 싶어서 슬렁슬렁 숙소 근처의 Bar로.

저녁도 언제나 클라라와 함께! 클라라 한 잔을 시키고 홀짝홀짝 마셔대고 있는데, 음? 왜 타파 안 주지? 음? 이 가게는 그 풍습 없어졌나? 음음? 싶은 맘에 '그렇다면 뭐라도 시키자' 싶어 메뉴를 열독하는데 아는 단어가 하나도 없는거라...^^;; 그러고 한참을 단어와 싸우고 있는데, 뒤늦게 타파 하나를 갖다주네? 그것도 미니 햄버거에 올리브! 이건 그냥 밥이잖아! 역시나 1음료-1타파 맞았어! 꺄~ 타파스 메뉴 읽느라 시간 걸렸기에 망정이지 쓸데없이 음식만 하나 더 시킬 뻔 했네. ^^ 올리브는 생으로 먹은 건 첨인 것 같은데, 생각보다 맛있더랑~ 

 

 

 

1.8유로짜리 클라라 한 잔에 미니 햄버거 나오는 저 인심!
완전 사랑해요!! 

 

9시가 넘었지만, 역광이지만, 아직 쨍쨍한 그라나다의 저녁

맛있게 잘 먹었어요! ♡



나중에 바르셀로나의 높은 물가에 흐익~ 했던 걸 생각하면, 확실히 남부 지역이 물가도 싸고 인심도 좋긴 하다. 날씨만 좀 덜 덥다면 담엔 진짜 남부 쪽만 돌아보고 싶긴 함. ^^

나의 알바이신 투어는 그렇게 상처와 영광(이라고 하지만 영광은 별로 없었던 듯 ^^;)을 남긴 채 종료. 나중에 '나는 알바이신을 골목골목 구경한 게 더 재미있었었~'라고 한 사람들도 많이 만났지만, 나같이 길치에 저질체력을 가진 사람에게 알바이신은 극기훈련(?)이었어~ ^^;; 난 그냥 이렇게 살래~


숙소 돌아오는 길에 내일 아침으로 먹을 크로아상과 물 구입. 여기와서 어째 파리 갔을 때보다 더 크로아상을 많이 먹네? ^^; 근데 크로아상이 아닌 나머지 빵들은 다 초코초코 빵들이라...차라리 크로아상에 손이 가는 이 마음. ^^;; 이 빵집에서 산 물은 겨우 0.6유로! 우왕굿. 여기 좀 짱. 담날 저녁 때도 빵 하나에 음료수 하나 다 해서 1유로에 샀음. ^^;

 

내일은 알함브라 궁전 가는 날!

다 좋았는데 젤 구석방이라 방에서 와이파이가 안 잡히는 불편한 진실!
저기 저 방문에 붙어서있어야 와이파이가 잡혀서 한참을 저 방문에 붙어있었더랬지. ^^;;;

Posted by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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