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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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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London_Paris_110714

여행 / 2012. 2. 8. 21:26

2011년 7월 14일 목요일.

[쌈밥은 甲]


인천에서 런던으로. 런던에 아는 언니가 살게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언제 런던을 가보리!' 싶어서 미리부터 서둘서둘 준비한 휴가. 나중에 얘기 들어보니 비행기표도 제법 싸게 잘 산거드만. 클클클. 뿌듯뿌듯.

성수기의 시작 쯤인데다, 내가 출발할 때도 한국은 계속 비가 내리고 있었기 때문에 서둘러 공항으로 출발했는데 생각보다 차는 안 막히고 생각보다 공항에 사람도 없었다. -_-;;; 뭐, 서두르는게 늦는 것보다는 낫지. 그리고 내가 출발할 게이트 근처에 네이* 라운지가 있어서 긴 시간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었다.

대한민국은 인터넷 강국입니다.


아시*나는 장거리로는 처음 타보는 듯? 오랜만에 타는 비행기는 여전히 좁고 답답했다. 정말 덩치 큰 남자분들은 장난이 아니겠어... 암튼 비가 내리며 30분 정도 이륙이 지연된 비행기는 2시 쯤 출발했고, 나는 '어서 기내식을 내놓아라~'를 속으로 외쳤다. -_-;

그리고 나온 아시아*의 야심찬 기내식! 쌈밥!

아...대*항공 비빔밥을 뛰어넘는 쌈밥이여...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비빔밥도 먹어봤지만 비빔밥은 대*항공이 윈. 결론은 아*아나 쌈밥 >> 대*항공 비빔밥 >> 아*아나 비빔밥.

내가 먹어본 기내식 중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 (사진은 후지지만 -_-;)
먹으면 줄어드는 고기와 야채가 막 아쉬웠다능 ㅠ.ㅠ


암튼 열시간 넘는 지루한 비행이 끝나고, 그래도 유럽 중에선 비교적 안전하다는 런던 입성. 런던은 입국 관리가 까다로운 걸로 유명한데, 그래서 왠만하면 아는 사람이 있다는 말은 꺼내지도 않는 게 좋다나. 나도 아예 호스텔 주소를 하나 적어가서 입국 신고서엔 그 호스텔 주소를 적었다. 아니나다를까 하필 앞 사람을 십여분간 잡고 있던 깐깐해보이는 여자 직원이 걸려서 떨리는 맘으로 파리로 넘어가는 유로스타와 돌아오는 비행기 티켓을 꼭 쥐고 갔는데(여차하면 보여주려고. 리턴 티켓 보여주는 게 젤 손쉬운 통과 방법이라고 함), 역쉬나 '런던에 얼마나 있을꺼니?', '이 호스텔엔 얼마나 묵을꺼야?' 에 이어 결정적으로 '런던에 아는 사람 있니?' 를 물어보는 직원. '일주일 동안 요 호스텔에만 있을꺼야. 아는 사람? 없어없어~'를 말해주고 무사히 통과했다. 런던서 묵을 언니네 집 주소 적었으면 역시 귀찮을 뻔 했어...-_-;;

공항에서 친구가 빌려준 오이스터 카드에 일주일치 트래블 카드-일주일간 지하철 및 버스 무제한 이용 가능-를 탑업(충전을 영국에선 탑업이라고 한다네?)하고 언니 집으로 출발. 런던 지하철은 참으로 아담하고나...우리나라 지하철의 2/3 사이즈 느낌이랄까. 장난감 같더라. ^^;
Posted by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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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리도 귀티나는 뽀얗고 예쁘고 멋진

그들은 예상보다 더더더 뽀얗고 예쁘고, 귀티가 줄줄 흐르는 친구들이었다. 앞뒤좌우에서 '꺅, 멋있어요. 오빠아~'라고 외쳐대는 아이들과 동화할 수 없었던 것은 그들과 같은 나이인 나의 서러움이었을 뿐. ㅜ.ㅜ 롹킹하게 기타와 베이스를 뜯어댈 때도 내 눈에 비친 그들은 반듯하게 자란 청년들의 본성을 가릴 수 없어 보였다.

온전히 두 사람의 목소리로 채운 공연에 불안감을 표하는 이들이 있었을지 몰라도, 나는 워낙에 사람 그 자체에 빠지는 성향이 있다보니 '그렇다면 더욱 환영입니다.'랄까. 그리고 그들은 오히려 나의 기대를 뛰어넘었다. 다음 앨범은 모든 곡을 그들이 직접 소화해주기를 바랄 정도. 특히 '작별을 고하며'는 진짜 울 뻔 했다? 지금까지 '음악은 재평, 목소리는 장원'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고정관념이 이 날 이후 조금 바뀌기도 했다. 신재평씨의 비음 섞인 목소리가 제대로 발휘되었을 때, 그 어떤 다른 사람에게서도 들을 수 없었던 오묘하고 독특한 매력이 있더라고. 이런 게 가수라면 누구나 가지고 싶어할 'GIFTED' Voice일까. 내가 제일 질투하는, '하늘이 내려준 재능'이라는 이름의 선물. 아...나도 하나쯤 가지고 싶다규.

두사람의 목소리로 채워진 곡들은 원래부터 하나같이 내가 다 좋아하는 곡들이었고, 그들은 때로는 열심히, 때로는 쉬크하게, 때로는 못된 남자 코스프레로 여심을 흔들었다. 난 하늘색+하얀색 베이스에 증말 선덕선덕하기도 했었고...(집에 와 보니 내 악기엔 버섯이 자라날 기세. ㅠ.ㅠ)

진짜 얼마 전에 우연히 지나가던 매장에서 들리던 것 빼고 한번도 끝까지 들어본 적이 없는 오리지널 '누난 너무 예뻐'. 난 그 노래 제목이 'Replay'인 줄 알았어...;;; 암튼, 그들이 비밀의 밤의 메인 이벤트라 주장하던 '누난 너무 예뻐'와 다소곳이 앞섶을 가리던 이장원씨의 마력과  마지막 곡을 부르며 관객 하나하나와 눈을 맞추려 애쓰던 신재평씨의 다정함까지. 그들의 공연은 정말, 즐거웠다.

 

2. 나의 불완전 연소, 이건 다 나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하얗게 불타오르지 못하고 불완전 연소해버린 건 다 <롹 밴드> 막공에 대한 기대감에 온 몸을 불사르겠다며 다음날 휴가까지 내고 보러 간  나 때문이다.

티켓 오픈 날짜가 발표되고 열심히 해보리라(?) 다짐 또 다짐을 하고 있었다. 물론 그 날 난 그냥 헛된 클릭질로 하얗게 다 타버렸지만...-_-;; 결국 노련한 광클의 신(언니)의 도움으로 무사히 막공 티켓을 구할 수 있었다. '출발 *** 여행'이라는 영화 소개 프로그램이 시작할 때부터 우울해지기 시작한다는 직장인의 우울한 날, 일요일 저녁을 굳이 선택한 이유는 단 한가지, 그 날이 '막공'이라는 이유였기 때문이었다. 난 비록 불과 얼마 전까지 '막공'이라는 단어조차 모르던 어리숙한 존재에 불과했지만, 다들 막공이 진리며 甲이라는 얘기는 여기저기서 주워 들었었으니까 말이다.

내가 내 돈 주고 간 첫번째 롹 밴드 공연. 그 기대감은 공연 첫 날의 후기들이 하나둘 뜰 때부터 이미 만렙을 찍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기대감은 토요일 밤이 지났을 땐 이미 하늘을 뚫을 기세였지.

그런데, '3일 동안 공연이 계속 길어져서 혼났다'는 그들의 멘트 이후, 어딘지 모르게 시간을 계속 신경쓰는 듯이 보였던 그들의 모습은 그저 나의 착각이었을까. 4일 모두 참가했던 사람들의 후기엔 물론 마지막 공연이 가장 '정제되고 완벽한' 공연이었다고 하지만, 내가 원한 것은 그들의 '정제된' 모습이 아니었어! 마지막날이기에 고삐 풀린 망아지들처럼 한없이 질주하는, 야생의 모습으로 포효하는 그들이 보고싶었단 말이다! ㅠ.ㅠ

3. 이게 다 초사이언인 때문이다.

토요일 공연 이후 수근수근 전해지던 '초사이언인'은 나의 기대치를 높이는 결정적 원인이기도. 초사이언인의 다음날은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 두근두근두근두근. 그런데...

공연이 끝나고 돌아가는 길이 웬지 허전했던 것은, 한껏 뛰어놀다 피곤에 지칠 것이라는(그래서 월요일 휴가까지 냈었던. 크, 다시 생각해보니 이건 초큼 부끄럽기까지 하구낭) 예상을 깨고 느무나 가벼운 몸으로 집에 돌아갔던 것이 살짝은 아쉬웠던 것.

그건 다 나랑 초사이언인 때문이다.

 

4. 그러나 별 다섯개예요.

이러한 아쉬움은 단지 내가 별 다섯개에 보너스로 애기별까지 하나 더 주고 싶었던 애정하는 마음 때문이다. 올해 그들은 새로운 앨범을 낼테고, 또 발매 기념 공연을 열겠지. 나는 그저 그 때의 내가 너무 바쁘지 않기를. 그리고 그 때도 무사히 티켓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는 하찮은 한 사람의 팬일 뿐.  

 

ps. 가능성, 그것은 진정 미스터리.

Superfantastic을 따라부르라고 선동하는 그들의 본격 관객 디스(?)! 아, 굴욕적이야. ^^;;;; 말그대로 Possibility, it's a mystery.가 아니던가. 내가 그 노래를 따라부를 수 있는 가능성은 그저 미스터리였을 뿐이야...부...부끄럽다!

Posted by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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