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España_120711 1/2
Hostal에서는 직접 아침을 주지는 않고, 근처 식당에서 아침을 먹을 수 있는 쿠폰을 준다.
크라상 주문하는데 막 알 수 없는 스페인어로 길게 말씀하시는데...음...녜?? ^^;;
그러다 Tosta 한 단어 겨우 알아듣고 '아~ 구워줄까말까 물어보는거로군!' ^^;;
Tosta, por favor!
찰랑찰랑 가득 찬 오렌지 주스가 참으로 흐뭇하다. *^^*
프라도 미술관이 10시나 되어야 오픈을 하기 때문에 맘 급한 여행자는 프라도 미술관 근처의 레티로 공원에서 오전 한시간을 떼우기로 함. 레티로 공원은 생각보다 느무느무 큰 공원이라 들어서자마자 '헉, 나 여기서 잘못 했다간 길 잃을 것 같아.'라는 위기감에 긴장긴장. ^^;;;; 공원 안에 요런저런 관광 스팟(?)들만 조금씩 찍고 아침부터 이글대는 태양을 피해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냈다. 워낙 햇볕이 따가운 나라이다 보니 길과 공원에 나무를 심어 그늘을 만들어주는 것이 참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음.
레티로 공원에 대해서 알아간 것은 '유리 궁전'이라는 유리로 된 건물이 있다는 것 딱 한가지. 그래서 레티로 공원에 들어서면서 생각한 것은 '유리 궁전만 잘 찾아가자'는 거 하나였음. ^^;;
그러나 다 지워진 지도. 뭘 어떻게 찾아가란 말인가...T^T
(이 지도가 아니었나? 암튼 주요 위치 표시해둔 지도는 다 낡아서 안보이는 상태였음.;;;)
일단 길을 잃지 않도록 주의하면 둥글게 공원을 돌아보자는 맘으로 길을 나섰다. (이미 여유로운 관광의 자세가 아님. 이거슨 탐험의 자세. ^^;;;)
음청 큰 호수도 막 있고...(배도 탈 수 있어!)
유리 궁전이 아니라 크리스탈 궁전이군효... 실제로 보니 별거없더라는 후기들도 많이 봤는데, 별로 기대를 안하고 봤더니 생각보다 오~ 하면서 봤음. 안으로 들어가볼 수도 있는 모양인데, 시간이 너무 일러서 들어가 볼 수는 없었음. 검색에 따르면 스페인 식민지였던 필리핀에서 들여온 고유의 식물과 동물을 전시하기 위해서 조성한 전시관이라고 함. 음...그러니까 '비닐 하우스' 용도였던 거로군! ^^; 런던의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영감을 얻어왔다고 하는데, 어쩐지 비슷하더라.;;;
유리 궁전을 보고 나니 '아, 여기서 볼 것은 다 보았어!'라는 편안한 마음. ^^; 슬렁슬렁 돌다가 프라도 미술관 방향으로 붙어 있는 작은 공원(공원 안에 공원이 또 붙어있는 것 같은 ^^;) 벤치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여유여유.
시간이 이른 오전이다보니(그래봤자 9시 넘었지만...유럽기준 이른 오전.;;) 가볍게 입고 조깅하는 사람 참 많았는데, 특히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 아니 그 따가운 햇살 아래서 웃통 훌렁 벗으시고 운동 하시는 걸 보고 있노라니... 참... 국경의 차이랄까. 뭔가 할아버지들 같지 않아! ^^;;;
레티로 공원이 크긴 크구만~
이거슨 나무인가 브로콜리인가.
프라도 미술관 방향으로 난 출구로 의기양양하게 나왔는데, 프라도 어쩌고 써있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더니 음...너무 조용해...건물도 너무 작아...이상하다이상해... 하고 있었더니 입구에 계시던 경비 아저씨가 역시나 '여긴 뮤지엄 아니야~'라며 익숙한 듯 대답하심. 역시 나같이 잘못 찾아온 애들이 촘 많은가봄. -_-;;; 흑...그럼 도대체 어디야~ 를 외치며 알려준 방향으로 서둘서둘. 디게 가까운 줄 알고 공원에서 막 여유부리다 나왔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미리 나설껄 그랬어잉~
이거였음...
근데 여기 예술 전공자 혹은 '종사자'는 무료 입장이라는데,
나 혹시 명함 내밀었음 무료 입장됐으려나?! 진정 궁금하다.
고야 동상
쬐금 헤매다 겨우 도착한 프라도 미술관. 도착해서도 뜬금없이 표사는 곳인줄 알고 줄 서 있던 곳이 표 끊고 나서 들어가는 입구였었어서 삽질 한번 하시고... 겨우겨우 표사는 곳으로 갔더니 흐미, 줄이 길고만...;;;; 그래도 생각보다 줄이 빨리 줄어들기는 했지만 10시 오픈이라고 여유부리면서 갔는데 표사고 들어갔더니 거의 11시가 다 되어있었음. ^^;;
스페인에는 아직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있는 곳이 없어서 오디오 가이드는 그냥 패스하고, 팜플렛에 나와있는 추천 명작들을 체크하면서 보기로 함. 프라도 미술관은 약간 런던 내셔널 갤러리 삘이였달까. 현대 미술로만 가득차 있던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보다는 재밌었음...;;; 찬찬히 둘러보면 서너시간은 본다고 하지만, 명작 위주로 보면서 지나갔더니 난 두시간도 못되서 관람 끝~ ^^;;;
프라도 미술관은 뭐니뭐니해도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이랑 고야의 '옷 벗은 마야', '옷 입은 마야'일텐데, 특히 '시녀들'은 바르셀로나의 피카소 미술관에서 피카소 버전의 시녀들도 볼 수 있었어서 좋았다. ^^ 그 밖에도 나의 관심을 끌었던 몇몇 작품들은 나중에 찾아보려고 열심히 적어가면서 다녔음.
The Garden of Earthly Delights
쾌락이라는 것을 표현한 방법이 마치 초현실 SF 만화를 그려놓은 것 같아 놀라웠다.
그 시절 상상력이 아닌 것 같은 느낌?
La Maja Vestida
난 왜 이 여인보다
La Maja Desnuda
이 여인의 웃음이 더 즐거워보였을까.
(남자들과는 다르게 너무나 쉽게 훌렁훌렁 벗겨버리는 여인들의 모습이 불편했던걸까?!)
Saint bernard and the virgin
일단 비주얼적으로 '헉' 했던 그림.;;;
설명을 찾기가 어렵네...
The garden of love
젊은 여인과 결혼하는 환희에 가득찬 루벤스 모습과는 반대로
슬퍼보이던 젊은 부인의 얼굴을 잊을 수가 없다. -_-;
Maria Cristina De Bourbon, Queen of Spain
그림으로는 잘 안보이지만, 섬세한 레이스 표현이 아름다웠던 작품
The Duke and Duchess of Osuna and their Children
이것도 그림으로는 잘 안보이는데, 자세히 보면 얼굴과 눈이 비정상적으로 커서
마치 요시토모 나라 캐릭터같아보였던;; SF적 가족
꺄...저 그림 속 그림들을 그리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을까! 0.0
보통 마드리드에서 패키지로 본다는 '프라도-티센보르미네사-레이나소피아' 미술관 중에서 티센보르미네사는 건너뛰고 레이나소피아로 고고. 다행히 거기까지 가는 길에는 표지판이 잘 되어 있어 헤매지 않고 잘 찾아갔음. ^^;;
그러나 레이나소피아는 현대미술관이었던 것임. 아... 어렵다어려워...;;; 레이나소피아에서 든 생각은 단 한가지. '내가 6유로를 내고 게르니카를 보러 왔어...;;;' 사실 게르니카 하나만 봐도 아깝지는 않긴 하지만, 6시 이후에는 무료 개장이 되는 레이나소피아 특성상, 6시 이후에 무료로 관람해도 크게 무리는 없을 것 같기는 했음. 그러나 게르니카는 예상보다 압도적이면서 슬픈 느낌이 강해서 한참을 보다 왔음. 그 큰 그림을 괴로운 마음으로 그려나갔을 피카소의 심정과 감정이입되는 것 같아서 좀 슬펐다. ㅠ.ㅠ
레이나소피아 관람을 마치고 늦은 점심 시간. 밥을 어디서 먹을지 고민하다 마드리드에서 유명하다는 츄러스 집을 가보고 싶었던 계획이 떠올라 고민. 내가 과연 밥을 먹고 또 츄러스를 먹을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서 결국 츄러스로 점심을 떼우자는 결론을 내렸음. 이젠 츄러스를 먹으러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