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22 FINE. by 페퍼톤스
1. 2층은 '커플' '심사위원'석이라고 왜 미리 말 안했니.;;
막공은 광클의 신인 언니 덕분에 나름 1층 자리를 잡을 수 있었는데, 악스홀 1층은 단차가 없어서 1층에서 한번 공연을 보는 걸로는 무대를 전체적으로 느끼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서 내 한번은 무대를 넓게 한번 보리라 싶은 맘으로 굳이굳이 2층 맨 앞을 뒤늦게 예매해서 들어갔는데...
토요일 2층은 연말 데이트를 즐기러 온 커플 천지...;;;;
지난 Beginner's Luck 공연 때는 90퍼센트를 훌쩍 넘기던 여성 예매자 비율이 이번 공연에선 80퍼센트대로 훅 떨어졌길래 '오...밴드 포맷으로 바뀌고 그 사이에 남팬이 이렇게 늘었나?' 했는데, 연말에 콘서트 데이트를 하려는 남자들이 예매한 거였어. 그랬던 거였어. 끙...;;; 내 옆에 앉은 커플 당신들, 공연 내내 손바닥 한쪽씩 대면서 같이 박수치기 있늬없늬, 응? 그러기 있늬없늬.
게다가 전날 공연에선 2층을 많이도 올려다봤다던 장원씨는 어제 2층에 애인을 앉혔었던게 분명해. 오늘은 그 애인 1층으로 내려갔어.;; 2층이 존재한다는 것조차 인식하지 않는 듯 했음. 심지어 전날 여기저기 골고루 쳐다봤다던 재평씨조차 2층은 올려다보지도 않더란~
근데, 나라도 안 올려봤을 것 같음. 와우, 한참 공연 중에 주변을 둘러봤는데 다들 왜그리 표정이 굳어있는거유들...'제 점수는요~' 막 이럴 것 같은 심사위원 포쓰~ -_-;;; 1층은 스탠딩하고 난리가 뒤집어졌는데 박수조차 치지 않는 근엄한 2층 패밀리들. 어흑 나 혼자 움찔움찔 번데기가 된 듯 하였소... 사실 처음엔 전날 회식으로 피곤했던터라 '오늘은 그냥 앉아서 쉬면서 보지뭐...' 싶었는데, 그것도 어느 정도여야 말이지...; 2시간 반 내내 앉아있었더니 그게 더 지치더란. 심지어 2부 중간 쯤엔 다리에 쥐났음. -_-
앵콜 끝나고 들어가던 승규씨만 잠시 위를 보면서 손 흔들어줬는데 감격해서 울 뻔 했음.(아마 승규씨 친구들이 2층에 있었나봄. ㅠ.ㅠ)
장원씨 재평씨. 내일도 2층은 쳐다보지도마. 왜냐하면 내일은 내가 1층으로 내려갈꺼거든. -_- 내일 완전 불태울꺼야아아아~~~
2. 세트리스트는 리뷰 보류
왜냐하면, 난 2층 심사위원석에 앉았었거든!! -_-
1부랑 2부랑 똑같이 근엄했다면 믿겨지는가~ 이건 뭐, 결혼식장에 사람 많아 쫓겨나서 식당에 앉아 화면으로만 결혼식 보는 기분이랄까. 뭔가 눈 앞인데 눈 앞이 아니고, 코 앞인데 코 앞이 아닌 것 같은 무대와 나의 심적 거리감... 공연에 대해 뭐라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좀 그랬다능. 그리고 난 정제되고 세련된 공연보다 '리허설같다'는 첫공의 천둥벌거숭이같은 느낌을 더 좋아해. 암튼 앞으론 아무리 나이가 들고 체력이 후달려도 공연은 꼭 1층에서 볼테야.
근데 마지막곡이 '계절의 끝에서'니까 아무래도 전체적으로는 지난해 연말이나 4집 발매 공연 때보단 차분하긴 한 듯? 막곡으론 New Standard가 짱인듯. 기냥 하얗게 불태우는 거야아아~~~ (계속 불태움. -_-;;)
3. 무대를 전체적으로 볼 수 있긴 했음.
1층은 내일 가봐야 알겠지만, 2층에서 보니 JANE, Q, TAEZ의 연주가 어찌나 잘 보이던지. 특히 무대를 바라보고 좌측에 앉았더니 눈 앞에 바로 현란한 태경님의 손놀림을 내려다보게되는...(겨울의 사업가 때쯤 힘드셨는지 살짝 한숨쉬는 모습까지 보였음. ^^;) 새삼 홀딱 반했어효. 이 분 요즘 연애 시작하신 것 같던데(내맘대로 추측 -_-;) 그래서인지 미모에도 물이 오르고... 양화대교 꼭 살게요. >_<
4. 두 남자의 리즈가 다시 도래하였음.
두 남자의 리즈는 3집 무렵이라고 쭉 생각해왔는데, 이번에 머리를 참 예쁘게도 다듬었어요. 제 2의 리즈가 왔어요왔어.
재평씨 바가지 머리 굿. 우쭈쭈쭈, 몇짤이예요??!! >_< 라고 묻고싶은 이 童顔의 동갑내기여. 여름날하고 겨울의 사업가에서 중간에 이름 부르는 거에서 '우리 서른 둘이예요...' 하면 부끄러워하던 당신, 사실은 나도 부크러워서 못 외치겠다~ ㅠ.ㅠ
장원씨 머리는 이 정도 기장이 베스트. 실리콘밸리에서 IT관련 벤처기업 하나쯤 운영할 것 같은 CEO 느낌이랄까, 혹은 월스트리트에서 목돈 좀 굴릴 것 같은 엘리트 느낌이랄까. 얼굴이 동글하고 눈망울이 커서 단정한 오늘의 머리가 참으로 굿입디다. 한동안 연애 쉬고 있어요우 하더니 왠지 요즘 핑크빛 느낌이 풍기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
지난번엔 무려 8회 공연의 막공이라 서비스가 화끈했는데, 이번엔 세 번 뿐인 공연의 마지막이라, 그리고 다음주의 부산 공연이 남아있는터라 지난번같지는 않겠지? 단지 좀더 긴 이야기를 들려주기만을 바랄 뿐. See you tomo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