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해를 넘기고야 마는구나...나의 여행 일기여...ㅠ.ㅠ (올 여름 휴가 전까지는 끝낼 수 있을까 -_-;;;)
7월 17일 제헌절. 이 날은 아름다운 것들을 가장 많이 보고 다닌 날이 아니었을까? 드디어드디어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보기 위해 길을 나서던 아침, 민박집 주인 아가씨는 '어머, 정말 매일 너무 부지런하세요.'라고 감탄했지만, 막상 그렇게 아침 일찍 나선다고 나섰는데도 사그라다 파밀리아 앞에 줄은 무지무지 길었었더랬지. -_-;;; 아마 스페인 다니면서 관광지에서 줄 서면서 젤 오래 기다린 느낌적 느낌.(두번째는 달리 뮤지엄.;;)
티켓을 사는 데도 오래 걸렸지만, 성당 꼭대기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타는 시간도 이미 꽉 차 있어서 입장하고 한 3시간 뒤에 타는 거였던가...;; 막상 성당을 둘러보다보니 시간이 꿀떡꿀떡 잘 지나가서 생각보다 지루하지는 않았지만 암튼 바르셀로나 관광의 핵심 스팟임을 확실히 인증해주는구려.
사그라다 파밀리아(Sagrada Familia/Temple Expiatori de la Sagrada Familia)
에스파냐의 세계적인 건축가 가우디(Antonio Gaudi y Cornet)가 설계하고, 직접 건축감독을 맡았다. 그의 나이 서른 살 때인 1882년 3월 19일(성 요셉 축일) 공사를 시작해 1926년 6월 죽을 때까지 교회의 일부만 완성하였다. 나머지 부분은 현재까지도 계속 작업 중에 있고, 교회 전체가 완성되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는 알 수 없다.
건축양식은 입체기하학에 바탕을 둔 네오고딕식이다. 원래는 가우디의 스승이 건축을 맡았으나, 1883년부터 가우디가 맡으면서 계획이 완전히 바뀌었다. 전체가 완성될 경우 교회의 규모는 가로 150m, 세로 60m이며,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중앙 돔의 높이는 170m 정도이다.
구조는 크게 3개의 파사드(건축물의 주된 출입구가 있는 정면부)로 이루어져 있다. 가우디가 죽을 때까지 완성된 파사드는 그리스도의 탄생을 경축하는 탄생의 파사드뿐이다. 이 파사다드는 가우디가 직접 감독하여 완성한 것이다. 나머지 두 개의 파사드는 수난과 영광의 파사드이다. 수난의 파사드는 1976년에 완성되었고, 영광의 파사드는 아직 착공도 되지 않았다.
3개의 파사드에는 각각 4개의 첨탑이 세워져 총 12개의 탑이 세워지는데, 각각의 탑은 12명의 사도(제자)를 상징한다. 모두 100m가 넘는다. 또 중앙 돔 외에 성모마리아를 상징하는 높이 140m의 첨탑도 세워진다.
재료는 석재인데, 가우디가 죽은 뒤 1952년까지는 작업이 중단되었다. 1953년부터 건축을 재개하였으나, 돌이 부족하여 그 뒤에는 석재 대신 인조 석재와 콘크리트를 사용하고 있다. 탑의 모양은 옥수수처럼 생겼고, 내부의 둥근 천장은 나무처럼 생긴 기둥이 떠받치고 있다. 천장은 별을 닮은 기하학적 무늬로 가득 차 있다.
건축에 필요한 자금은 후원자들의 기부금만으로 충당되기 때문에 진행 속도에 한계가 있어 언제 완성될지는 알 수 없다. 가우디 건축의 백미(白眉)로 꼽히며,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물이다. (출처: 네이* 지식백과)
구엘 공원에서 잠깐 느꼈던 '가우디 외계인설'은 여기에서는 정말 확신으로 다가왔달까. ^^;; 성당이라는 걸 모르고 봤다면 마치 어떤 새로운 종교의 사원인 것처럼 느껴지는 신비한 구조물과 장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정말 우주선을 타고 다른 세상에 똑 떨어진 듯한 이질적인 아름다움.
공사 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최근에 속도가 제법 붙어서 수년 내에 완공될 것 같다는 소문이.
어서 오세요. 가우디의 세상으로.
네 종류의 기둥을 이용해서 높은 건물을 안정적으로 떠받치고 있는 과학적인 설계
모르고 보면 그저 기둥일 뿐이겠지
지난 2010년 前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즉위식이 열렸었음. 바르셀로나 사람들 자부심 돋았겠더라.
웅장하지만 보통의 성당처럼 압도적으로 인간을 내리누르는 듯한 강압적인 느낌이 없었던 건 마치 높은 나무들이 늘어선 것처럼 부드럽게 조화를 만들어낸, 늘 자연에서 모티브를 얻었던 가우디의 사상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
성당을 둘러보고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에 기념품 샵에 들렀는데, 흐미 기념품 샵도 사람이 느무 많아서 막 줄 서서 들여보내더라. 여기서 이런저런 선물들을 거의 구매 완료. 그래도 '사그라다 파밀리아'니까요.
아, 꼭대기부터 걸어 내려오는 길은 지루하지 않고 볼 거리도 많고 좋았지만, 내 바로 앞에 이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외국인 관광객 패거리들이 정말 '개' 떠들어대서 완전 짜아즈응. 내려가면서 층마다 우르르 사진 찍느라 길 막고 시끄럽고...-_-++++
엘리베이터를 타고 새로운 세상(?)으로 피융~ (사진은 왜 삐뚜름하냐.;;;)
저 멀리 보이는 아그바 타워. 아무리 봐도 거킨과 똑같음. 누벨 아저씨 왜 그랬어...;;;
여기저기 열심히 공사 중
꼭대기에 올라가면 걸어내려와야해요.
밖으로 향해 난 난간에 잠깐 나가 볼 수 있는데...
잘 보면 바닥에 구멍이 송송 뚫려있어서 멋도 모르고 섰다가 나도 모르게 몸이 휘청~ 등줄기부터 손 끝까지 짜릿하게 소름 돋더라. -_-;;;;
웬만하면 주요 관광지는 아침에 가는 게 좋은 것이... 어후, 성당을 나서는데 더 더워진 날씨와 더 길어진 입장 대기줄을 보면서 기다리다 쓰러지겠다 싶었음. -_-
다시 그라시아 거리로 돌아와 까사 바뜨요로. 오늘은 가우디가우디하구만~
까사 바뜨요(Casa Batlló)
바다를 주제로 한 건축물로, 역시 가우디 작품인 카사밀라 주택과 마주 보고 있다. 가우디가 설계한 다른 건축물처럼 독특한 형태를 지니는데, 특히 구불구불한 공간미를 강조했다. 생명이 없는 무기체가 아니라 생명이 살아 숨쉬는 유기체 같아서, ‘인체의 집’이라는 의미로 카사 델스 오소스(Casa dels ossos)라고도 한다.
벽면에는 흰색의 원형 도판을 붙이고 초록색·황색·청색 등의 유리 모자이크를 가미해 화려한 색채를 보여주며, 아침 해가 비추면 마치 지중해의 파도 속에 떠다니는 해초와 작은 동물들처럼 보인다.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출처: 네이* 지식백과)
바클레이 은행이 무슨 나쁜 짓을 했던 듯. 시위하는 사람들로 바글바글
사진엔 잘 안보이지만 꽃무늬가 화사하게 수놓아진 외벽. (고퀄은 구글링하시오.;;)
물을 테마로 해서인지 예쁜 하늘색 타일들. (살짝 목욕탕 돋는 건 나만의 생각일꺼야. ^^;)
역시나 곡선 돋아요.
메인 거리가 내려다보이는 알짜배기 땅에 위치한 집.
천장 둥근 저게 뭐라고 설명을 했던 것 같은데...기억이 안 난다. -_-;;
바뜨요 패밀리. 구엘 패밀리도 그렇고 바뜨요 패밀리도 그렇고 사진을 보다보면 오리지널 에스파냐인들의 모습은 지금과는 조금 다르다. 다른 서유럽인들과는 확실히 다른 계통인 것 같다.
테라스로 나가면 또 이런 예쁜 공간이.
예전엔 이랬대요.
까사 밀라 병정들의 친구 버전. 크.
까사 바뜨요 옆 건물도 참 예쁜데, 바로 옆이 까사 바뜨요인게 참으로 안습. -_-;;;
까사 바뜨요를 보고 나서 까딸루냐 음악당으로 고고. 가로늦게 음악을 듣기 시작한 초보 음악팬으로서 느무나 아름다운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그 곳을 그냥 지나치기 아쉬웠달까. 영문과 불문으로 이루어지는데 마침 다음 시간이 영문 타임이라 타이밍 좋게 오래 기다리지 않고 투어를 참가할 수 있었다. ^^
오늘의 점심은 간단하게 샌드위치 (Pan & Company) 나름 패스트푸드 분위기지만 빵이 바게뜨라 왠지 건강식인 것 같다. ^^;
까딸루냐 음악당(Palau de la Musica Catalana)
*까딸루냐 음악당은 꽂의 건축가라고 불리는 도메네치 이 문따네르(Domeneche i Muntaner)의 대표작이다
세상에서 가장 모더니즘적인 건물로 평가되고 있는 까딸루냐음악당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우디의 건물이 아니라 가우디와 동시대를 살았던 도메네치 이 몬따네르(1850-1923, 바르셀로나)의 건물이다. 도메네치 이 몬따네르는 가우디, 뿌이그 이 까다팔치와 함께 까딸루냐의 대표적인 모더니즘 건축가로 이성적 합리주의와 두드러진 장식의 신화적 기법을 적절히 사용하여 까딸루냐 모더니즘을 완성시킨 건축가로 평가받고 있다. 붉은 벽돌, 철을 사용한 섬세한 장식, 정교한 조각과 스테인드 글라스 등을 활용하여 건축에 예술적 아름다움을 불어넣고 타일, 기와, 돔형 창문과 지붕 등과 같은 아랍양식을 잘 활용하여 그의 전축물들은 전체적으로 이국적인 느낌을 풍긴다.
로비를 통해 이층으로 난 계단을 통해 올라가면 콘스트홀로 들어갈 수 있다. 규모는 다른 곳 콘스트홀에 비해 결코 크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 화려함만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일반적으로 콘스트홀은 시각보다는 음향을 중요시하므로 특별한 장식이나 치장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까딸루냐 음악당은 홀의 규모에 비해 너무 크고 화려한 장식들로 좀 정신이 없는 편이다. 무대 뒤편에 악기를 연주하는 천사들의 부조가 붙어있고 파이프오르간 위로 커다란 사람 조각이 매달려 있다. 그 위로 하늘을 나는 형상의 커다란 말이 메달려 있고 화려한 색깔의 아치들은 이슬람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해준다.
물방울 모양의 원형의 천정장식에서 금방이라도 물이 쏟아질 것 같다. 그러나 쏟아지는 것은 물이 아니라 빛이다. 까딸루냐 음악당은 까딸루냐 합창단인 오르페오 까딸라와 그 당시 부자들의 지원으로 1908년에 만들어졌다. 1909년에는 바르셀로나 건축상을 수상하는 등 건축 당시부터 바르셀로나의 주요 건축물로 자리매김했고 1977년에는 도메네치의 또 다른 건축물인 상빠우 병원과 함께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음악당 내부를 보기 위해서는 가이드투어를 받거나 저녁에 하는 공연티켓을 사야한다. 가이드 투어는 비싼(어른 17유로, 학생 11유로)이므로 저녁에 하는 공연을 보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공연티켓은 공연의 종류, 그리고 좌석에 따라 다르나 이층은 10유로 미만인 경우도 있다. 음악당은 규모가 크지않으므로 이층에서도 공연을 잘 감상할 수 있고 천정장식들을 보기위해서는 오히려 이층이 더 좋다. (출처: 네이* 까페 http://blog.naver.com/jerryguapa?Redirect=Log&logNo=142136195)
까딸루냐 음악당
음악당의 시작
장미 돋는 천장
장미 돋는 바닥
아래쪽 붉은 벽에 음악의 아홉 여신들 모두 악기를 들고 있는데 두 명의 여신만 악기가 없댄다. 한 명은 노래를 부르는, '목소리'가 악기인 신이고, 다른 한 명은 춤을 추는, '몸'이 악기인 신이래. ^^
태양을 형상화한 천장
자세히 보면 좌측에 매달린 샹들리에가 안쪽으로 살짝 기운 채로 매달려있는데, 꽃이 태양 쪽으로 머리를 돌리듯 꽃과 같은 샹들리에 역시 태양을 형상화한 중심부의 조명 쪽으로 머리를 돌리고 있는 거라고 한다.
살짝 안 쪽으로 기울어진 샹들리에
위대한 음악가의 이름은 아름다운 타일로
최근에 덧댄 듯한 유리벽. 그냥 이름을 새긴 유리벽처럼 보이지만,
바닥에 이렇게 아름답게 그림자가 생겨요.
사실 첨엔 까딸루냐 음악당을 가려고 했을 때, 공연을 볼 것인가 투어를 받을 것인가 고민하다가 취향에 안 맞는 공연을 보느니 투어를 받는 게 낫겠다 싶어서 투어를 받았는데, 투어를 받고 나니 이 아름다운 공연장에 울려퍼지는 소리는 과연 어떨까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결국 다음날 공연까지 보게 되었다. (투어가 끝나니 다음날 공연의 할인 티켓을 줬기 때문만은 아니야. -_-;;)
그리고 한가지 재미있었던 건, 투어 가이드 분께서 굉장히 예민하게 자기를 찍지 말라고 몇 번이나 이야기하곤 하는거다. 첨엔 '나같은 한국 사람이 사진을 찍어간들 무슨 일이 있겠냐'며 오바 아냐? 생각했었는데, 전 세계에서 온 듯한 투어 참가자들의 모습을 보고 '음, 요즘같은 글로벌 세상에 누구 한 사람이 블로그에 사진 올리면 금세 전세계로 퍼지겠군' 싶어서 조금 이해가 갔달까. ^^;; 자신은 음악당의 monument가 아니라며, 음악당은 찍어도 자신은 찍지 말라던 단호한 모습의 그 분이 떠오르넹. ^^;
막간을 이용해 보께리아 시장
딸기 코코넛. 마싰쪄. ㅠ.ㅠ 몇 번 마셔보니 무조건 코코넛이 포함된 게 부드럽고 맛나더라. (딸기+레몬 조합의 대실패 이후의 깨달음)
배가 안 고파서 클라라 한 잔으로 간단한 저녁을 해결하려 했더니...
사이즈 묻지도 않고 피쳐를 주네? -_-;; (도리어 물배 찼음.;;)
증말 많은 것을 보고 다녔던 이 날의 마지막 일정은 플라멩코 보기! 사실 플라멩코는 남부 지방의 춤이라 그라나다에서 보는 게 더 좋았겠지만 1박 2일의 빡빡한 일정 속에서 밤 늦게 플라멩코를 볼 엄두가 안나서 그냥 바르셀로나에서 보기로 결정. 그나마도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간단하게 플라멩코를 볼 수 있는 캐주얼한 곳에서 보기로 했다. ^^;
막 그렇게 전문적이거나 거창한 곳은 아니라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감동적이진 않았지만 그냥 한 번 봤다는 데 의의를. ^^; 사실 공연에 집중하기 어려웠던 건 공연의 퀄리티 때문이 아니라 앞자리를 포진한 아랍계 단체 관광객들이 공연내내 하도 정신없이 왔다갔다해서 집중을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_-;;; 아... 증말 단체 관광객의 일원이었던 십대 꼬마 아가씨 한 사람 너 진짜...-_-+ 대략 삼십분? 한시간도 안되는 공연 내내 그렇게 왔다갔다 하기 있늬없늬. 그렇게 딴 짓하기 있늬없늬. 응? 내가 공연을 보는 건지 너를 보는 건지, 아오 정신없어. ㅠ.ㅠ
저렴한 가격에 플라멩코를
이렇게 찍고나서 사진 찍는 건 포기. -_-;;
뭔가 굉장히 굉장하게 돌아다녔던 하루. 하루종일 눈이 호강했던 하루였지. 이 날 뭔가 의무적으로 완료해야만할 것 같은 스팟들은 대충 다 찍은 느낌이었고 담날은 남은 뮤지엄 패스로 뮤지엄 다니고~ 정처없이 시내 돌아다니고~ 까딸루냐 음악당에서 공연 보고~ 그랬다능~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한데, 뭔가 월요일에도 할 게 별로 없었던 것 같음. 월요일은 갤러리들이 쉬는 날이라고 했던가?? 암튼 그래서 시내에서는 별로 할 게 없을꺼라고 했던 것 같다. 일요일 저녁 때 그 얘길 듣고 무얼 할까 한참 고민하다가 당일치기로 다녀오기 만만한 몬세라트를 떠올렸는데, 마침 또 같은 방을 쓰는 또 한사람의 귀여운 친구도 아직 안 가봤다그러네? 살짝 물어보니 같이 가도 좋대! 우왕, 넘 좋아~ >_<
그게 나는 아직 바르셀로나에 온 지 얼마 안되서 근교까지 혼자 가기는 조금 자신없는 상황이었는데, 이 친구는 바르셀로나에 머문지가 좀 되서 많이 익숙해진터라 안심이 되었었다. 구엘 공원을 함께 갔던 친구도 그렇고, 이 날 몬세라트를 같이 갔던 친구도 그렇고 둘 다 나와는 거의 열살이나 차이가 나는 대학생 아가씨들이었는데, 다들 어찌나 야무지고 똘똘한지. 정말 이 나라의 미래는 이런 여자친구들이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는 (늙은이같은) 생각을 여러번 했었다. 여러번 얘기하게 되지만, 바르셀로나에서의 일주일은 이 똑똑한 친구들과 함께 방을 쓸 수 있어서 너무너무 좋았던 시간들이었다. (다른 방 친구들은 밤 늦게까지 크게 떠들거나 아침 식사 시간에도 핸드폰만 쳐다보고 있거나 해서 좀 그랬는데, 같이 방을 썼던 두 아가씨들은 다들 예쁘고 예의바르고 똘똘해서 느무느무 이뻤음. >_<)
사실 몬세라트는 절벽 위에 수도원이 있다는 걸 빼면 딱히~ 볼거리가 많은 곳은 아니다. 원래는 수도원의 성가대가 유명한데, 내가 간 시즌은 성가대 학생들이 방학이라 쉬는 시즌. ^^;; 그래도 바르셀로나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탁 트인 곳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나 할까.
기차를 타고 대략 한두시간 정도 가야하는 곳인데, 아침부터 서둘러도 기차 안에는 사람이 꽉꽉. 자리를 잡지 못하면 가는 내내 서서 가야하는 헬게이트... 그게 나였어! -_-;; 꽤 먼 길을 가야한다는 걸 알았어서 자리를 잡지 못한 순간 모든 걸 포기하고 바닥에 앉아 아이팟에 담아간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내가 바닥에 철푸덕 앉으니 눈치를 보던 주변의 많은 이들이 하나둘 바닥에 주저앉기 시작하더군.;;;;
몬세라트 가는 길
등산열차의 왼쪽에 타면 경치가 좋습니다.
깊은 산과 절벽을 지나 도착하니 어느 문 앞에서 사람들이 막 줄을 서 있는거다. 읭, 이건 무슨 줄이지? 싶어 일단 줄을 선 후에 안내를 보니 이 수도원에서 유명한 '검은 마리아상'을 보는 줄이란다. 대략 한시간 정도 남았는데 벌써 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있더란...;;; 일단 여기까지 왔는데 그것조차 보고 가지 않으면 아쉬울 것 같아서 같이 간 친구와 교대로 한 사람은 수도원 구경을, 한 사람은 줄을 서 있기로 했다. 동행인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던 날이었달까. ^^; 같이 간 친구도 돌아오는 길에 '혼자였음 아마 그냥 안 보고 왔을 것 같다'면서, 둘이 번갈아 줄을 서 줄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나도 그랬단다. 네가 함께있어 좋았어~ ^^;
몬세라트
화석이 된 스테고사우루스처럼 생긴 문타냐 드 몬세라트는 연한 색의 역암질 기둥으로, 하늘을 찌를 듯 서서 바르셀로나 뒤로 펼쳐진 평원을 압도하듯 굽어보고 있다. 이 산을 찾는 사람들은 2,000개가 넘는 등산로를 찾는 등산객도 많지만 '라모레네타'라고 하는 검은 마돈나를 보기 위한 순례자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전설에 의하면 이 작은 목각상은 성 누가가 만든 것으로 서기 50년에 성 베드로가 이곳에 가져왔다고 한다. 물론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으로 이 조각상이 12세기에 만들어진 것임이 밝혀졌다. 이 조각상과 관련한 또 다른 종교적인 일화가 있다.
성 이그나티우스 로욜라가 그의 칼을 이곳에 내렸을 때 자신의 소명을 깨닫고 예수회를 창건했다고 전해져 온다. 이곳에서 서식하는 식물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그늘이 진 바위틈 사이로 랙스포텐틸라, 라몬다와 피레네초롱꽃이 자란다. 멸종 위기에 처한 이곳의 고유종인 바위떡풀류인 삭시프라가카탈라우니카와 세열유럽쥐손이류의 에로디움루페스트레도 이곳에 서식한다. 봄이 되면 산의 정상에는 야생 튤립, 노알수선화와 수많은 난초가 자라고 하늘에는 수염수리가 선회를 한다. <출처: 네이* 지식백과>
몬세라트 수도원
이미 깨알같이 줄을 선 마리아상을 보려는 사람들.
경치도 경치지만, 이 깊은 산 속에 어떻게 수도원을 지었을까를 생각해보면
딱 끔찍스럽다.;;;
한시간을 기다린 후 입장을 시작했는데, 우와... 이게 입장을 시작하고나서도 거의 한시간을 또 기다려야하는 거였던 것이다!
검은 마리아상을 만지고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어서 마리아상을 보기 위해 기다리는 줄들은 다른 곳보다 줄이 줄어드는 속도가 굉장히 느렸다. 내 앞에 서있던 이탈리아 가족들은 진정 신성한 마음으로 마리아 상 앞에서 소원을 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그만큼 그냥 순서대로 보고 지나가는 그런 동상이 아니었던 거다.
내 순서가 오기를 떨리는 맘으로 기다리고 있었는데, 앞서 언급한 내 앞에 서있던 이탈리아 할아버지가 너무 오랫동안 손을 잡고 기도를 하는 바람에 그 옆에서 지켜보던 관리인이 버럭했음.;; 그 버럭에 깜짝 놀란 나는 마리아상의 손을 잡고 내가 뭘 빌려고 했던가도 제대로 떠올리지 못한 채 정신없이 지나가야 했다는 슬픈 사실~!! 아깝! 나도 신성한 맘으로 제대로 소원 하나 빌어보고 싶었는데! ㅠ.ㅠ
마리아상 입구엔 헌금을 유도하는 소년이...^^;;
기대에 가득찬 기다림
앞에 있던 할아버지! 잊지 못할꺼야! ㅠ.ㅠ 이것이 그 유명한 La Moreneta. '검은 마돈나'라고 한다.
암튼 긴긴 기다림을 마치고 마리아상을 보고 난 후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서있는 산 위로 올라가는 등산열차를 탔다. 아.. 생각해보니 이것도 한참 기다렸던 듯.;; 몬세라트에 가면 다들 관광하는 게 똑같다보니 어디를 가던 사람이 몰리는 걸 피할 수가 없다. ^^;;
산에 올라 아침에 민박집 사장 아가씨가 싸준 도시락을 열어봤더니 어므나 이런, 주먹밥에 크로아상까지 하나씩 들어있는거다! 산에 가면 먹을데가 없을꺼라며 별 건 아니지만 가져가라더니 이렇게 감사한 일이 있나. ㅠ.ㅠ 역시 한국사람은 밥심이여... 파란 하늘을 눈 앞에 두고 주먹밥을 먹고 있노라니 아무 반찬도 없는 그 단순한 밥 몇덩이가 얼마나 맛있게 느껴지던지. 악, 너무 좋아! >_<
주먹밥을 먹고난 후 등산 코스를 슬쩍 보니, 한 쪽은 30분 코스에 한 쪽은 한시간 반 코스던가? 암튼 짧은 코스가 하나 있고, 긴 코스가 하나 있었는데 동행인과 나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짧은 코스!'를 외치고 살살 산을 올랐다. 마치 세상의 꼭대기에 서 있는 것처럼 높은 산과 경치가 좋았지...만! 우린 그 짧은 코스도 다 돌지 않고 그냥 초입에서 사진 좀 찍고 구경만 좀 하다가 다시 내려왔음. 쿄쿄쿄. 우리 둘다 '여기까지 와서 힘들게 하이킹을 할 필요는 없잖아?'라는데 초공감. ^^;
몬세라트 산책길
사진은 허접하지만, 실제로 보면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 있음.
바람이 많이 불고 난간이 없어서 살짝 다리가 후들거리기도 함. ^^;;
그렇게 몬세라트 구경을 마치고, 시내로 돌아와서 월요일에 문을 연 몇 안되는 갤러리 중 하나인 MACBA를 잠시 둘러본 후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은 숙소 근처에서 해결하기로!
MACBA앞에는 스케이트보드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가득
분위기있는 레스토랑~
연어가 올라간 tapas
메인 디쉬. 생선을 그닥 좋아하지는 않는데, 요건 참 맛났던 기억이 *.*
민박집 사장님의 추천을 받아 간 곳은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은, 젊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는 퓨전 이탈리안 레스토랑?(이었던 듯) 추천을 받고 주문한 고기와 생선 요리는 처음 나왔을 때는 '음? 양이 좀 적은가?'싶어 살짝 실망했는데, 먹다보니 배부르더란. ^^;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북적북적한 식당이 아니라 현지인들만 아는(생긴지 얼마안되기도 했고) 조용한 곳에서 나름 럭셔리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
이렇게 보람찬 월요일도 지나고~ 다음날부터 본격적인 바르셀로나 관관을 시작했었더랬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