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España_120714 2/2
뭐라도 먹었던 데는 기억하자며 대충 가게 간판 촬영. ^^;
생각보다 맥주 함량이 높은 클라라 일 잔에 정신은 혼미하고... 길은 모르겠고...아우, 등줄기에 땀이 줄줄 흐르던 그 순간이라뉘. ㅠ.ㅠ 그래서 지금 다시 보니 이 시간 이후론 사진도 거의 찍은 게 없음. 사진이고뭐고 이 위기를 헤쳐나가겠다는 생각 뿐이었음. ^^;;;
사실 제대로 기억은 안나는데, 암튼 엄청 헤맨 끝에 겨우겨우 라람블라에 도착...그리고 겨우겨우 보께리아 시장을 찾아 한바퀴 휙 돌았음. 보께리아 시장을 찾았던 그 때는 이미 기력이 다 떨어졌던터라 그 곳에서 유명하다는 생과일 주스만 한 잔 사서 그냥 숙소로 돌아갈 계획이었다. 보께리아 시장에선 총 세번의 주스를 마셨는디, 이 날 마신 레몬딸기가 젤루 맛이 읎었어! 이름만 봐서는 완전 상콤 그 자체일 것 같은데 레몬이 내가 상상한 레몬이 아니라 으찌나 달던지...ㅠ.ㅠ
보께리아 시장~ 여기서 주스만 사먹고 딴 걸 안 먹어본 건 좀 아쉽다. |
그렇게 안타까운 주스 한 잔을 손에 들고 기억을 더듬어 라람블라 초입을 향해 다시 걷기 시작했다...고 생각한 그 길 끝에 나타난 것은... 두둥!
이거슨!!@@
콜럼버스 동상!
이거슨 내가 계획했던 완전 반대 방향의 길 끝에 존재하는 동상이 아니던가! 시내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내 눈 앞에 나타난 것은 바다~ ^^;;;
숙소에서 가까운 순서로 까사밀라가 있는 그라시아 거리 -> 라람블라 시작 -> 보께리아 시장 -> 라람블라 끝 -> 바닷가의 콜럼버스 동상. 요렇게 되있는데, 보께리아 시장에서 라람블라의 시작점으로 돌아가려던 나는 그렇게 본의 아니게 끝점으로 가버렸다는거...아... 이 날은 정말 걸으면서 계속 뭐에 홀린 기분이었었지. ^^;;;
으찌되었던 끝점으로 이왕 갔으니, 다리를 건너면 바로 위치한 큰 쇼핑몰인 마레마그눔이나 보고 가야겠다 싶어서 아예 바다를 건너(?) 쇼핑몰로 고고. 으... 이 때 시간이 이미 세시가 넘었던가... 덥고 힘들고 배고파...>_<
마레마그눔은 크고 유명한 복합쇼핑몰로 여자들이 가서 편하게 쇼핑하기 좋은 곳이긴한데... 이 날은 이미 지쳐서 대강 휙 돌고 밥을 먹기로 결정. 바닷가가 보이는 나름 분위기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았는데, 옹, 생각보다 가격대는 좀 있군. 역쉬 전망 좋은 쇼핑몰 내 식당이라 그런가. 시간은 늦어졌지만 지쳐서 입맛도 없던터라 새로운 음식을 시도하기보다 그냥 무난하게 햄버거 하나 시켜놓고 앉아서 휴식휴식. 그래도 어쨌거나 답답한 실내가 아닌 바닷가를 보면서 먹으니까 기분은 좋더란. 담당 서버가 완전 적극적으로 '어디서 왔니, 한국? 한국말로 인사 좀 가르쳐줘~' 막 이래서 초큼 귀찮았지만. ^^;;;
사진엔 없지만 빵꼰토마테(토마토 바른 빵)랑 생오렌지주스도 일잔!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왔음. 이 숙소가 매우매우 좋았던 것 중 하나가 라람블라에서 버스타고 한번에 돌아올 수 있다는 거! 막상 집을 나설 때는 에너지가 넘칠 때라 그렇게 멀다고 생각하지 않고 걸어왔는데, 계속 걷다가 다시 숙소로 걸어갈 생각하니까 좀 심란했는데 일주일동안 라람블라에서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는 정말정말 잘 타고 다녔다. ^^
이 날이 토요일이었고...다음날이 일요일이었는데, 일요일에는 많은 미술관들이 무료 입장을 하는 날...이지만! 이미 바르셀로나 아트 티켓을 구입한 나는 굳이 사람많을 일요일에 미술관을 갈 이유가 없음. ^^; 그래서 무얼할까 열심히 고민하다가 오전엔 FC바르셀로나 홈구장 투어를 한 뒤 오후에는 숙소 같은 방에서 만난 귀여운 친구랑 구엘 공원을 구경하기로 결정. 한국 민박에선 이렇게 같이 다닐 친구들을 만날 기회가 있어 좋은 거로구낭. ^^ 다른 방 친구랑은 이 다음날인 월요일에 같이 몬세랏도 가구... 착한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감사했던 바르셀로나에서의 일주일이었음!